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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마음 - 공감하고 관계 맺고 연결하는
이지은 지음 / 더라인북스 / 2020년 4월
평점 :
편집자로 일한 지 10년차가 되었다. 책을 너무나 좋아했고, 책을 만들고 싶어서 편집자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원하던 편집자가 되었지만 가끔 왜 내가 편집자라는 직업을 택했을까? 하고 후회한 적도 있었다. 이런 나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도서가 바로 [편집자의 마음]이었다. 작가는 12년차의 출판 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신입 시절부터 지금까지 편집자로 일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편집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이 책을 통해 해 주고 있다.
[내 몸의 루틴을 새기는 기술]
스스로 혹사시키며 몇 년을 버텼다. 야근한 몸으로 침대에 누우면 이내 조금씩 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바닷속 깊은 곳으로 몸이 서서히 잠기는 느낌이었다. 잠에서 깨도 무거운 솜이 어깨를 짓누르는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책 마감 일정이 점점 다가오면서 야근을 하는 횟수가 많아졌을 때 내가 느꼈던 피로와 감정을 너무 잘 묘사해주었다.
[완벽주의보다 지속 가능한 삶]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과 '무리하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책 한두 권 출간하고 끝낼 수 없고, 출판 한두 해 하고 그만둘 수 없으니까, 지속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오래 책을 내려면 '완벽'이라는 허상부터 벗어야 한다.
태생이 꼼꼼하지 못하고 덜렁거리는 성향이라 편집자는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참여한 책에서 오탈자가 나오면, 며칠 동안 자책을 했다. 왜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나는 편집자와 맞지 않는 걸까?하고 말이다. 편집자는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탈자가 하나도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정말 많은 울림을 주는 구절이었다.
회사에 자신의 의견도 주장하고, 불리한 것이 있으면 이야기도 하고, 자신을 위해 체력도 기르라고 하는 등 회사보다는 나 자신을 더 위하라고 말한다. . 디지털 출판 업계가 성장하고 있고, 출판사들은 많은 권수의 책을 출판하는데, 독서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회사가 나를 어떻게 대할지는 내 행동으로 결정된다고 말이다.
편집자란 저자의 생각과 말 사이사이에 알맞은 다리를 놓고, 저자와 독자가 맞닿도록 돕는 사람이다. 저자의 말을 듣고, 그가 하려는 말을 잘 다듬어 독자에게 연결해준다. 이것이 내가 정리해본 '편집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다.
작가가 정의한 편집자의 정의이다. 이렇게 잘 표현한 정의가 있을까? 출판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편집자들은 꼭 읽었으면 하는 도서이고, 자신이 편집자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양질의 책을 만들어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