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아이

울지 않는 아이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ㅣ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우는 어른과 함께 만날 수 있었던 "울지 않는 아이". 일본에서 1996년도에 발행된 책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초기 활동 시절의 8년치 글을 모은 에세이집.

그녀의 조금은 덜 성숙했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녀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녀의 사진에서 보여지는 청아함이 그녀의 글에서도 묻어나기에 같은 여자로서 동경 아닌 동경으로 그녀를 이유없이 좋아하기 시작했던 거 같다

어떠한 소재로 글을 써도 담담하게 그리고 청아함이 느껴지는 문체, 이 책엔 어떠할까? 그녀의 맨 얼굴을 마주할 거 같은 느낌에 기대가 높아졌다.

이 책은 자신의 유년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와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잔소리를 하는 아버지, 하지만 따뜻했던 그녀의 가족애.

그리고 내가 너무나 부러웠던 지금도 부러운 자매간의 모습. 그 모습은 내가 상상하고 너무나 해보고픈 그녀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다.

너무나 모든 것에 완벽할 거 같은 그녀의 삶이라 생각했는데, 동생에게 많은 것을 의존하는 그녀의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닥치는 대로 대충 살아가는 모습이라는 그녀의 생활, 그 모습 또한 또다른 그녀를 보고 있는 거 같았다.

책을 쓰는 작가이기에 무조건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할거라 생각했던 그녀의 모습이지만, 그녀 또한 우리들처럼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시간들도 있다고 했다.

그럴 땐 만화나 동화를 읽는다고 하는데, 나 역시 그럴 땐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을 찾게 되는 모습이 생각되었다.

초등학교 시절 잘 우는 아이였지만 도중에 잘 울지 앟는 아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우는 어른으로 성장한 에세이.

그녀의 소소하지만 담담한 이 이야기들은 그녀를 한꺼플 벗겨 보여주는 듯한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등뼈를 반듯하게 세우고 있는 것, 어리광을 피우지 않고, 아부하지 않는 것이 어른스럽다고 생각한 그녀를 만나 볼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었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