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미스터 갓
핀 지음, 차동엽 옮김 / 위즈앤비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하이 미스터 갓의 주인공 소녀 안나를 만나기 위해 참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거 같다.
차동엽 신부님이 유학시절 만났던 하이 미스터 갓이 저작원 협약의 문제로 20년 만에 우리 나라에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고 정채봉 작가님도 이 책을 읽는 것은 독서가 아니라 안나와의 설레는 데이트라고 표현했을 정도니. 어떠할지 읽기 전부터 그 소녀 안나가 무척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영구의 어느 부둣가, 그 곳에 행색이 초라한 한 소녀가 인형을 안고 앉아 있었다. 그 길을 지나던 길에 그 소녀를 만나게 된 20살의 핀.
첫만남의 느낌부터 안나에 대한 느낌이 남달랐다고 했다. 그런 그는 그의 집으로 안나를 데려간다.
지저분한 안나를 씻기기 위해 그녀의 옷을 벗기니 그녀는 온 몸이 멍투성이. 가정폭력,학대에 시달린 아이는 집에 가기를 거부한다.
그렇게 핀과 그의 가족, 안나와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된다.

일곱살배기 꼬마 소녀 안나, 그 소녀는 하느님을 "미스터 갓"이라 불렀다. 예수는 미스터 갓의 아들 또는 제더라고 불렀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이렇게 나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안나는 이미 신학, 수학, 철학, 시 문예, 원예에 일가견이 있었고, 어느 누군가 질문을 하면 꼭 대답을 해 주었다. 정말 일곱살 나이에 가능한 일인가 싶기도 했다.
나의 일곱살이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했는데, 역시나 보통 소녀는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어느 방면에나 뛰어났던 그 소녀는 일상의 소소한 모든 것이 궁금했고, 그럴때마다 그녀의 친구이자, 오빠, 아빠의 역할을 모두 해 낸 핀은 그녀의 궁금증에 알기 쉽게 대답을 찾아내주기도 하고 같이 토론을 하기도 한다. 사실, 나이차이도 있지만 과연 조화롭지 않게 느껴지는 이 둘이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우정을 멋지게 키워나갔다.
그렇게 3년반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던 어느 날, 안나는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그 소녀가 만약에 계속 살아있었다면 어떠했을까?
실화이기에 그 소녀의 죽음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종교적인 색채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안나가 우리에게 이야기 해 주는 것은 그것보다 더 넓은 우리의 삶을 이이기하고 있다.
삶과 죽음. 안나만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나이 또래의 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안나.
하루라는 시간이 늘 모자랐던 아이는 너무나 빨리 미스터 갓의 품으로 떠나버렸다. 그 아이를 생각하면 정말 하루라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새해의 시작에 천사같은 안나를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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