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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연패
안도 타다오 지음, 우동선 옮김 / 까치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오늘 점심때 있었던 황당하지만, 널리 통용되는 이야기이다.
C모군의 선배가, 음식점 연기 빠져 나가는 기계를 팔아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덧 사람들 사이에서는 돈을 많이 벌려면, 물건을 허술하게 만들어서, A/S를 자주 받도록 해서.. 그래야지만 돈을 많이 벌고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가 흘렀다. 난 너무나 황당했다. 나랑 별로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런 사람들의 대다수가 저런 식의 부패된 생각을 한단 사실에 참 세상이 저주스럽기까지 했다.
왜 뜬금없이 이 이야길 하냐고?..음.. 그냥 흘러 넘기려 했건만 내 마음속에 맺혀 있었나보다 -_-
어찌하였든 이 책은 이런, 소비만능의 자본주의의 폐해와는 저 먼 곳에 자리잡은 책이다.
저자는 계속하여 콤페에서 패배하지만, 또 계속하여 도전한다.
표면상의 결과는 패배일 뿐이지만, 그는 끊임없이 진보하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비 건축 전공자인 나까지도, 건축의 매력에 폭 빠져 있었고, 연전연패의 와중에서도, 어떤 일면의 기준에서는 승리하는 저자의 모습에 전율을 느꼈다. 삶에의 의지가 불끈하고 솟았다고나 할까.!
우리에게는 저마다의 이상이 있지만, 또 현실세계에서는 생계 및 여러가지 이유를 위해 '승리'또한 중요하다. 이것은 건축 콤페 뿐만 아니라, 인생의 이야기가 아니던가?
더불어 그냥 흘낏 흘낏 지나치던 건축물들을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다. 새로운 눈으로 보니, 참 서울이 황량하고 멋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