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의 시대 새소설 17
장은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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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의 시대>라는 소설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요즘 얘기일거라 예상했다. 요즘 나는 도대체가, 부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 답답해서 죽을 것 같고 화도 난다. 내겐 왜 그를 처리할 능력이 없는 것인지! 소설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 채 제목만 보고 멋대로 기대했다. 부끄러운 시대를 건너려면 이러이러해야한다는 지침을 주지 않을까. 아니면 현실보다 훨씬 부끄러운 시대가 여깄으니 위안 삼으라 할 줄 알았다. 비장한 내 예상과는 달리 소설은 밝았고 예뻤다.


소설의 첫 문장 나의 아버지는 유령이다.”는 호텔 청소부의 정체성이다. 이 소설의 놀라운 점은, 우리가 어떤 단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생각의 범위를 넘어서는 지점에 있다. 소설에서 작가가 사용한 단어는 유령, 우산, 부끄러움이고, ‘이봐요‘DO NOT DISTURB’도 있다.


수공예 우산을 만드는 강한해가 들려주는 그의 가족사에 놀랐다. 저렇게 순수한 사람들이 있단 말인가.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었는데 이혼한 누나가 집으로 들어와 다시 세 식구가 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호텔에서 청소 일을 한다. 평생 같은 호텔에서 청소를 해왔는데 청소노동자로서의 유령 같은 정체성은 삶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삶의 태도를 부끄러움이라고 정의 내렸다.


어머니도 아버지와 직업이 같았지만 성격은 아버지와 정반대였다. 있는지도 모르는 청소노동을 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고 선두에 나서서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그녀 인생의 첫 번째 행동은 고등학교 때 막말을 하는 담임에게 천하의 개새끼!”라 욕하고 교실을 나온 것이었다. 두 번째는 퇴학당한 막내딸을 집안의 수치로 여기는 부모에게서 당당하게 독립한 일이었다. 스무살 생일을 지나자마자 가출한 것이긴 하지만. 그런 어머니가 정반대의 인품을 가진 아버지를 만나 결혼했다.


누나의 과감한 행동은 어머니를 닮은 것처럼 보였다. 남편 이빨 사이에 낀 고춧가루와 셔츠 사이로 삐져나온 가슴 털 한 가닥 때문에 밥맛이 뚝 떨어져서 이혼했다는 누나가 친정으로 돌아와 빈둥빈둥거리는 게 동생의 눈에 곱게 보일 리 없었다. 김치찌개 국물과 블루베리 얼룩이 묻은 목 늘어난 티셔츠를 닷새째 입고 있는 누나가 아버지가 차려주는 밥상을 받고 커피까지 받아 마시는 꼴을 보니, 동생의 입에서 부끄럽지 않냐는 말이 절로 나온다. 우리가 부끄러움이라는 단어를 쓸 때가 바로 저런 장면이다. 그런데 누나는 이혼이 부끄러운 거냐며 반문했다.


소설에서는 부끄러움이 수줍음, 좋아함, 존경심처럼 여러 모습으로 정의된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의 수줍어하는 부끄러움, 존경하는 이에게 부끄럽게 표현하고픈 경외감. 이런 것은 서두에 밝혔던 요즘 나의 부끄러움과는 다르다. 갑갑한 현실 때문에 내 사고가 갇혀버린 것이다. 부끄러움이란 화두는 같은데 칙칙하고 답답한 현실과 이 소설은 달라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 화자인 강한해가 주인공인 것 같지만 나는 아버지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에서 없어선 안 될 직업인 청소부, 그것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야하는 호텔 객실을 청소하는 유령 같은 존재인 아버지는 일상에서도 유령처럼 살았다.


지위에 맞지 않는 짓거리만 자행하는 자가 국가의 아버지 격인 리더랍시고 떡하니 자릴 차지하고선 제 행실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부끄러움은 오로지 국민의 몫이다. 이에 대학교수들과 문인들이 속속 시국 선언을 하고 있다. 첫 문장을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로 시작하는 경희대학교 교수들의 시국 선언은, 참담한 현실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격하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은 부끄럽지 않다. 사람들이 부끄럽다며 기피할 직업을 강한해의 아버지는 평생 성실하고 당당하게 수행했고, 생의 마지막을 유령처럼 마감했다. 소설 속 감염 상황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의 장례와 같이 치러졌다. 그렇게 아버지는 떠났지만 아들에겐 대화록이 남았다. 수줍어서 비대면인 문자를 선호했던 아버지는 시인 같은 문장들을 남겼고 아들은 그 문자 대화록을 아버지의 유품이라고 여긴다. 아버지에게서 받은 문자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정과 마음이 엿보여 지우지 않고 보관해 두었는데 태우거나 버리지 않을 유품이 될 것이다.


"우리 아들 한해 많이 지쳤지? 내일은 꼭 집에서 같이 저녁 먹자. 네가 좋아하는 순두부째개 해놓을게. 오늘 밤은 가을 달이 순두부처럼 말캉하구나."


아버지의 이런 감수성의 토대가 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만남이 있었는데 그는 호텔 투숙객이었고 강한해의 스승님인 우산 장인이다. 우산을 손으로 직접 만드는 강한해의 이야기와 호텔을 청소하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또는 겹쳐지며 진행되었다. 전혀 다른 직업의 작업 과정을 두 축으로 보여주다가 어느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스승님이다. 부자가 같이 존경했던 사람이었다. 한해가 스승님의 언행을 복기할 때마다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는데 아버지와 스승님이 호텔 직원과 투숙객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그 실체가 명확해진다.


이 소설은 참 신기한 소설이다.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자간의 갈등이 없다. 남매간의 격렬한 다툼도 없다. 가족이 이렇게 따뜻할 수 있나 싶다. 하찮게 여겨지는 직업인 청소노동자와 함부로 버려지는 우산을 손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안에서 진정한 직업의식을 만날 수 있다. 고충만을 토로하거나 단점을 부각시키지도 비하하지도 않는다. 자주 등장하는 부끄러움은 그 외의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다.


한해는 아버지의 죽음을 한마디로 방해하지마!”라고 정의했다. 아버지는 생을 끝내고 나서야 저 말을 세상에 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배제당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말에서 비로소 벗어난 것이다. 아버지가 자신의 시대를 잘 지키고 버텨냈기 때문에 한해는 자신의 삶이 부끄럽지가 않다. 자신이 바로 아버지로부터 왔기 때문이다. ‘인생은 존버!’이란 말과 비슷하게 자주 쓰이는 버티고 견디는 게 인생이라는 말로 소설이 끝나서 조금 식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뻔한 게 인생이 아니던가. 다 달라보여도 죄 비슷하니까 말이다.


또 일반적이지 않은 것 하나는, 한해가 사귀게 될 여성 이봐요씨의 이름을 끝내 밝히지 않고 소설이 끝난 것이다. 사람 대 사람의 만남에서 통성명은 기본이고, 소설 속에서 주요한 인물은 어떤 식으로든 불리어져 독자에게 알린다. 이봐요씨가 이름을 말하지 않은 것은 부끄러워서였을까...


부끄러움을 모르고 사는 자들이 분노를 유발하는 시대에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추천한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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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사파리 스콜라 창작 그림책 90
한연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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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제목이 <이상한 사파리>입니다. 사파리가 이상하다니 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내지요? 아이들은 대부분 사파리에 가고 싶어 합니다. 자연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사파리를 왜 이상하다고 했을까요? 책을 펼쳐봅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소개할 동물 사랑꾼의 이름은 김사냥입니다. 한 번 더 이상합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이의 이름이 사냥이라니요...


제목부터 사파리 안내자의 이름까지, 시작부터 이상합니다. 이 그림책을 만든 이연진 작가님의 소개를 보니 살짝쿵 귀띔을 주는 것 같기도 하군요. 작가는 ‘이상한 일이 이상한 일이라고 알아차릴 수 있는 예민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합니다.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서 사람들이 점점 무감해지는 것인지, 이상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뻔뻔한 자들 때문에 세상이 이상해진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이상한 점을 포착하는 예리한 눈을 가진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눈 앞의 블라인드를 걷을 수 있게 됩니다.


'자연 사랑 입장권 VIP'를 받은 당신, 이제 이상한 사파리로 들어갑니다. 동물 사랑꾼 김사냥이 소개하는 첫 번째 동물, 토끼를 볼게요



흑백의 그림에 글자도 검정색, 다만 토끼의 꼬리와 목도리만 핑크네요. 푸르른 초원을 뛰어다니는 토끼는 청정한 풀만 먹고 자라 스트레스가 전혀 없답니다. 털에 윤기도 가득하구요.


다음으로 여우입니다


여우네 온 가족이 모여 잠들어 있네요. 멸종 위기 동물이라 더욱 귀하다는 여우 역시 풍성한 털을 부각해 주황색으로 칠해져 있어요.


거위도 볼까요


백마리가 넘는 거위들이 한데 모여 낮잠을 잡니다. 거대한 거위 무리는 오직 이곳 사파리에서만 만날 수 있대요. 그런데 배게와 커다란 이불에 노란색이 칠해져 있네요. 깃털은 날리는데 거위는 대체 어디 있나요? , 자세히 보니 이불 아래에서 거위들이 잠을 자고 있어요.


그림책의 그림들을 리뷰에 모두 공개할 수 없어 사진은 여기까지입니다. 이후로 나오는 동물은 공작, 악어, 호랑이, , 코끼리에요. 앞에 나온 동물 셋의 그림과 사진 사이의 모순을 눈치채셨나요? 그림은 인간이 동물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극대화시켰습니다. 코끼리까지 소개가 끝나면 김사냥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 오늘 저와 함께한 사파리가 만족스러우셨나요? 회원님들의 자연 사랑에 대한 열정을 옆에서 지켜보니 동물 사랑꾼으로서 굉장히 기쁩니다."

자연 사랑에 대한 열정이라는 문구가 자연 사냥에 대한 열정으로 읽히는군요.


그리고 자연 사랑꾼의 마지막 멘트는 이러합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언제나 아낌없이 내어 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너무나 사랑하는 동물 사랑꾼, 김사냥이었습니다."


이 사파리에서 만난 동물들은 우리 인간에게 모든 것을 내어줍니다. 반대로 말하면 인간은 동물들의 것을 받아가는 게 아니라 다 빼앗습니다. 그들에게 묻지도 않았고, 대가를 지불하지도 않았습니다. 인간은 지구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맞습니다.


이 책을 읽고 일순 멍해졌나요? 이상한데도 이상한 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가는 이쁜 그림으로 뒤통수 얼얼하게 합니다. 눈치 좀 채라구요! 알았으면 행동하자구요!! 마지막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너무나 사랑하는 이라는 말은 제발 자연을 그대로 두라는 당부 같아 부끄럽습니다.


월동 준비를 위해 구스다운을 검색하던 당신, 해외여행 잇템이라며 악어가죽백을 쇼핑 목록에 넣은 당신, 보드라운 토끼털 고리를 아이에게 선물하려던 당신, <이상한 사파리>를 먼저 읽어보길 권합니다. 자연을 사랑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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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을 담은 이케바나 - 선과 여백의 미로 완성하는 동양식 꽃꽂이 수업 어텐션 시리즈 10
홍세희 지음 / 제이펍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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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바나(いけばな)는 일본식 꽃꽂이를 칭하는 말로, ‘꽂다, 꽃꽂이하다’라는 뜻의 동사 ‘이케루(生ける)’와 ’꽃(花はな)‘를 합친 합성어이다. 이케바나는 일본의 전통 꽃꽂이 방식이지만, 자연의 일부나 다름없는 꽃을 있는 그대로 화기에 담아 그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즐긴다는 점에서, 넓게 보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동양의 전통문화와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케바나 교수자이며 이케바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 홍세희씨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이케바나 책을 출간했다. 그녀는 <사계절을 담은 이케바나>를 통해 이케바나를 처음 만나는 독자들이 쉽게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도입부에는 이케바나의 의미와 유파, 서양식 꽃꽂이와의 차이를 설명하고 입문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도구와 소재를 다루고 꽂는 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제목대로 계절에 맞는 소재를 사용하여 꽂는 법을 순서대로 보여준다.





책의 판형이 크며 꽂는 순서를 사진 위주로 보여 주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또 꽃 시장 구매 가이드도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단, 전문가처럼 화기를 다양하게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두세 개 정도 구매해두면 되겠다.



나는 몇 년 전 화훼장식 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꽃꽂이에 취미를 붙였다. 그저 내 멋대로 서양식 꽃꽂이랍시고 흉내나 내던 차에 이케바나 출간 소식을 보니 읽어보고 싶었다. 지금 가을이라 갈대와 억새, 남천, 국화로 책 속의 작품들을 따라해 보았다.




이케바나는 소재가 가진 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서양식 꽃꽂이와는 다르게 소재 종류를 많이 사용하며 자연의 모든 계절 소재를 활용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여백을 살린 꽃꽂이다. 최대한 비워내어 여백의 미를 보여준다. 이케바나에서 보여주는 여백의 미를 좇아가다 보면 삶의 여유와 비워내는 마음을 알아가는 공부가 될 것이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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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어휘 사용법 - 세련되게 말하고 쓰게 되는 어휘력 비밀 수업
김선영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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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 책 짱이에요! ~~!! 이 책 읽으면 어휘 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여~~”


<고수의 어휘 사용법>의 저자이자, 글쓰기 코치로 활약 중인 김선영 작가가 저렇게 말하는 독자를 만난다면? 코치를 너머 혹독한 교관이 되어 트레이닝 시키고 싶을 것이다.


, 헬스장에서 PT를 받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회당 적어도 3만원 이상일 것이다. 1주일에 3번이면 한 달에 12, 석 달 잡으면 36회다. 몸매와 건강을 위해 백 만원 이상 너끈하게 지출한다. 그런데 빈약한 어휘 실력 향상을 위해 돈과 시간은 아낌없이 투자하는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말 잘하고 글 잘 쓰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평소 말할 때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거나 고급스런 어휘를 사용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유튜브에 요약본 영상을 찾아보고 읽은 척 한 적 있는 사람은 무조건 이 책 읽어야 한다. sns든 보고서에든 쓸 때 지난 번에 했던 말 또 하는 것 같고, 적확하게 표현하지 못해 답답했다면 글밥 코치의 PT 30회차 수강권을 추천한다. 9주 프로그램에 16,800원이다. 어떤가? 


우왓! 가성비 갑인데욥!“


이렇게 말하려다 주춤했다면, 당신은 이 책을 읽을 자격이 있다.


그럼 9주 완성 프로그램의 순서와 구성을 살펴보자.


1주차, 1장 몸풀기는 OT로 총 4교시다. 당신의 현재 어휘력을 점검하면 어휘 하수가 흔히 하는 실수들이 몸에 배어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잔소리 같지만 어휘력이 뛰어나면 무엇이 좋은지를 귀에 쏙쏙 담은 뒤 어휘력 향상을 위해 지켜야 할 습관 세 가지를 몸에 장착하면 준비가 끝난다.


2~3주차는 2장 유연성으로 읽기 훈련이 7회다. 이 때부터 작심삼일을 조심해야 한다. 헬스장 가서 샤워만 하고 오듯, 이 책을 읽기만 하고 끝내면 안 된다. 어휘력 고수가 되겠다는 마음이 간절한 당신! 그냥 읽고 덮지 마시라~ 각 차시 마지막, ‘오늘의 PT’ 부분을 꼭 풀어야 한다. 매일 이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라! 노력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 넘 엄근진 모드인가?




하기 쉬워서 금방 끝나는 과제도 있지만 머리를 쥐어짜야하는 것도 있다. 혼자 하기 힘들어서 작가가 진행하는 글쓰기 모임 아바매글에 직접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4~5주차는 3장 유산소, 말하기 훈련 8회이다. 우리의 글밥트레이너는 독자가 혼자 하다 지칠 것을 예견했다. PT 9회차에서는 혼자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수다력 훈련 세 가지인데 ‘2분 동안 자기소개하기’, ‘어휘력 끝말잇기’, ‘요즘 읽는 책 소개하기이다. 방법부터 예시까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으므로 꼭 따라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하면 스스로 체크할 수 있어서 좋다. 바로 말하기 힘들다면 써서 읽는 것으로 시작해도 좋다. 말하기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이 훈련을 절대 매일 해야 한다. 쓰기 파트로 넘어가도 말하기를 매일 하면 말하기 습관의 단점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노트를 준비해도 되고 부록으로 제공한 어휘 채집 노트를 용해서 연습하면 좋다.





나는 PT 15회차에서 좀 놀랐다. 평소에 내가 긍정 말투보다 부정 말투를 더 많이 쓴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아이들과 수업할 때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순화하여 말하도록 노력한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부정 말투가 자연스레 나와 버린다. 말하고 나서 입을 막아봐야 소용없는 일인걸... 책 속에서 지시한대로 바꿔보기 해봤는데 쉽지 않았다. 내 말하기 습관을 교정하는데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6~7주차는 4장 근력, 쓰기 훈련 8회이다. 디지털 메모 활용법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쓸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어휘 하수가 아니어도 헷갈려하는 띄어쓰기 및 조사 사용법을 정리해준다. 단어보물찾기나 단어 스무고개, 금지어 지정해서 일기 쓰기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서 친구들이나, 자녀와 함께 해도 좋겠다. 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요리조리 궁리해보았다.




이제 막바지다. 8~9주차 5장은 지구력이다. 6회에 거쳐 되새기기 훈련을 한다. 읽기, 말하기, 쓰기 훈련 각각 2회 씩이다. 30회차 어휘 만다라트로 하는 쓰기 훈련은 심화 과정인데 계속 해보면 실력이 꽤 향상될 것 같다. 아래 사진처럼 중앙에 새로 알게 된 단어 가멸차다를 넣고 5개의 범주(, 활용, 이미지, 유의어, 반의어)로 나눈 다음 각 칸을 대각선 방향으로 범주를 구채화 해나가는 방식이다.




세련되게 말하고 품격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고수의 어휘_사용법>을 씹고 맛보고 즐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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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순간들 세트 - 전2권 - 식빵고양이 박스 + (1권)고양이가 재능을 숨김 + (2권)나만 없어, 인간 +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리커버 미니북 + 2025 달력 고양이의 순간들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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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사진으로 유명한 이용한 작가의 <고양이의 순간들 세트>가 출간되었다. 이 세트의 구성은 책 두 권과 2025년 캘린더, 미니북이다. , 빼먹으면 안되는 게 하나 더 있다. 큼지막한 식빵 고양이 박스다. 이 구성들을 담은 패키지치고는 큰 편인데 아무래도 고양이를 위한 선물 같았다. 우리집 삼냥이들, 내가 택배 박스를 열 때면 항상 다가와 기웃기웃거린다. 이 패키지 언박싱하는데 역시 세 녀석이 득달같이 달려왔다. 늘 그렇듯 젊은 녀석 토르가 박스를 차지하고 힘에서 밀리는 묘르신 둘은 주위를 배회해야만 했다.


이용한 작가는 2007년부터 사진을 찍고 책을 내기 시작했다. 털 달린 동물을 집에서 키운다는 것에 질색팔색했던 내가 러시안블루 남매를 집에 데려온 게 2013년이다. 고양이에게 마음을 홀딱 뺏긴 후 처음 알게 된 고양이 작가가 바로 이용한 작가였다. 그의 책을 보며 점점 매력에 빠지다가 2018년에 인스타를 시작하면서는 팔로우했다. 해마다 내는 달력도 꼬박꼬박 구매했는데 올해는 <고양이의 순간들 세트>를 서평단 지원도서로 받았다. 그동안의 덕질에 대한 보상인 것만 같다.



세트의 단행본 두 권은 <고양이가 재능을 숨김><나만 없어 인간>이다. <고양이가 재능을 숨김>의 부제는 오묘한 제목학원 100’이다. 덧붙인 설명이나 제목이 절묘하고 재치있는 사진들로, 인기가 많았던 것을 추려 실었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이 책의 목적은 아프고 심란한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잠깐이라도 웃음을 주고 어깨롤 토닥여주고 싶다고 썼다. 목적에 지극히 부합하는 책이다. 저마다 책을 읽는 목적은 다르겠지만 텍스트의 무게에 짓눌린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고양이 사진만 봐도 입꼬리가 스르르 올라갈텐데 그 사진의 제목을 보면 키야~~”하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될 것이다. 고양이가 없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보다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맘이 뭉글뭉글 피어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소장하면 고양이를 직접 모실 때의 장점만 쏙쏙 뽑을 수 있기 때문에 구매하기를~~ 마음이 심란하거나 꿀꿀할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아도 금세 기분이 풀리고 심장 저격을 당할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 냥집사라면 제 고양이만 예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모든 고양이는 제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매력을 순간 포착하고 거기에 제목까지 딱 맞게 붙였으니 이 책을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세트의 또 다른 책은 <나만 없어, 인간>이다. 이 책의 부제는 절묘한 순간포착 100’인데 작가가 지난 18년간 고양이에게 추파를 던지며 얻어낸 순간 포착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가 그동안 고양이에게 신뢰를 받은 결과물인 것이다. 밥을 챙겨주고 함께 놀아주며 시간을 보내다가 자연스럽게 얻어낸 것이라고 하니 고양이를 사랑하는 고양이 작가답다.




작가가 캣대디 시작하던 때에 만난 고양이가 이 책의 표지를 장식했는데 내지에서는 20번째 사진이다. 2008년에 만난 휴지냥이라는 아이인데 먹을 게 없어 치킨 기름이 묻은 휴지를 먹고 있던 아이였다고 한다. 그래서 사료를 배달하기 시작했고 언제나 멋진 표정과 자세를 취해주었으며, 이 사진이 한국의 첫 고양이 영화 <고양이 춤>(2011)의 포스터로도 사용되었다. 이러한 설명 외에도 시 같은 작가의 멘트를 읽고 사진을 다시 보면 고양이의 눈빛이 다르게 보인다.


"고양이는 기다립니다. 어려서는 엄마를, 조금 더 커서는 사료를, 나이가 들어서는 거의 모든 것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풀죽은 모습으로 걸어오는 슬픈 발자국까지도."


2025년 달력에 실린 사진들은 두 권의 책에서 계절에 맞게 고른 것이다. 책보다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더 이뿌다! 고양이가 뭘 한들 안 이쁠까만은...ㅎㅎ 부록 같기도 선물 같기도 한 미니북은 작년에 출간되었던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이다. 휴대용으로 좋고 이번 두 권의 책에 나온 아이를 이 미니책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이 세트는 연말 선물용으로도 추천한다. 절대 실패하지 않을 선물 아이템이다. 보는 비타민으로, 인테리어 템으로도 적격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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