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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마이아 에켈뢰브 지음, 이유진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8월
평점 :
저는 늘,
저와 유사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 온 것 같습니다.
시선을 좀 넓혀보고자
다양한 곳에 관심을 두려고 노력은 하지만
제 이익에 관련된 곳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되는 것 같아요.
때로는 생각해봅니다.
사회가 분열되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나도 그 분열된 한 쪽에 서 있는 것인데 그러는 나는 뭐가 다른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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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의
저자 마이아 에켈뢰브는
스웨덴에서 1918년에 태어나
저임금노동자의 삶을 살면서
살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합니다.
그 일기가 모여 출간이 되었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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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
만일 사람마다 삶을 살아갈 힘이 있어야 한다면 자기를 위해 길을 밝혀줄 불빛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내 빛은 오랫동안 작가 하리 마틴손이었다. 마틴손은 굴욕을 견뎌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 역시 굴욕을 이겨낼 것이다...... 마틴손은 저 밖에 서서 부자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러므로 나 역시 밖에서 그 일을 해낼 것이다. 마틴손은 무기력해지지 않고 가장 비천한 일들을 해냈다. 따라서 나 역시 청소용 양동이에 익사하지 않고 내가 맡은 청소부 일을 해낼 것이다.
어떤 직업이 다른 직업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대답은 '그렇다'가 분명하다. 먹고살 정도로 돈벌이가 괜찮은 직업은 '자기 남편'을 먹여 살리지 못할 정도로 벌이가 아주 형편없는 직업보다 더 좋다.....
어쩌면 덜 똑똑한 머리와 그리 날카롭지 못한 팔꿈치를 부여받은 사람, 그런 사람은 법에 따르면 아주 높은 급여를 받아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은 구걸을 해야 한다. 법은 그런 것이다. 법은 친절하기까지 하다. 빈민 구제라는 말은 사회복지라는 말로 바뀌었다. 신청자 귀에는 빈민 구제만큼이나 나쁘게 들리는 센소리 명칭이다. 만일 인간이 이상해지지 않는다면 세상은 절대로 이상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권력욕으로 가득하여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다란 차이는 늘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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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노동자이기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너무나 빠듯합니다.
변기를 사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하고,
문을 고치기 위해
또 돈을 모아야 하죠.
자식들도 모두
저임금노동자가 될것만 같습니다.
오래 가는 일자리가 없고,
그마저도 쉬는 날이 많습니다.
세계 경제가 좋지 않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고,
이스라엘과 아랍국도 전쟁을 합니다.
스웨덴에 들어와 있던 이주노동자들은
해고를 당하고 갈 곳이 없습니다.
작은 공장들은 자꾸만 합병을 하고
취업의 문턱은 좁아져만 갑니다.
.
💬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데
참전한 병사들이 불쌍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가련하고
따스한 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 것조차
미안하다는 생각을 가진
이 따스한 사람.
아마도,
저자의 진짜 힘은
이 따스한 마음, 인간에 대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글을 읽는 우리는,
저자의 일상을 쫓아가면서
함께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고
또 함께 미안해 할 수 있는 거겠죠.
.
모두가 평등하게 행복하다는 것은
정말 이론에서나 존재하는 것이겠지만,
살기 버거워서 불행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모두의 인식이 바뀔 때,
사회가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더불어,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숨쉴 구멍 정도는 뚫어놓고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