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꼬닐리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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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의 작가 '꼬닐리오'씨에게는 미안하게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네이버 그라폴리오에서 유명 작가이고 이번 책은 두 번째 출간한 책이다. 그림이 따뜻하고 예쁘다. 받아서 일단 그림 위주로 스르르륵 넘겼는데 진짜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

작가의 말을 보니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 주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내일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나도 요즘 부쩍 어릴적 추억이 떠올랐는데 더욱 공감이 될 것 같은 기대감으로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정면은 보여주지 않고 옆얼굴로 말한다. 그런데 그림 옆 글을 읽으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다~~ 상상이 된다. 신기하게도... 그래서일까? '상상'에 대한 명문구들이 나온다. 그림이 아기자기하고 귀욤귀욤해서 옛추억 떠올리기에 제격이다. 짧지만 그림과 딱 맞춘 글도 좋다. 옛 추억 떠올리고플때, 엄마 생각 날 때, 전학가서 다시 못보게 된 친구 생각 날 때, 이 책을 추천한다.  

 

 나에게 지속되고 싶은 순간은 언제였을까... 지난 시간을 톺아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린 지난 시간은 역시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이다. 고등학교 보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 지냈던 순간들이 더 기억에 남고 중학교 친구들이랑 아직도 연락하며 지낸다. 학교 가는 게 마냥 좋았던 시간들이었다. 뭐가 그리 우스웠는진 기억도 나지 않지만 깔깔거리며 한없이 웃었더랬다. 결코 헤어질 일 없을 줄 알았지만 이별의 시간은 찾아왔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뿔뿔히 헤어졌다. 어젠 얼마전 남편 직장따라 미국에 간 중학교 때 절친에게 생일선물로 책을 여러권 보냈다. 영어울렁증 때문에 한글로 된 책을 보고 싶다고 해서... 그 친구도 이 책을 보며 나와의 추억을 떠올려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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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몫의 사랑을 탕진하고 지금 당신을 만나
장석주 지음 / 마음서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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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생각하는 장석주 작가~~하면 글의 종류 가리지 않고 쓰는 다작에다 명문장 메이커이다. 이번 신작 <내 몫의 사랑을 탕진하고 지금 당신을 만나>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명문들이 우수수 쏟아져 읽다가 앞으로 돌아가 보고, 다시 돌아와서는 '이 문장을 한 번 써볼까, 아니 이걸 써볼까?'하며 독자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감나무 가지에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날아와 우는 늦가을 저녁, 고요가 산에서 내려온 키 큰 짐승처럼 부엌 안쪽을 우두커니 들여다보곤 했지요. 그 시절 내 몫의 사랑을 탕진한 나는 머리를 산발한 채 흑염소처럼 울부짖으며 벽에 머리를 쿵쿵 박았어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시도 때도 없이 벌겋게 발열되었지요. 그러나 그리움이 독으로 변해 내 안쪽을 까맣게 태울 때조차 나는 애써 태연했어요.

 

 우리는 지나간 것과 다가오는 찰나에 종속되면서 시간의 커다란 띠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영원이라고 부르는 이 찰나에 잠시 멈춰 서서 서로를 호명하는 게 아닐까요? 이 찰나, 서로를 그리워하며 애타게 서로를 부르는 이 시각은 당신과 나의 '첫'입니다.

 

 지금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당신이 언제 어디에 있든 사랑한다고 말하면 외롭지 않을 거예요. 사랑은 '사랑한다'는 말 속에서 번성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더는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이미 식은 건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외로운 건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자주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지금 당신이 고독하더라도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테니까요.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고독을 감당하는 존재들이지요.

 

답장 : 당신, 고마워요!

 오늘도 당신의 편지를 한 통 읽습니다. 오늘 당신은 '레이먼드 칭'이라는 화가의 화집을 샀네요. 그림 속의 남자를 제게도 보여 줬어요. 저도 그 남자를 응시합니다. 이 건장한 사내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 눈가의 주름과 긴 머리카락, 덥수룩한 턱수염은 온화함을 풍깁니다. 표정도 밝아요. 희미하게 웃고 있는 것도 같아요. 아마도 사랑하는 이가 사내쪽으로 사뿐사뿐 걸어오고 있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것 같네요. 이 그림을 보며 당신의 편지가 제게는 이 남자의 표정과 같음을 깨달았어요.

 

 떠나고 싶다고 훌쩍 떠나버릴 수만은 없는 현실속을 사는 저에게 보내주는 당신의 소식은 소풍날을 기다리는 설렘과도 같습니다. 복닥거리는 이 곳, 한국을 벗어나지 못하는 전, 당신 덕분에 호주의 어떤 숲속을 거닐기도 하고 뉴질랜드 어느 해변의 모래를 밟습니다. 당신의 편지는 갑갑한 일상을 견디게 해 준 청량음료입니다. 그래서 힘들다~~며 징징거리지 않고 당신의 편지를 기다리고, 또 읽는 즐거움으로 행복했답니다. 마지막엔 언제나 정겹게 '당신, 잘있어요.'라고 해주었지요. 저도 당신에게 답하고 싶습니다.

 

"당신,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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