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하우스 - 드론 택배 제국의 비밀 스토리콜렉터 92
롭 하트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책 띠지에 나와 있던 주문한 물품을 한 시간 내에 문앞으로 배송해드립니다.” 라는 문구와 표지 속 드론을 이용해 택배를 배송하는 이미지를 보면서 우리의 가까운 미래도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곧 맞이하게 될 가까운 미래를 그려낸 듯 보이는 이 소설은 어떤 스토리를 들려 줄까. 이미 여러 곳에서 올해의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았다기에 어떤 소설일까 더욱 궁금했고 그만큼 기대도 되었다.



소설은클라우드라는 거대 기업의 창업자 깁슨이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지 형식의 글로 시작한다. 그는 큰 업적을 이룬 듯 보였고, 행복한 가정을 가진 듯했다. 그러나 이제는 췌장암 4기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태로, 남은 일년의 삶을 여행하며 보낼 것이라고 말한다. 여행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은 곳곳에 세워져 있는 자신의 업적인 마더클라우드를 투어하는 것이다.


깁슨의 이야기에 이어 새로운 주인공인 팩스턴지니아가 등장한다. 그들은 클라우드의 채용 면접장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한때는 교도관이었다가, 또 한때는퍼펙트에그 CEO였던 팩스턴은 사업이 망한 뒤 자신의 사업을 망하게 만든 클라우드에 입사하게 된다. 지니아 역시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교사로 일했으나, 학교가 화상 강의를 하게 되면서 대규모의 인원 감축이 있었고 그녀 또한 그렇게 직장을 잃게 되어 클라우드에 입사하게 된다. 그런데 그녀는 이 곳에 취업한 것이 뭔가 꿍꿍이가 있는듯 보였다. 실직 이후에 그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녀는 누군가의 의뢰를 받고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다. 소설을 읽어갈수록 그녀와 그의 뒷 이야기가 점점 궁금해졌고, 그래서 장편임에도 가려진 비밀이 궁금해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읽어나가게 되었다.



클라우드의 신입사원은 손목시계를 하나씩 배급 받는다. 그 시계는 이곳 생활의 필수품으로, 모든 게이트의 출입에 사용되며, 사용자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었다. 업무 할당량을 전달하고, 가야할 방향을 알려주며, 거래를 처리하는 것에서부터 사용자의 건강 관련 자료 및 위치 추적 등 모든 것을 기록하고 그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전송한다. 노동자를 위해 편의를 제공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노동자들을 감시하며 그들을 이용하고 있는 클라우드의 모습은 조지오웰의 <1984>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소설은 팩스턴, 지니아, 그리고 깁슨 세 사람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로 팩스턴과 지니아의 시점이 대부분이다) 이 소설은 아주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어 그리 먼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았다. 깔끔하고 정돈된 이미지를 가진 클라우드는 체계적으로 보였지만, 너무나 체계적인 덕분에 갑갑하기도 했다. 직무에 따라 색색이 폴로 셔츠를 입는 클라우드의 직원들은 거대 기계의 부품처럼 보였다. 주어진 것만 하는데도 벅찬 일상, 기계적인 일들, 별점을유지하기 위해 자유를 억압받고 정해진 틀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는 갑갑함...





패스트푸드 식당에 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들 알잖아요? 그리고 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다들 머릿속으로 훤히 꿰뚫고 있죠. 광고를 통해 봤으니까요. 예를 들어, 텔레비전에서는 버거가 완벽해 보이지만, 진짜 버거는 포장을 열면 한마디로 엉망 아닌가요? 다 부서지고 찌그러지고 잿빛이고. 누가 깔고 앉아 뭉갠 것처럼요.”

맞아요.”

그런 식이에요. 난 클라우드가 이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확히 패스트푸드 버거처럼 느껴져요. 먹을 수는 있지만, 안 먹었으면 하는 느낌이죠.”  (p. 375~376)




소설의 초중반부는 솔직히 기대만큼 아주 재미있지는 않았다. (이 소설이 재미없다는 뜻이 아니라, 나의 기대가 엄청나게 컸다는 의미임.) 그러나 후반부에 가서 클라우드의 운영 비밀과 지니아를 클라우드 보낸 의뢰인의 정체가 밝혀지면서부터는 확실하게 재미있어진다. 나의 너무나 큰 기대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그래도 소설은 짜임새 있게 전개되었고, 또한 나름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대기업 클라우드의 문제점은 소설 밖의 우리에게도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었다. 소설 속에 묘사된 기업가의 생각과 그 속에 체념하고 적응하며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현실 속 우리의 모습이기도 했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씁쓸한 뒷맛이 남았고, 머릿속에서 어떠한 생각들이 자꾸만 떠돌았다.




이제 한동안 폴로셔츠를 보면 이 소설이 생각날 것 같다. 많은 이들의 찬사와 추천으로 재미가 검증된 소설을 찾는다면, 현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아주 가까운 미래를 그려낸 소설을 읽고싶다면 이 책 <웨어하우스>를 추천한다. 론 하워드 감독하에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는데, 영화에서는 클라우드를 어떤 모습으로 그려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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