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마음을 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은 1956년 인지 과학의 등장으로 비로소 과학적 연구 대상이 되었다.
심리학, 철학, 언어학, 인류학, 신경과학, 인공지능 등 여섯 개의 학문으로 구성된 융합연구인 인지과학은
뇌과학이 마음의 생리적 기초인 뇌의 구조와 기능을 둘러싼 신비를 밝혀내기 시작함에 따라
신경경제학에서 네트워크과학까지 거의 모든 학문의 연구자들이
마음의 연구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된 분야이다.
<마음의 지도>
이 책은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인지과학.
그 연구의 결과물로서 마음의 본질을 밝히는 다양한 학문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개론서이다.
개론서이기 때문에 그 담고 있는 연구 분야도 참으로 폭넓다.
인지과학, 뇌과학, 진화생물학, 네트워크 과학, 정신의학, 성과학, 스포츠과학, 인공지능 등의 과학 기술 분야와 함께
심리철학, 신경철학, 사회심리학, 사회신경과학, 긍정심리학, 진화심리학, 짝짓기 심리학, 초심리학, 인지언어학, 신경신학, 인지종교학, 정치학, 실험경제학,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 집단지능 등 인문사회 분야의 연구성과도 함께 다루고 있다.
그야말로 집대성.
이 책은 그야말로 집대성이라 표현할 수 있다.
총 5개의 부로 나누어진 큰 부분과 함께
17개의 장, 그리고 123개의 소주제로 책은 이루어져있다.
그 내용 또한 어마어마한데,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1부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마음의 속성 중에서 누구나 궁금증을 갖는 26가지를 살펴본다.
1장 보통사람의 마음 - 성격, 권태, 용기, 샤덴프로이데, 회복탄력성 소개
2장 특별한 사람의 마음 - 천재, 마라톤 영웅, 초기억자의 마음 해부
3장 행복한 마음 - 긍정심리학, 행복경제학 소개
2부 사회생활을 지배하는 마음에는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늘 경험하게 되는 심리적 현상 33가지가 망라되어 있다
4장 사회적 마음 - 공감, 행동감염, 초설득, 음모이론, 오바마효과 등 마음의 사회적 측면 연구 성과
5장 남을 돕는 마음 - 진화심리학, 실험경제학에서 사회적 협력, 이타심, 자선행위를 분석한 이론
6장 폭력적 마음 - 뇌과학과 사회심리학이 마음의 어두운 측면인 폭력, 사이코패스, 스토킹, 자살테러에 대해 밝혀낸 연구 결과 소개
7장 사랑하는 마음 - 진화심리학과 짝짓기 심리학으로 사랑을 분석한 독특한 이론 언급
3부 마음이 세상을 움직인다에서는 개인이 경제행위나 정치활동을 할 때 마음 속에서 나타나는 28가지 현상을 설명한다.
8장 경제적 마음 - 돈, 소비, 궁핍에 관련된 마음 해부
9장 비이성적 마음 - 행동경제학으로 편향을 분석한 연구 성과
10장 정치적 마음 - 정치 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마음의 특성
11장 집단의 마음 - 사회심리학, 집단지능, 네트워크과학으로 인간의 집단 행동에 접근하여 사회적 정체성, 집단사고, 떼거리 행동, 군중심리를 분석한 연구성과 소개
4부 우리가 모르는 불가사의한 마음에서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과학 너머에 있는 사람의 마음 25가지가 나온다.
12장 심령현상 - 초심리학으로 텔레파시, 염력, 임사체험, 유체이탈을 설명한 내용
13장 죽음에 관한 마음 - 공포 관리 이론과 자살
14장 신앙에 관한 마음 - 종교, 무신론, 신경신학, 인지종교학
15장 마음과 몸 - 신체심리학, 명상, 노시보 효과, 신체화된 인지 이론 소개
5부 미래의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인공지능과 뇌과학에 의해 마음의 본질과 기능이 바뀌게 될 미래를 11가지의 측면에서 상상한다.
16장 인공적 마음 - 인공지능과 자연지능이 함께 논의
17장 마음의 미래 - 뇌과학과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으로 등장할 놀라운 미래 세계 묘사, 예고
실로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어떻게 이 많은 내용을 한 권의 책에 담을 생각을 했을까 놀라울 따름이다.
저자의 통찰력과 정보 수집력, 그리고 분석력에 감탄할 따름이었다.
쉬운 것을 몰라서 행복을 놓친다
<마음의 지도> 책에는 그야말로 엄청나고 어마어마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내가 알고 싶은 부분, 또는 관심 있는 부분부터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서 긍정 심리학 부분을 찾아보았다.
사실 집대성한 책이기 때문에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읽어본 책은 내용이 그리 어렵게 서술되어있지 않다.
미국 호프 칼리지의 행복 전문가인 데이비드 마이어스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된 성격을 갖고 있다.
첫째, 행복한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자신이 남들보다 윤리적이며, 지적이고 편견이 적으며, 남과 잘 어울리고 건강하다고 스스로 믿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둘째, 행복한 사람들은 낙천적이다. 삶을 적극적으로 영위하고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항상 따뜻하며 자주 미소 짓고, 남을 헐뜯거나 적대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
셋째, 행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외향적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삶을 관조하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쉽기 때문에 외향성이 강한 사람보다 행복하게 살 것 같지만 도리어 사교적이고 개방적인 사람들이 짝을 빨리 찾고 좋은 친구가 많으며 직장에서 인기가 높아 행복감을 훨씬 더 많이 느낀다. - <마음의 지도> 중에서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내용의 서술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 술술 읽힌다.
마음을 이렇게 쉽게 알아가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전문적인 연구 결과를 쉽게 익힐 수 있다니 그야말로 땡큐이다.
학문의 경계를 넘어 인간을 이해하는 길
마음을 이해하면 인간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뇌와 마음은 지금까지 우리 삶에서 가장 큰 수수께끼이자 우주를 능가하는 새로운 개척지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이 정의하는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이 속마음의 수수께끼를 해독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마음의 주인이 되길 바란다. 우리 모두가 마음을 제어하고 지배하는 힘을 갖게 되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겠는가 - <마음의 지도> 중에서
우리 마음을 제어하고 지배하는 힘을 갖게 되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 자신을 위한 길인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그 길.
그 마음의 길을 <마음의 지도>를 통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나에 대해, 그리고 나를 넘어 인간에 대해 더욱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