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연구 일지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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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생각보다 깊다” 였다. 다른 독자들이 말하듯 이 작품은 단순히 미래 기술을 소재로 한 SF가 아니라 인간성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소설이었다. 읽는 동안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는 묘한 여운이 길게 남았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잔잔하게 시작되지만, 어느 순간 분위기가 뒤집힌다”고 평하던데 실제로도 그 말이 딱 맞았다. 서서히 쌓여 가는 불안과 기묘함이 어느 순간 폭발하듯 드러나면서 나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멍해졌다. 특히 폭로되는 진실과 인물들의 선택은 예상과 전혀 달라서 책을 덮고 한참 동안 가만히 있었다. 또 다른 독자들이 공감하던 부분처럼 이 작품은 기계적 존재가 인간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인간이 가진 모순과 연약함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읽다 보면 ‘과연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다시 떠오르고, 그 답을 쉽게 찾지 못해 마음이 복잡해졌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감정선이 꽤 섬세하다는 점이다. 기술적 설정보다 마음의 움직임과 관계의 미묘한 결에 더 많은 비중이 실려 있어서 SF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충분히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았다. SF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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