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로스 & 토르소
크레이그 맥도널드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꽤나 괴기한 표지의 분위기처럼 책을 읽는 내내 으스한 이 날씨와 참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든다.

<토로소 토르소> 는 투우에 열광했던 20세기 전반 예술계에서 자신의 신념을 위해 목숨을 걸고 하나의 사건을 파헤침으로서 그 자신의 삶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던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투우, 초현실주의, 미술계, 20세기 초반의 세계 정세등 그 전반적인 지식이 부족한 나에겐 책을 읽는 내내 좀 복잡스러움을 느겼다.

 

범죄 소설가 헥터 라시터. 그가 살고 있는 키웨스트 섬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초현실주의 작품을 따라한 것과 같이 여성의 몸에 있는 내장기관들을 다 빼내고 거기에 각종 금속물과 장미등을 가득 채운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그녀가 사랑했던 여인 레이첼 역시 그같은 방법으로 살해당하고 만다.

이 때인 1935년부터 약 30여년간 헥터는 이 사건에 자신의 삶을 내던져 버린다.

키웨스트 섬에서 옮겨간 스페인에서 레이첼의 여동생 알바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스파이로 몰린 스페인에 더이상 있을 수 없는 그는 알바와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떠나는데 곧 알바도 죽음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운명의 장난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현실이었다. 그렇게 계속적으로 자신을 따라다니는 연쇄살인 사건의 내막은 점점 더 큰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게 되는데.

 

이 소설의 또다른 묘미는 실존인물들의 등장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오손 웰슨, 존도스 파소스 등 헥터와 함께 이야기를 꾸려간다.

헤밍웨이는 사실 이 소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인물들의 등장으로 현실과 허구 사이가 사실 애매모호하다.

 

초현실주의 미술품을 매개로 한 살인사건, 그 살인 자체를 하나의 미술작품으로 생각하고 표현했다는 말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띠지의 "누군가 죽어야 예술이 된다" 는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인물들의 사이에서 반전을 나타내 보이기도 하는데, 그 부분 역시 뒤통수를 칠 정도의 반전이 아니었기에 약간은 맥이 빠지기도 한다.

 

스릴러 작품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토로스 토르소>

크레이크 맥도널도 작가의 국내 첫 출간작이라고 하는데, 그가 이야기를 이끄는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그의 다음 작품들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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