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제작소 - 쇼트 쇼트 퓨처리스틱 노블
오타 다다시 외 지음, 홍성민 옮김 / 스피리투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 덴소와 일본 소설가 5인이 함께 쓴 미래 소설 단편집이다. 미래의 로봇과 모빌리티를 주제로 작가들이 덴소를 직접 견학하고 취재한 후 써낸 아주 짧은 이야기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래제작소>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 책의 작가들은 새로운 미래의 모습을 제작하여 우리에게 보여준다.





"소설집 《미래제작소》는 아주 그럴듯한 흥미로운 미래 기술들이 등장하는 짧은 이야기들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읽게 되면 손에서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그런 책이다. 읽으면서 내내 내가 그 세상에서 살고 있으면 무엇을 하고 있을지, 어떤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끊임없이 상상하게 한다. 기술들이 사람들의 삶에, 사회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하게 한다." (p. 10 추천사- 데니스 홍)





책을 펼치고 만난 첫번째 에피소드부터 흥미로웠다. ‘원룸카라는 신차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요즘 캠핑카나차박이라고 하여 차를 이용하는 캠핑 문화가 유행하는 것을 보면 원룸카도 꽤 괜찮은 아이템이라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해외 뉴스에서 비싼 집값 때문에 배나 자동차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데, 그런 모습을 떠올려 보면 원룸카는 그저 상상 속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기존의 집들에 비해 원룸카는 공간도 좁고 주차 문제나 보안에 취약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 소설은 나의 걱정을 다 예상했다는 듯이 하나 하나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보여준다. 작가는 GPS, 자율주행, 보안시스템, 타워주차장 등 이미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기술들을 조금 더 발전시켜 가능한 미래를 그려낸다. 정말 그저 말도 안되는 공상이 아니라 정말 실현 가능한 가까운 미래의 모습 같아서 이 소설들이 더 재미있고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개와 컴퓨터를 합체한 ‘dogcom.’이란 제품에 관한 이야기이다. 말 그대로 개와 컴퓨터의 기능을 하는 것인데, 개의 형상을 하고 개처럼 행동하면서 동시에 컴퓨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전자제품이기에 시간이 지나 노후화되고 dogcom.과도 헤어지는 순간이 온다. 아무리 컴퓨터라지만 실제 반려견처럼 함께 지내는 동안 추억이 쌓인 dogcom.과의 이별은 정말 살아있는 생명체와의 작별처럼 슬픔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을 읽어 보면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다. dogcom.은 이런 슬픔의 감정을 줄여줄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죽음을 통한 이별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슬픔이고 고통이다. 이번 에피소드를 읽으며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겪어야 하는 부정적인 감정들과 불편감을 없애 주는 쪽으로 나아가는구나를 느꼈다. 살아있다고 표현하기 어려운 기계에게 살아있는 생명체를 다루듯 애정을 쏟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하는 옳은 방향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삶이 더 편해지고 편안해지지만 자연스럽지는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짧은 이야기는 끝나도 많은 생각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런 회의적인 생각이 들다가도 에피소드4처럼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한 기술의 발전을 보면 또 발전된 미래가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휠체어의 불편함을 개선한 거미다리 모양의 새로운 휠체어로 걸을 수 없었던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면 소설 밖에서 이것을 읽고 있는 나도 덩달아 뿌듯하고 기뻐진다.






마지막 에피소드 <계승되는 추억>은 우리가 과거의 소중한 추억들을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래 기술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트리트뷰와 VR이라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기술들을 활용한 이야기이다. 이미 알고 있는 기술들의 조금 더 진화된 형태의 모습이여서 가까운 미래에 얼마든지 가능한 일처럼 느껴진다.



나에게도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추억들이 있다.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그 특별한 추억들은 정말 손만 뻗으면 만져질 것만 같고 그때의 냄새와 온도가 느껴지는 것만 같지만 다시는 경험할 수 없다는게 서글프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이번 이야기를 보며 추억을 다시 경험하는 일은 시간여행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겠구나 라는걸 느꼈다. 가까운 미래엔 이런 체험이 가능한 상품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에 자극을 받아 나름대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 상상이 다시 미래를 개척하는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이 여러분에게 우리 코앞에 다가온 가까운 미래세계를 마음껏 상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p. 17 프롤로그)





아주 짧은 단편들로 구성된 미래 소설 <미래제작소>는 멀지 않은 가까운 미래에 발전된 기술들이 가져올 변화를 미리 체험해보도록 도와준다. 변화가 가져올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이 때로는 걱정도 되었지만 재미있기도 했다. 미래의 모빌리티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아주 그럴듯하고 실현 가능해 보이는 SF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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