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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서둘러라 - 샘터와 함께하는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재순 지음 / 샘터사 / 2013년 11월
평점 :
샘터잡지 뒷면을 유심히 본 적이 있었나? 사실 샘터를 마주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책 뒷표지를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거 같다.
샘터 잡지류의 책들은 보통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 보니, 샘터 잡지 뒤엔 항상 글로만 채워졌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 "천천히 서둘러라"이다.
상업적 광고를 게재한다면 그만큼 수입이 뒤따를텐데, 그 모든것을 마다하고 독자들을 위해 그 한공간마저 좋을 글로 채워주는 샘터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더 놀란 이유는 그 글을 43년동안 집필하신 분이 한 분 이시라는 것이다.
바로 저자 김재순님이다. 사실 김재순씨의 약력도 몰랐었다.
7선의 국회의원 출신이고, 13대 국회의장을 맡으신 분이셨다. 하지만 정치에 회의가 드셨는지 "토사구팽"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정계에서 은퇴하셨다 한다.
2002년엔 대장암 투병도 하셨다는데 한시도 샘터사의 뒷장을 공허하게 남겨두시지 않음에 그의 정신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현재는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샘터시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계시다고 한다. .
이 책은 꽤나 오래 잠자기 전에 야금야금 읽어나갔다.
너무나 빨리 읽으면 뭔가를 놓칠 거 같은 마음에 빠른 속도로 읽어가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한단락씩 읽고 내 생활을 돌아보게끔 하셨다.
1. 어른들의 학문
2. 질 수 밖에 없을 때
3. 문제를 내는 삶
4. 꽃을 보려거든 술을 마시려거든
크게 4단락으로 나누어진다. 각 단락은 여름, 가을, 겨울 , 봄으로. 계절을 나타냄으로써 봄으로 향하는 희망을 노래하기도 한다.
"문학에는 여정이, 음악에는 여운이. 그림에는 여백이 있어야 아름다워지듯 인생도 여생이 중요합니다" 라는 첫구절부터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항상 바쁘게만 움직이는 요즘 사회다. 물론 나조차도 조급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생활을 한다.
느긋하게 생각하고 행동을 하면 어느순간 사회에서 나혼자 뒤쳐질 것만 같은 생각이 지배하는 요즘이다. 예전에 강산이 10년에 한번 바뀐다고 했던가?
요즘은 1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만큼 싸이클이 빠르게 돌아간다. 그럼에 삶에 대한 여유를 찾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두 성공을 쫓아서 뒤도 돌아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요즘이다.그럼에 더 여유, 여백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난다.
저자의 풍부한 지식이 바탕이 되어 인생을 살면서 알아햐 할 지혜들이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준다.
어렵지 않게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이기에 4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사랑받아 온 것이 아닐까?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분명 크다는 것을 느꼈다.
금방 읽어버릴 책이 아니라 오랜 시간 내 옆을 차지하고 있을 좋은 지혜서를 만난 거 같아 마음이 든든하고 더 오랫동안 이 글들이 이어졌음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