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무를 그리다 오늘도 나무를 그리다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기를 시작하면 그 나무는 더 이상 그냥 나무가 아닙니다. 그 나무에서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많은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스케치북을 접고 뒤돌아설 때는 못내 아쉬워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게 됩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느낌을 표현해 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중요합니다. 그리면 그릴수록 자연을 향한 경외감이 깊어지고, 나무를 그리면서 느끼는 조용한 성취감은 당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듭니다. 관심이 생기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면 자꾸 하게 되고, 하면 할수록 잘하게 됩니다.” (p. 3)

세상은 내가 가진 안목만큼 보이고, 내가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세상도 달라집니다. 잘 보고 관찰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인 드로잉은 세상을 이해하는 또 다른 방식입니다.” (p. 7)





나무를 좋아하는 나는 <오늘도 나무를 그리다>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내가 나무를 즐기는(?) 방식은 눈으로 나무를 보는 것코로 나무 냄새를 맡는 것두 가지였다. 그러나 이 책은 나무를 느끼고 즐기는 방법으로나무 그리기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그 덕에 나는 새로운 방식으로 나무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과 함께 연습하기에 가장 적당한 펜은 문구점이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0.3mm 가량의 검은색 하이테크 잉크 펜 종류입니다. 촉이 가늘수록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고, 잉크가 번지지 않아 깨끗한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선을 그었을 때 중간 부분이 엷어지거나 갈라지는 제품은 드로잉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이거나 잉크가 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p. 15)



저자는 이 책 속 나무들을 그리는 데는 ‘0.3mm가량의 검은색 하이테크 펜이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 이름하이테크 펜이다.) 지금 나에게는 하이테크 펜이 없어서 그 대신 0.38mm유니볼 시그노 펜을 이용하기로 했다. 2021년 다이어리와 함께 사용하려고 펜을 몇 개 구매했었는데 요렇게 나무 드로잉에 사용될 줄은 몰랐다. ㅎㅎ







이 책은 특이하게 책의 시작 부분에 목차가 없었다. 대신 책의 끝부분에나무 그림 찾아보기가 실려 있어 관심있는 나무를 찾아볼 수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책이 완전하게 펼쳐지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책 속 그림을 따라 그리는데 책이 자꾸 접혀진다면 굉장히 불편했을 텐데 그 점을 고려한 디자인 같았다. 그런 부분을 세심하게 챙긴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앞 부분에서는 펜으로 나무를 그리는 방법을, 뒷부분에서는 연필로 그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펜 드로잉으로 스트로크와 형태 감각을 어느 정도 익혔다면 펜보다 훨씬 예민한 감각이 요구되는 연필 드로잉에 도전합니다. 관념적으로는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연필 드로잉이 더 쉬울 것 같지만, 실제 그림을 그려 보면 연필 드로잉은 더 많은 연습과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p. 164)

















책 속에 드로잉의 모습으로 소개된 다양한 나무들을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나무의 색감은 느낄 수 없지만, 나무들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드로잉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나무 그리기는 자연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외출이 어려워지고 초록을 가까이 접하기 어려워진 때에 시작하기 좋은 취미라는 생각도 든다.








(책에 나와있는 밑그림에 바로 그림을 그려도 되지만, 나는 연습장에 그려보았다. 연습장은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찢어 버리면 되니 책에 그리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편했다.)





책의 드로잉들을 따라 펜으로 나무를 그리고 있으면 잡생각이 사라지는 것이 가장 좋았다. 펜이 종이를 지나갈 때마다 나는 슥슥 거리는 소리를 듣고, 종이에 채워지는 선들과 색깔을 느끼며, 마지막에 완성된 나무의 모습까지 보고 나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 그리는 행위 자체가 즐거웠다. 이것이 몰입의 즐거움일까. 나무를 직접 만나지 않았는데도 나무와 더 친해진 것 같고 나무가 더 좋아졌다.









새로운 취미를 찾고 있는 사람, 평소 드로잉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비움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사람에게 <오늘도 나무를 그리다>를 추천한다.


이 책 참 좋아요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