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양윤옥 옮김, 권신아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나의 잔잔한 일상속으로 작은 새 한마리가 날아왔다.

익숙한 나의 생활속에 갑작스레 찾아온 작은 새 한마리. 작은 새와의 동거 이야기가 시작된다.

 

눈이 내리는 차가운 겨울 아침, 아파트 5층 창가에 서서 거품이 이는 밀크커피를 마시는 걸 참 좋아하는 "나"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작은 새 한마리가 창틀에 내려앉는다.

몸길이는 10센티미터, 새하얀 몸에 부리와 야리한 다리만 짙은 핑크빛의 작은새.

아주 순수해 보이는 이 새. 만만치가 않다.

가족이며, 친구들 무리를 모두 놓쳐버려서 불시착 하게 되었지만, 자기집인 마냥, 참 당당하게 행동한다.

자기가 잠자고 싶은 자리, 교회에 가고 싶다는 둥, 음식은 사료도 필요없고 아이스크림에 럼주를 부은 것만 먹어도 좋다는 둥.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한다.

그렇게 새로운 동거자가 생긴 "나" 아무런 불평없이 작은 새가 원하는대로 해 준다.

몇해 전 자기를 찾아온 작은 참새가 생각나지만, 그 참새와는 또다른 작은 새.

왜 자기에게만 이렇게 찾아오는 것일까? 그러면서 그는 그 작은새를 보살피기 시작한다.

 

그런 그에게도 1년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 음식이며, 바느질이며, 못하는 것 없이 뚝딱뚝딱 해 버리는 그녀.

작은새를 위한 잠자리도 만들어주고, 스케이트양말도 만들어 주면서 새로 생긴 남자의 동거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익숙한 연인에게 새롭게 나타난 또다른 존재 "작은 새"

그녀의 자리라고 당연시 되었던 그의 옆에 작은새가 나타나면서, 묘한 감정의 기류가 흐른다.

그녀와 그의 다정한 모습에 질투가 나서 액자를 넘어뜨리고, 새가 스케이트를 타려고 연습을 하고, 뽀뽀하는 것 또한 질투를 한다.

그와 그녀. 당연히 새한테 질투를 느낄까??하지만, 윗층에 사는 노부부로 인해서 그가 질투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감정이 지속되면서 그녀 또한 그에게 토라져 버리는데....

 

익숙한 그들의 생활에 또다른  존재가 나타남으로써 그들이 느끼는 감정변화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잡아 낸 거 같다.

극으로 치닿지 않고, 그런 묘함을 느끼는 관계마저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풀어내는 작가의  센스가 돋보였다.

 

새, 그녀, 그 세 사람의 몽환적인 동화같은 분위기의 이야기.

일러스트가 제대로 한 몫을 해서 그런 몽환적인 분위기가 더 가미되어 진 거 같다.

사실 결말 부분에서는 약간의  허한 느낌을 지울수는 없지만,

에쿠리 가오리 그녀만의 섬세한 문장표현이 그 허함마저 채워준 거 같다.

약간의 단조로운 느낌이 나는 이야기도 그녀의 손을 거치면 동화같은 이야기로 탄생 할 수 있는 거 같다.

 

"나는 너의 작은 새지?"

진지한 얼굴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다행이다."

작은 새는 가슴이 그득하게 큰 한숨을 들이쉬더니 몸을 눕히고 눈을 감았다.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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