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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과 건강의 비밀 - 한번 알아두면 평생 써먹는 호르몬 건강법
요하네스 뷔머 지음, 배명자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2월
평점 :
“정말로 호르몬은 우리의 감정, 부분적으로 우리 행동과 안위 그리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뒤에서 조종한다. 그리고
이런 호르몬의 조합은 개인의 핵심 존재, 즉 내가 왜 이렇게 살아가는지를 좌우한다. 이 전달물질과 우리 자신을 서로 떼어 놓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p. 18)
이 책의 저자 요하네스 뷔머는 일반 대중을 위해 쉬운 의학 상식과
지식을 알려주는 독일의 의사이자 유튜버이자 TV프로그램 진행자이다. 저자는
‘호르몬이
곧 인간 자체다!’(p.16) 라고 말한다. 인간은 자유의지에 따라 삶을 이끌어
나간다고 하지만 이것은 순전한 착각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일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우리 인생의 영화감독이며 이들이 우리를 이끌어간다고 한다. 나는 저자의 이런 주장이 신선하게
느껴졌고, 그렇게 우리 삶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호르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싶어져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 몸의 천 개가 넘는 호르몬 중에서 핵심 13가지를 선별하여 이 책에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마트로핀(성장호르몬),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옥시토신, 세로토닌, 인슐린, 코르티솔, 도파민 등이 있다. 각각의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상 수치는 어느 정도인지,
호르몬이 우리 몸에서 균형을 잃으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리고 각 호르몬의 균형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알려준다. 책의 뒷 부분에는 몇몇 건강상의 문제들 중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인 경우들을 소개하며, 호르몬 조절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우리가 호르몬이라는 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지는 100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호르몬은 약 100개’이지만,
‘학자들은
이보다 10배 정도 더’(p.25) 많은 호르몬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책 속 호르몬들은 한 번 이상씩 들어보았던 것들이다. 그러나 대강 어떤 작용을 한다고 알기만 했지, 이 책 속 내용처럼
자세히는 몰랐었다. 호르몬 하나 하나가 우리 몸에서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성장 호르몬인 소마트로핀의 경우 성장기 아이들의 키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아물게도 하고, 근육을 늘리고, 지방을
분해하게 하며, 뇌를 보호하기도 한다. 에스트로겐 역시 여성을
여성답게 만드는 일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도 하고, 면역체계를 강화시키기도 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호르몬 만으로도 몸에서 엄청나게 많은 역할들을 해내고 있는데, 아직 우리가 밝혀내지 못한 호르몬들이 90%나 더 있다니. 우리 몸이 굉장히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음에 새삼 놀라웠고, 호르몬을
균형 있게 가꾸는 것이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 ♣ ♣ ♣ ♣
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부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대략 40세부터 소마트로핀 생산량이 감소한다. 줄곧 성장에 집중했던
몸이 이제 조직 유지로 프로그램을 변경한다. 물질대사가 느려지고, 에너지
필요량이 감소한다. 우리는 그 결과를 거울에서 날마다 확인하고 속상해한다. 몸의 변화가 하루가 다르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근육을
쓰는 활동이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30세부터 매년 약 1퍼센트의
근육량을 잃는다. 한동안 체중이 늘지 않더라도, 에너지 소비량은 감소한다. 지방세포는 근육세포보다 에너지를 훨씬 적게 소비하기 때문이다. 자연적인
노화 과정에서 호르몬 변동이 생기고, 모든 것이 더 심해진다. “
(p. 41)
40세 이후부터는 소마트로핀이
감소하여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뱃살이 자꾸 늘게 된다.
2.
“하버드대학교는 우유 섭취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다야아삼뷰 간마아 박사 연구진이 2006년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동의 호르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성 호르몬이 우유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학자들은 그 원인이 젖소 대량사육장의 공장식 착유 과정에 있다고 보았다.
브라이튼대학교의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소녀들의 빠른 2차 성징은 높은
육류 소비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육류를 통해 섭취한 철이나 아연 같은 영양소는 임신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소녀의 몸에 보낸다는 것이다. “ (p. 51)
몸에 좋다는 음식도 적당히 먹을때가 좋은 것이다. 아이가 적당한 양의 육류와 유제품을 섭취하도록 주의해야겠다.
3.
“캐나다 니피싱대학교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에서
실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은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다. 오히려 이 호르몬은 사회적 행동과 공정성 및 정직성을 북돋는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오로지 호르몬 상태만으로 사회적 행동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다시 말해 특정 호르몬의 양이 아니라, 미세한 전달물질들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p.
75)
4.
“실제로 식도에서 직장에 이르는 소화관 전체를
1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가 촘촘하게 감싸고 있다. 척수 전체보다
소화관에 신경세포가 더 많다! 그러므로 소화관을 ‘두 번째
뇌’라고 부를 만하다.” (p. 90)
5.
“세로토닌은 자연에 널리 퍼져 있다. 버섯, 식물 심지어 아메바도 세로토닌을 생성한다. 호두, 바나나, 파인애플
등 수많은 식료에 세로토닌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음식을 통해 섭취한 호르몬은 머리에 있는 이른바 혈액뇌장벽을
통과할 수 없고, 그래서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두뇌나
장에서 직접 분비된 세로토닌만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p. 91)
세로토닌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는 행복감을 얻을 수 없었다. 그동안 세로토닌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느꼈던 것은 그냥 먹는 행위 자체에 기분이 좋아진
것이었나보다.
6.
“다른 지용성 혹은 수용성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비타민 D 역시 음식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소량만 얻을 수 있고, 극히 일부 식료, 특히 지방이 많은 생선에서만 얻을 수 있다. 일일 필요량 4,000 IE를 채우려면 매일 연어 1.6킬로그램(16㎍/100g) 혹은 달걀 160개(2.9㎍/100g)를 먹어야 한다! 비타민 D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식물성 식료는 아보카도이다(5㎍/100g).” (p. 118)
비타민D를 위해서는 ‘선크림을 외출 후 20분 뒤에 바르는 것’(p.117)이 좋다고
한다. 음식으로는 매일의 필요량을 채우기에 힘들고, 보충제는
과용량 복용이 문제될 수 있으니 햇볕을 쬐어 비타민D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좋다.
♣ ♣ ♣ ♣ ♣
저자는 어려울 수도 있는 의학적 지식들을 쉽게 풀이하여 설명해준다. 유머가 섞인 유쾌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우리 몸의 호르몬의 균형을 위해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들은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실천가능한 것들이어서 더욱 좋았다. 물론 그 방법들 중 다수는
운동, 금연, 적당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기위해 필요하다고 알고 있었던 것들이다. 많이
들어왔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지만 실제로 따르기는 어려웠던 것들이다.
단순히 ‘건강하려면 이렇게
하세요~’라는 말을 들을 때보다, 왜 그러한 방법들이 필요한지
호르몬의 관점에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나니, 건강을 위해 필요했던 활동들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호르몬 불균형이 가져오는 다양한 문제상황을 들었기에 더욱 정신이 바짝 든 것일수도 있다.)
인간을 인간답도록 이끌어주고 있는 호르몬들이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호르몬 균형을 맞추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하다면 이 책 <호르몬과 건강의 비밀>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