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나의 임시일터에 있다.
어제 저녁 엄마가, '너는 뭐가 하고 싶냐?' 물었을 때,
정말 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나마 내게 위안이 되었던건,
전처럼 짐짓 지어낸 허풍으로 대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중차대한 이 문제에 대하여, 그리 대단한 대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가 느낄 수 없는 공기의 존재처럼 나를 짓누르고, 나의 호흡을 방해하고, 깊이 잠들지 못하게 만든다.
너무.. 피곤하다.
너무.. 절망적이다.
그래도 스물여섯은 가장 좋고 눈부신 한 때가 아니던가,
어느 순간 반짝하고 솟아 오를 나의 삶을 기대해본다.
절망속에서 상황에 굴복하는 인간보다는,
작은 희망이라도 지니고 있는 편이 강한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