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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김종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2시간 30분 내가 최초로 최초로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책을 읽게 되다니!'
내가 이 책을 읽자마자 생각했던 말이다.
'뭐? 2시간 30분이면 원래 한 권쯤은 다 읽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내겐 매우 기적같은 기록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이렇게 책을 빨리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처음 이 책의 첫 장을 펼친 후 나오는 아주아주아주 자세한 묘사들...
무서웠다. 정말 섬뜩했다. 하지만 원래 섬뜩하면서 땡기는 책들이 있지
않는가? 그래서 읽었다. 식은 땀을 흘리면서도, 뒷골이 싸해지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읽었다. 엉덩이가 욱씬욱씬해질 정도로 침대에 앉아있다가
엉덩이가 너무 아픈 나머지 잠깐 일어선 순간, 방의 조그마한 창문 쪽으로
뭔가 쓰윽~ 지나간 것같다고 느꼈다.
'아, 이런... 뭐야... 저거...?'
안 그래도 책 덕분에 섬뜩했는데 더 섬뜩해지고, 뒷골을 더 땡겨오고...
정말 10분동안은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러다 떠오른 생각
'그래, 차라리 사람이 있는 거실로 가자, 야~ 얼른 움직여봐!!'
그 순간 문고리 돌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책을 들고서 차가운 느낌의 문고리를 돌려 겨우 방을 빠져 나와 가족들이
있는 거실에 도착해서야 안심을 할 수 있었다.
거실에 앉아 자리를 잡고선 다시 책을 읽어갔다. 물론 섬뜩한 기분이 다 가
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떠하나 머리가 얼른 책 읽으라고 아우성을 치는데!!
한 장 한 장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읽으려고 하니 눈도 아팠다. 이런 식으로
3시부터 시작해 딱 5시 30분에 '손톱'의 마지막 장의 마지막 글자까지도 다 읽
었다. 30대 이혼녀 지인이와 그녀의 애인 세준이 열 손톱이 다 빠지기 전에
파헤쳐야하는 라만고의 정체! 그러나 늘 그렇듯이 라만고의 정체를 찾아보려
고 하면 항상 따라오는 생명의 위험!
정말 사람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리고 생각하면 나오는 아주 세밀하고 명확한 묘사들... 대단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 바로
'손톱은 그저 손가락 끝에 붙어 손가락 끝을 보호하는 딱딱하고 얇은 조각이
아닌 손톱이 없으면 평소 아무렇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머리 긁기도 할 수
없다는 것. 또 옛날에는 이 조그마한 손톱을 이용해 주술에 사용했다는 것.'
이었다. 정말 또 다시 인체에 중요하지 않는 부분은 없다는 걸 다시 일깨워
준 책이었다. 감사하다.
아, 맞다! 이상의 시도 이 책에 정말 딱 맞는 것 같다 정말 작가님이 대단하시다
정말로 대단하시다.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