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속도로 - 이혜영 소설집
이혜영 지음 / 책나무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중앙고속도로 - 이혜영>

 

5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는 그녀의 첫 작품집!

얇은 두께에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지만, 책을 읽는 내내 가벼웠던 마음은 계속 가라앉기만 한 거 같다.

현대인들의 보이지 않는 그 사람만의 단적인 부분을 신랄하게 보여줌으로써 소름까지 끼쳤다.

무심하게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문장의 힘은 사람을 묘하게 끌어들이는 맛이 있었다.

 

흔히 운전을 하면 그 사람의 성격이 나온다고 말하곤 한다. <중앙고속도로>는 길 위의 운전자을 통해 인간의 폭력성과 이기심등을 보여주고 있는데,

글을 읽으면서 흔히 우리가 차를 타고 다니다 난폭한 운전자들을 마주쳤을 때의 그런 느낌을 전달해주었다.

사실 글을 읽으면서 도대체 한번씩 등장하는 여자의 목소리는 누구의 목소리지?? 혼동이 생겨서 다시 돌아가기를 몇번 반복했었다.

읽다보니, 자동차들의 상관성과 운전자들의 모습들이 그려지면서 그 의문의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가 밝혀졌다.

 

<초파리 죽이기>는 한 백수의 생활을 보여주는데 내가 살아가기 위해 약자인 초파리 따위는 자신의 유희물로 전락시킬수 있고, 맘대로 죽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빛도 들지 않는 방안에서 그가 무엇을 생각하면서 살까? 미래에 대한 꿈은 있을까? 당장을 해결하면서 살아가고, 길거리 어린 여학생도 마음만 먹으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분명 우리 주위에도 존재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는 어린 나이에 임신을 경험하게 되는 한 젊은 커플을 보여준다. 어린 생명을 없애는 것에 대한 아무런 죄의식도 없는 그들.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한두번도 아니고, 4번째가 되서야 이 사람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여자. 자신을 좀 소중하게 생각하면 안 될까?하는 안타까움이 생겼다.

그런 반면에 너무도 화가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벙어리 삼룡이>는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남편을 둔 아내의 이야기이다. 회사에서도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는 남편은 아내와 아이에게도 자기기분대로다.

그런 아내와 자주 마주하게 된 남편의 부하직원. 이야기 말미에 그 모든것들이 아내의 의도였다는 사실에 난 소름끼치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켜야했다.

약자인 여자가 한을 품으면 이렇게 잔인하게도 변할 수 있구나 싶었다.

 

마지막 이야기 <문> 어릴 적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여자가 육체적 고통에서는 벗어났지만 정신적 고통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세상을 거부하는 이야기이다. 솔직히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과연 이런 일에 대해서 말을 할 수 있을까?? 한없이 안타까웠다. 자신을 지켜주는 남편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곁에 없는 현실. 바깥 세상과의 유일한 소통수단인 택배기사마저 나중엔 그녀를 옥죄여 온다.

결국 그녀가 한발짝도 내딛을 수 없었던 문을 탈출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약자들이  강한자들에게 당하고만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잘못도 아닌데 피해만 보고 살아가는 현실 지금의 우리 현실인 것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를 너무나 담담하게 얘기하고 있는 작가.

그래서일까? 책장은 소리없이 넘어가지만 마음만은 너무나 무겁게 가라앉아 버렸다.

짧은 단편들이지만 강한 주제를 너무나 확연히 보여주는 작가이기에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네이버 북카폐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햐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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