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켈러 인 러브
로지 술탄 지음, 황소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살아있는 성녀, 모든 장애를 극복한 여인으로 알려진 헬렌 켈러. 어릴 적 위인전으로 만난 그녀가 생각이 났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소녀가 위대한 스승 앤 설리번 선생을 만나 모든 장애를 이겨내고 대학에 입학한 인간승리의 표본이자 살아있는 성녀.

그렇게 알려진 그녀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 그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만나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이 기대했거나 바랐던 헬렌켈러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내게 서커스의 동물처럼 구경거리가 되길 강요했고, 어머니는 나같은 여자는 절대 가정을 가져서는 안된다 하셨고, 앤선생님은 정상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들은 그녀에게 하나님이 특별한 소명을 주신 삶을 살아라 강요했을 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37살의 나이에 한 남자를 알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피터 페이건.

그녀는 그를 만난 후 너무나 빠른 속도로 그에게 빠져들었다. 항시 그녀의 곁에서 비서일을 하는 그에게 빠져드는 것을 정말 시간문제였다,

그를 만난 후 그녀는 더이상 성녀이고 싶지 않게 된다.

그와 너무나 평범한 삶을 꿈꿔왔던 그녀. 하지만 그녀에겐 남들처럼 살는 평범한 삶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너무나 많은 짐이 그녀에게 얽매여져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기엔 그녀에게 기대어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모든 가족의 생계, 앤 선생님과 그녀의 남편의 삶까지 돌봐야 했던 그녀.

미국 전역을 돌면서 셀 수 없는 강연을 해도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이 살고 싶었던 삶을 산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지는 삶을 살았던 그녀.

 

한 여인으로서 살아보고팟던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려왔다.

여태 그녀의 삶의 단면적인 모습만 알고 있었던 사실이 같은 여자로서 너무나 미안해졌다.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를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던 그녀에게도 한 남자의 여인이 되고팠던 마음이 있었다는 걸.

그 마음을 그녀는 평생 감추어야 했다는 것을.

 

그녀의 이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어쩌면 이미 알려진 그녀의 삶보다 더 진실된 삶을 마주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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