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 그린 - 버지니아 울프 단편집
버지니아 울프 지음, 민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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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집 <블루&그린>이다. 심플한 표지가 책과 잘 어울린다. 버지니아 울프는 20세기 영국 문학의 대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버지니아 울프의 책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하버드 대학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 BBC에서 뽑은 위대한 영국소설에 3편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 특히 에세이를 읽으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원글의 의미를 살려서 번역을 하였겠지만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다. 이 책에는 1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짧은 호흡으로 한 편씩 천천히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진짜 끝난건가 하고 다시 넘겨볼 정도로 엄청 짧은 글도 있다. 블루&그린은 첫글의 제목이다. "밤이면 별들은 깨지지 않은 제 모습을 드러낸다. 초록은 사라졌다." 초록이 잔뜩 느껴지는 문장은 시적이고 서정적이어서 여러 번 읽어보며 문장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된다. 분명 소설인데 꼭 작가 자신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그녀의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문장이 평범하지 않다. 한 번 읽으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잘 그려지지 않을 때가 있다. 무엇때문에 이렇게 느끼는지 몰랐는데 책 뒤의 손현주님이 쓴 해설을 읽고 이해할 수 있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기승전결을 갖춘 사건 중심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내면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거나 그림을 그리듯 하나의 장면을 다각적으로 묘사하여 글을 쓴다고 한다. 그래서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아름답다. 그녀의 삶, 그녀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을 알고 글을 읽으면 소설을 좀더 진지하게 읽게 된다. 두 번째 읽은 버지니아 울프의 책이었는데 단편집은 또 새롭다. 100년 전에 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감각적이고 신선하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서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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