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 -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아비투스(Habitus)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규정한 용어로가지다, 보유하다, 간직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habere’에서 파생했다. 부르디외는 우리가 어떤 가치관이나 취향, 행동방식, 습관을 가질지는 아비투스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에는 우리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것이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우리가 어떤 사회적 관계 안에서 성장했는지와 관련이 있다. (p. 21)



쉽게 말해 아비투스는 세상을 사는 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저자는 이것을 심리자본, 문화자본, 지식자본, 경제자본, 신체자본, 언어자본, 사회자본의 7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저자는 어려서부터 고급 아비투스가 몸에 밴 사람은 두 세배 빨리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고 한다.



출신 아비투스는 비록 우리의 일부이긴 하지만, 우리가 출신 배경을 뛰어넘어 성장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출신 배경을 뛰어넘을 기회가 지금처럼 활짝 열려 있는 때는 없었다. 50년 전만 해도 부모, 교사, 교회가 인생을 결정했다. 오늘날은 대부분이 깊고 넓게 교육을 받고 무엇에 열정을 쏟으며 어디서 살지 직접 결정한다. 디지털화와 지구화가 우리의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정보 접근성은 무제한이다. 기존의 인생 설계가 갑갑하게 느껴지면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자주 직업, 배우자, 분야, 도시를 바꾸고, 흥미진진한 생활양식을 익히고,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얻고, 낯선 기업문화를 받아들인다. 옛날에는 꿈조차 못 꿨을 것을 열망하고 직접 실현할 가능성을 찾는다. (p. 30)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이 우리의 아비투스를 만들지만 우리가 노력하면 우리도 고급의 아비투스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아비투스가 어떻게 우리의 세계관과 취향, 야망을 결정하는지를 알면 우리도 출신 배경에서 벗어나 상위층의 아비투스를 가지고 우리의 삶의 수준을 더 높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아비투스>는 상류층의 가치관과 생활태도를 익혀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그것으로 나의 삶의 수준을 올리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상류층이 생각하는 방식과 우리와 그들의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진정한 상류층이 갖춰야 할 태도를 알려준다고도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유년기에 익힌 아비투스는 아주 깊이 자리한다고 했다. 한번 몸에 배인 아비투스는 노력으로 바뀔 수 있지만 생각만큼 빠른 변화는 어렵다. 그래서 자라나는 아이에게 올바르고 상위의 아비투스를 심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책을 읽으며 그 부분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해보았다. 자기계발서 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이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개인적인 영역인 기호나 취향에 대해 간섭하는 이 책이 처음에는 좀 불편하게 느껴 지기도 했다. 마치내가 이야기하는 이런 고급의 가치관과 태도를 익혀야 한다. 지금과 같은 태도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라는 식으로 들려서 불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을 일차원적으로 받아들여 그저 불쾌한 메시지로 인식하기보다는 이 책을 통해 나의 격을 높인다고 생각한다면 저자의 이야기를 좀 더 긍정적으로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상위층의 습관과 태도를 모방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리얼리티 트랜서핑>시리즈나 <더 해빙>, 오래전 <시크릿>같은 책에서 말했던 삶을 더 나은 방식으로 이끌어가는 방식과도 비슷해 보인다. 저 책들은 부를 비롯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미 가진 것처럼 행동하고 그것에 대해 불편해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것이 더 나은 삶으로 옮겨갈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비투스>도 표현만 다를 뿐 같은 이야기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미 가진 것처럼 생각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요소들을 알려주어 더 나은 삶에 한층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의 책들과 비슷한 류의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비투스>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주변의 사람들과 지난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완성했다는 생각이 더 뚜렷하게 보였다. 가족을 비롯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들은 모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나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지금 내가 가진 사고방식과 태도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내가 속한 환경과 집단이 내일의 나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저자가 말하는 7가지 자본 중에서는 문화자본, 언어자본, 그리고 사회자본에 관한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고 중요하게 여겨졌다. 내가 경험하고 관계한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기에 지금 현재 나를 둘러싼 것들의 중요성을 느끼고, 앞으로는 이 책을 읽기전과는 조금 다른 선택들을 하게 될 것 같다.



<아비투스>는 최상층의 생활태도와 가치관이 궁금한 사람,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삶을 꿈꾸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지금의 우리와 최상층에 속하는 그들 사이의 생각과 태도의 차이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를 알고 그들과 같은 아비투스를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도 변할 수 있고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다산초당)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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