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그늘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평점 :
만화책이 아닌 그림책을 보는건 초등학교때 이후로 처음인가?
낯설게만 느껴지는 그림책을 보고 느낀 감상을 솔직하게 말해본다.
이 책은 2번을 다시 보게 됐다. 글자 하나 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그림책이기에 3번 보는데도 큰 시간은 들지 않았다.
책표지를 봤을 때 초록초록한 색감이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고, 그늘에서 쉰다는 의미의 힐링 내용을 예상하고 봤다. 처음 느낀 감상은 당황이었다. 정말 글자가 하나도 없었고 일러스트 느낌으로 한 페이지가 하나의 그림으로 되어 있어서 뭘 봐야 하는거지? 란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생각 없이 봤을 때 책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에 집중하게 됐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전체적으로 가볍게 한번 훑어보는 기분으로. 부드러운 색감이 간지러우면서 귀여운 느낌이었고, 여백이 많아 뭔가 싶었지만 보다 보니 한점에 집중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보였다. 그리고 그늘이 점점 커지고 나무가 커지고 주변에 모여드는 것들도 커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번째 볼 땐 왜 커지는가? 란 이유를 생각하며 스토리를 보았다. 처음 까마귀가 화문에서 바깥으로 나무를 심고 지켜보게 되는 것, 주위에 다른 동물들이 오는 것, 그러다 비 온 뒤 상한 나무를 보고 상심한 까마귀의 뒷모습, 다른 동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다시 자라나는 나무, 결국 집이 무너지지만 나무를 중심으로 다 같이 어울려지내는 동물들의 모습까지.. 경계하면서 나의 나무와 그늘을 만들려던 까마귀부터, 본의 아니게 거기에 쉬어 가게 됐다가 도움 주는 동물들, 비록 집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나무와 그늘에서 다 같이 지내는 동물들의 모습까지의 스토기가 보였다.
혼자서는 살기엔 낮섦과 경계, 좌절이 있지만 주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도움을 주고받고 산다면 결국 해피엔딩이 된다는 공생에 관한 이야기라는 감상을 받았다.
세번째로 볼 땐 각 등장인물들의 상황에 그에 따른 변화된 모습을 보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좌절한 뒷모습의 까마귀와 마지막에 다 같이 있는 모습의 까마귀가 대비되어 웃는 그림은 없지만 웃고 있는 모습이 상상되어 즐거웠다.
확실히 글이 없어서인지 나만의 상상으로 생각하고 보기에 좋은 책이었다. 그림책이 워낙 낯설어서 이렇게 보는게 맞나 모르겠지만 책이란게 원래 내 감상대로 보는거니까ㅎㅎ 특히 이렇게 글 없이 그림만 있으니 더욱 내 느낌, 감상, 상상대로 생각하는 재미가 있어서 색다른 독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