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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 - 우리를 둘러싼 아름답고 위대한 세계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이진원 옮김 / 까치 / 2021년 4월
평점 :
“간단하게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은 생물이란 무엇인지 살펴보겠다(제1장 및 제3-6장), 그
중간에 과학이란 어떤 것인가도 생각해본다(제2장), 생물학도 과학이므로 그 한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후
실제 생물, 예를 들면 우리를 포함한 동물과 식물의 이야기를 소개하겠다(제7-12장), 그 다음으로는
진화나 다양성과 같은 생물의 공통된 성질을 설명하고(제13-15장), 마지막으로 암이나 술을 마시면 어떻게 되는지 등 일상과 밀접한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하겠다(제16-19장).” (p. 11)
하나의 분자 속에 친수성과 소수성을 모두 가진 양친매성 분자 ‘인지질’을 그림으로 설명하는 부분이다. 그림 속에서 ‘다리에는 물 묻히기 싫은데~’라고
말하는 부분이 넘 귀엽기도 하고, 저 한마디로 인해 다리 부분은 소수기라는 것이 단번에 기억에 저장이
되어 인상깊었다.
“반면 생물의 몸 속에서는 에너지뿐
아니라 물질도 흐른다. 조금 지저분한 이야기지만 우리의 대변에는 영양을 흡수하고 남은 음식 찌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변의 3분의 1은 소장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이다. 에너지원으로서의 음식뿐만 아니라
우리 몸 자체인 세포도 매일 몸속에서 흐름을 통해서 배출된다.” (p. 58)
“그러나 생물의 몸 상당 부분은
항상 교체되고 있다. 우리의 몸도 10년 정도가 지나면 많은
부분이 교체되기 때문에 10년 전의 여러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지금 여러분의 몸 대부분은 새로운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에도
여러분은 여러분 그대로이다. 전체적인 모습에도 크게 변함이 없다. 생물이란
참으로 불가사의하지 않은가?” (p. 60)
항상 새로워지고 있지만 변함없어 보이는 나.
“미국의 모하비 사막에서 자라는
식물 중에 무려 1만 1,700년이나 산 크레오소트 덤불이
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브리슬콘 소나무의 2배 이상을
산 셈이다. 하나의 씨앗에서 발아한 크레오소트 덤불은 주변으로 가지를 뻗거나 뿌리를 내리면서 동심원
모양으로 자란다. 그렇게 주변으로 퍼져나가면서 중심의 낡은 줄기는 말라서 죽는다. 실제 식물체 자체는 1,000년도 되지 못해서 말라버리지만 주변으로
새로 뻗어나간 가지와 뿌리는 살아 있다. 때문에 긴 시간 동안 살아온 크레오소트 덤불은 중심의 식물체는
죽은, 도넛 모양의 수풀이다. 이것을 발아한 이후 계속 살아온
한 개체의 식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p. 124)
“다시 말해, 물관에 비해서 헛물관은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안정성은 우수하다. 키가
매우 큰 나무는 자라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물을 실어 나르는 파이프도 길어진다. 따라서 키가 큰 나무에게는
성능이 좋은 물관보다 안정성이 높은 헛물관이 적합할 것이다. 이른바 거목이라고 불리는 것들 중에 겉씨식물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진화는 진보가 아니다. 겉씨식물보다 시대적으로 뒤에
나타난 속씨식물이 더 뛰어난 것은 아니다. 각각에 적합한 환경도 있고,
열악한 환경도 있다. “
(p. 137~138)
“움직이는 방법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소화기관 양쪽에 구멍이 나 있으므로 어느 쪽으로든 움직여도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동물들 중에서도 원래는 원구였던 쪽으로 움직이는 개체와 그 반대로 움직이는 개체들이 나타났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 음식은 소화기관의 한쪽에서 들어와서 반대쪽으로 나가게 된다. 이 들어오는 쪽의 구멍을 입이라고 하고, 나가는 쪽의 구멍을 항문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서 동물은 두 가지로 나뉜다. 원구가 입이
된 전구동물과 원구가 항문이 된 후구동물이다.
(중략) 동물이 움직이는 이유는 소화기관에 음식을 넣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나아가는 쪽에 입이 있다. 그리고 나아가는 쪽을 앞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입이 있는 쪽이 앞이다. 이것이 동물이 움직이지 않아도 앞뒤를 알 수 있는 이유이다. 눈도 아니고 코도 아닌 입이 있는 쪽이 앞이다.” (p.
144)
‘동물에게 앞과 뒤가 있다’는
부분은 매우 흥미로웠다.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나, 생각해보니
앞과 뒤가 따로 구분되지 않는 식물과는 달리 사람, 개, 물고기
등의 동물은 앞과 뒤의 구분이 확실하다. 그것은 동물이 움직이지 않아도 구분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동물의 발생과정을 이야기하면서 관련지어 설명해준다.
♣ ♣ ♣ ♣ ♣
간략하면서도 어딘가 유머가 섞인 귀여운 그림들을 통해 저자의 설명을
한층 더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오래 전에 배웠던, 그렇지만
이제는 대부분이 잊혀진 생물학에 대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다. 당시에 배우면서도
덜 잡혀 있었던 개념을 이 책을 통해 바로 세우기도 했다. 그래서 생물학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이 읽는다면
참 좋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책 속 내용
중 11장 ‘커다란 단점이 있는 보행 방식’, 12장 ‘인류는 평화로운 생물’,
14장 ‘진화와 진보’가 재미있었다면, 저자의 이전 저서 <잔혹한 진화론>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물’ 과목을 배우는 중학생, 고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또는 생물학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 학창시절엔 별로 관심이 없다가 뒤늦게 생물학에 관심이 생긴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대가 없이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