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 대하여 달달북다 8
백온유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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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며칠 전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을 맞이했다.

눈이 내리고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 이게 입춘이 맞나 싶었지만 나는 나대로 봄의 따뜻한 기운을 제대로 맞이해보고자 초록빛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문학으로 입춘맞이를 진행했다.

봄 특유의 푸르고 싱그러운, 눈부신 햇볕을 연상시킬 수 있는 책을 찾고 싶었다.

어떤 형태, 어떤 장르가 좋을까 고민을 하던 중 마음을 간지럽히는 로맨스 소설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중에서도 등장인물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하이틴 소설이 떠올랐다.

로맨스X하이틴 소설을 찾다보니 백온유 작가님의 정원에 대하여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싱그러운 녹색 커버와 정원에 대하여라는 제목이 궁금증을 더해 작품 소개를 살펴보니 내가 원하던 장르의 책이라 단숨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평소에 소설이나 희곡, 시집을 좋아하는 편이라 시간이 나면 틈틈히 도서관에 들려 관심있던 책들을 대여해 읽곤한다. 그 날의 책을 선택하는 과정은 지인의 추천 도서나 도서관에 붙어있는 사서 추천 도서, 이달의 베스트셀러 도서를 기준으로 하는데 백온유 작가님의 책은 그때의 경험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내가 가장 먼저 접했던 작가님의 책은 <경우 없는 세계>로 소위 가출팸, 비행청소년 아이들의 사각지대와 그들이 겪는 처절한 생존 환경에 대한 주제를 쓰여진 작품이었다. 그때 당시에 읽고 나서 느꼈던 충격과 공포, 두려움과 연민, 절망감과 씁쓸함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을만큼 강력했다. 그 이후로 접하게된 두번째 작가님의 책 <정원에 대하여>는 <경우 없는 세계>와 달리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이웃들, 어린 소년 소녀의 미묘한 감정선이 담긴 작품이라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

<정원에 대하여>는 은석과 은석 집에 세들어 살게 된 정원의 이야기를 은석의 시점에서 전개시킨 작품이었다. 둘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딱한 사연이 있던 정원모를 고교 동창 은석모가 월세 없이 반지하 방에 들이며 만나게 되었다. 갑작스레 변한 낯선 환경을 잘 적응 할 수 있게 도와주라는 은석모의 말 처럼 은석은 조금씩 그녀를 신경쓰게 되는데 그 둘이 처음으로 이야기 하던 순간 은석이 떨림을 느꼈다는 걸 한 장면으로 바로 알 수 있었다. '그 애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기분이 이상해져서 일부러 눈길을 돌려 정원의 정수리 쪽을 보았다.' 그 나이 때 아이들의 순수함과 풋풋함이 손끝으로 전해져 나도 모르게 미소가 퍼졌다.

그 날 이후 은석은 조금씩 그녀를 위해 강의 자료나 태블릿을 전하는 둥, 어린 동생을 통해 과자를 건네거나, 예쁜 꽃과 나무가 그려진 포스터를 전하며 정원에게 마음을 전하게 되는데 반면 은석모는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점점 정원모와 정원에게 불만을 갖게 되며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상황이 전개된다. 일방적인 짝사랑이라고 느껴질만큼 거리를 두고 말이 없던 정원은 이사가는 날 은석의 고백에 자신 역시 좋아했다는 짤막한 답변을 남기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만 남겨둔채 이별하게 되는데 이 장면을 읽으며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나왔다. 마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눈치에 제대로 된 고백 한 번, 마음 한 번 나누지 못한 두 청춘이 아쉽고 안타까웠다. 어쩌면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두 사람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지며 지난 날 전하지 못한 내 마음들이 떠올랐던 작품이었다.


끝으로 <정원에 대하여> 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떠올려보면 나는 '정원이 떠난 후에 나는 비로서 정원을 가꿀 수 있게 되었다. 가련하지 않은 정원, 취약하지 않은 정원, 향기로운 정원, 울창한 정원에 대하여.' 라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해 서술하는 은석의 끝맺음이었다. 더 이상 타인으로 인해 나의 감정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받지 않겠다, 내 마음을 지키겠다는 다짐이 담겨있어 나의 여렸던 첫 사랑을 함께 떠올려 보며 푸르고 시리게 성장하는 은석과 정원을 힘껏 응원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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