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사이드 : 인간관계 편 -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12가지 인간관계 처방전
최명기.한석준.이헌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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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사회 생활하면서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묻는다면, 많은 이들이 인간관계라고 답할 것이다.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고, 직장인이라면 업무를 배워 숙달되면 쉬워진다. 그러나 인간관계는 시간이 지나도 능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쉽게 상처받고 싶지 않은데, 강력한 멘탈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나만 빼고 남들은 다 잘 사는 것 같다.”

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가족과 잘 지내는 게 이토록 어려울 수가...”

 

이처럼 누구나 한 번씩 해봤을 법한 생각들에 대한 답을 <지식인사이드:인간관계 편>에서 구할 수 있다. 이 책은 구독자 250만이 넘는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중에서 인간관계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한석준 아나운서, 이헌주 심리상담 전문가의 대화로 구성하였는데, 영상을 활자화 했을 때 시각적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일러스트가 적절하게 추가되었다. 또한 각 장의 마지막에는 인간관계 처방전이라는 꼭지를 두어 요약했으며 각각의 챕터 마지막에도 세 개의 키포인트 문장으로 정리했다.


영상은 빠르게 휘발되기 때문에 한 번 봤던 것이라도 책으로 다시 보면 새로울 것이다. 이 책으로 지식인사이드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목차를 보고 현재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 먼저 읽고 다른 장들을 읽으면 된다. ‘인간관계 처방전의 요약 내용 중에는 필사하거나 격언처럼 책상 앞에 써붙여 놓고 싶을 문장들도 많으니 다양하게 활용하면 좋다.


나는 서평단 책으로 신청하면서, ‘이 나이에도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니 인생을 어떻게 산건지...’ 싶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이 들어도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꼈다. 나의 말하기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고쳐야 할 것도 배웠다. 이 책은 20대부터 노년층까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각 장별로 나에게 도움 되었던 것으로 정리했다.


1. 감정이 상처가 되기 전에 해야 하는 것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쓰는 말과 상대의 자존감을 높이는 말이 일맥상통하다

남의 장점을 보고 말해주면 오히려 내가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의 장점을 자신도 모르게 따라하게 되니까. 상대의 단점은 아예 보지도 말라!

자존감을 높이고 유지하는 법 - 자신에게 찬밥을 주지 말라!

내게 가장 좋고 나를 가장 사랑할 수 있고 나를 돌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한다.


2. 나를 올바로 세우고 단단하게 만드는 법

혼자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비결

외로움과 허전함에 안에 들어있는 진짜 감정을 알아채고 근본적인 해결로 나아가야 한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법

내 안의 상반된 여러 측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3. 성숙한 어른의 품격 있는 말하기 기술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법 : HOW 화법

상대를 좀 더 깊이 있게 대하는, 상대에게 깊게 들어갈 수 있는 대화

나이 들수록 존경받는 사람들의 표현법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태도, 자신에게나 누구에게나 너그럽고 관대하라!


4.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지키는 비결

* 부모와 자녀의 올바른 관계

- 아이의 능력과 성향에 따라 부모가 아이에게 적응해야 한다.

-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부모는 아이에 대한 욕심을 비워야 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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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
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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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일본의 한 여성이 언니들과 라이프 서클에 가서 조력사 한 내용의 책 <1128, 조력자살>을 읽었다. 말기 암이나 희귀 난치병을 앓는 이들은 고통스런 삶보다는 존엄한 죽음을 원한다. 극한의 고통 속에 있는데도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려면 머나먼 남의 나라로 가야만 한다. 그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조력사가 공론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유사한 책이 출간되었다.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는 남유하 작가가 말기 암으로 고통 받는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스위스의 디그니타스로 간 이야기다. ‘디그니타스는 조력사망이 가능한 나라, 스위스에 있는 업체명이다.


아직 안락사와 존엄사, 조력사가 혼재 사용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 책은 지침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책이다. 여기에 선택사라는 용어까지 소개하여 독자들에게 안락사 관련 최신 어휘까지 접하게 해주었다. 나는 조력사망, 조력자살이라는 단어가 실현되는 방식은 수용 가능한데 낱말 자체에 거부감이 일었다. 그런데 선택사는 낱말의 느낌도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도 온전히 수긍할 수 있어서 맘에 들었다.


엄마의 선택을 적극 지원한 딸의 행동력과 기록은 한국~디그니타스 여정을 간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어떤 이에게는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우리도 캐나다처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에서 죽음을 맞이할 날이 오길 바라는 독자라면, 존엄사 관련 법의 입법화에 관심을 가질 게 분명하다. 이처럼 이 책은 평소 자신과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존엄사 문제를 접함으로서 죽음에 대해 고찰할 시간을 가지게 한다.


우리는 시한부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언제 죽을지를 모르므로 자신은 오래오래 살 것이며 질병으로 인한 고통은 없을 거라 여긴다. 이러한 자만은 자신 혹은 가족 중 누군가가 죽을 것 같은 통증을 겪으면 그제야 존엄한 죽음을, 그에 대한 내 권리를 헤아려 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평소에 죽음을 자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루하루 살기도 바쁜데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생각해볼 겨를은 없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늘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


오늘 떠오르는 아침 해를 내일은 보지 못할 수 있다. 올해 축하한 사랑하는 이의 생일을 내년엔 축하해주지 못할 지 누가 아는가. 엄마가 좋아했던 음식을 먹으며 자주 사드리지 못했다는 회한은 엄마 돌아가신 후엔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 죽음을 생각하며 산다는 것은 순간을 만끽하는 것이고, 사랑을 표현하며 사는 것이다.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는 작가의 엄마 조순복씨가 디그니타스와의 인터뷰에서 “I want to die, I will die!” 라고 강력하게 표현한 의지에 다름 아니다. 책의 제목을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로 정한 이유 또한 엄마의 행복을 위해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모순 때문일 것이다. 죽음으로 가는 여정이 슬플 수밖에 없지만 작가는 엄마를 향한 무한 사랑을, 아빠와 셋이 함께 한 기쁨을 그렸다. 엄마의 죽음 이후 내용으로는 애도 일기와 1주기에 아빠와 떠난 스위스 여행, 그리고 존엄사를 알리고 법제화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짐했다. 참으로 먹먹하면서도 알차고 벅찬 내용이었다.


나는 이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들었고 앞 부분에서 엄마를 여덟 장의 사진으로 소개한 것이 특히 좋았다. 사진을 첨부하지 않고 작가의 눈으로 본 사진을 설명하며 엄마의 역사를 기술했기에 독자가 상상할 기회를 주었다.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을 따라 조순복씨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독자들도 연세 많은 부모님의 생신을 축하할 때나 돌아가신 후 부모님의 생을 기릴 때 이런 방식을 써보면 어떨까. 자료와 실력 부족으로 책을 내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짧은 일대기로 부담 없이 시도해 볼 만 하겠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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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소소 선생 1 - 졸졸 초등학교에서 온 편지 책이 좋아 1단계
송미경 지음, 핸짱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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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도서협찬 #생쥐소소선생 #졸졸초등학교에서온편지 #송미경 #핸짱 #주니어RHK


동화 <생쥐 소소 선생>의 주인공인 소소 선생은 동화작가인데 저런 걱정들 때문에 동화를 쓰지 못한 지 3 년째다. “딩동 놀이 공원” 시리즈를 10권까지 썼는데 더 이상 쓸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 소소 선생에게 편지가 자꾸 온다. 졸졸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기 학교에 와주길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다. 갈까 말까 고민하던 소소 선생은 마침내 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소심한 소소 선생은 졸졸 초등학교로 가는 길조차 두렵기 그지없다.

어른인 동화작가가 졸졸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만나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는 이야기가 <생쥐 소소 선생>의 줄거리다. 때론 어린이들이 어른보다 단단하고 옹골차다. 그럴 때 어른들은 낯이 화끈거리지만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는 일이 잘 안 풀려서 답답하거나, 쉬운 답을 찾지 못해 제자리에서 뱅뱅 도는 것 같은 어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물론 동화책이니 아이들 손에 먼저 쥐어질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 중에는 자신도 직접 동화를 써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이지만 그들에게도 삶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살다보면 재미있는 순간은 찾아오고 그런 때를 많이많이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될 것이다. 이 책처럼 작가님과 만나는 즐거운 시간을 기대할 것 같다.

이 책은 시리즈로 나올 예정인데 이번 책이 첫 권이다. 첫 번째 책에서 송미경 작가는 작가로서의 고민을 풀어놓았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나 고민하고 있던 것을 필두로 더 재미있는 동화를 쓰고 싶다는 의지가 아닐까. 다음 시리즈가 기대되는 이유다.

나는 작가가 아닌데도 서평을 쓸 때마다 힘겹다. 매번 다른 책을 읽고 쓰면서도 비슷비슷한 내용이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새로운 창작물을 내어야하는 작가들은 얼마나 힘들까. 송미경 작가는 졸졸 초등학교 학생들이 하는 말을 동화에 쓰면서 자신을 다잡았을 것 같다. 평소 어린이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쓴 부분도 있을 것이다. 어른인 나도 공감한 문장들이 많다.

"매일매일이 재미있는 날은 아니거든요. 조금 지루한 날도 있어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 매일 있을 순 없다는 걸 아니까 기다릴 수 있어요."

"매일매일 지내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저는 오늘 좀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내일을 기다려요."

🔖어른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줄 문장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당차게 외치던 ‘스칼렛 오하라’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오늘이 힘겨웠더라도 내일을 밝게 맞이하자고, 오늘보단 조금 더 나은 나를 만들어 보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한다. 어린이들도 아는 걸 말이다.

"조금 시시할 뿐 또 읽고 싶어지죠. 이미 아는 내용을 읽으면 더 재미있거든요. 처음엔 그냥 지나쳤던 작은 재미들을 발견하기도 해요."

🔖이 문장들은 송미경 작가가 어린이 독자들에게 앞으로 나올 시리즈들을 예쁘게 봐달라는 귀여운 부탁 같았다. 어른 입장에선 클리셰 범벅인 막장드라마 보며 욕하는 자신을 보는 것 같을 것이다. ‘아는 맛이 재미있다’는 국룰아닌가!

"저는 책을 빨리 못 읽어요. 등장인물 이름도 빨리 못 외우고요. 그래서 새로운 책을 읽으면 머리가 지끈거려요. 그런데 작가님 책엔 늘 같은 주인공들이 나오니까 제 머릿속에 아이들 얼굴이 다 들어있어요."

🔖이 역시 작가가 시리즈물의 장점을 어필하는 것 같았다. 다르게는 동화를 읽으면서 내용 파악을 빠르게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괜찮다고, 앞으로 <생쥐 소소 선생> 시리즈는 고정 등장인물들이 많으니 걱정마라고 안심시킨다. 독서에 맛을 잘 못 들이는 어른들에게는 위의 내용과 함께, 천천히 반복해서 읽다보면 맛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받아본 가제본 중에 가장 훌륭했다. 가제본은 흑백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칼라였다. 핸짱 작가의 그림은 아이들이 홀딱 반할 만큼 귀여웠고 산 속에 있는 졸졸 초등학교의 초록빛이 잘 구현되었다. 게다가 가제본의 종이 질이 이렇게 좋을 일인가? 일반 책의 종이보다 훨씬 두껍고 양질이라서 놀랐다. 본책이라 해도 손색없을 퀄리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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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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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편지 쓰길 좋아해서 편지 교실이라는 제목에 혹했다. 편지 쓰는 법을 알려줄까? 소설인데? 아니면,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편지를 읽다 보면 절로 배우게 되니 편지교실이라고 했을까? 서평단에 당첨되어 받은 책 <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은 연애소설이었다. 40대 남녀와 20대 남녀, 그리고 20대 남성 한 명, 이렇게 다섯 명이 서로서로 편지를 교환한다. 40대는 40대끼라, 20대는 20대끼리만 주고받을 줄 알았는데 40대와 20대가 얽히고설키다가 점점 막장으로 치닫는 듯한 느낌인데...(계속 쓰면 스포 가능성!)


연애소설이라 했으니 연애편지만 있을 것 같지만 일상적인 내용으로 확대된다. 결혼과 임신, 상담, 급전 요청, 연하장, 병문안 등등 다양한 편지들 속에서 등장인물 다섯 간의 관계가 희한하게 연결되었다 떨어졌다 아주 난리 부르스다.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문제는 지금 독자들이 공감할 보편적인 것들이 많지만 1960년대 일본이라는 배경을 감안하고 읽어야할 부분도 있다촌철살인의 포인트가 분명 있고, 쓴 사람의 속을 알 수 없어 고개 절레절레할 내용도 있다. 그 와중에 편지 쓰는 법을 배울 수 있고 아름다운 문장이라니! 괜히 탐미주의자가 아닌 거다.


막 출산한 후 제 아들을 자랑하려고, 보러 오라고 쓴 편지에 뚝뚝 묻어나는 사랑을 보라.


p.75


선생님, 환류식 분수라는 게 있지요. 뿜어져 나온 물이 떨어져서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 뿜어져 나오는, 딱 그거예요. 이제껏 나 혼자만의 생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명이 내게서 젖을 통해 아이의 안으로 흘러 들어가고, 그런 다음 아이의 몸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의 흐름이 되어 제 안으로 돌아옵니다. 그 빛의 흐름이 다시 제 안에서 젖이 되어 아이의 몸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생명이 순환하게 된 것입니다.

는 정말 잘 잡니다. 그렇게 잘 수 있는 건 분명 이 세계가 안정된 곳이라는 걸 알고 안심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덕분에 제게도 이 세계가 안정된 행복이 넘쳐흐르는 듯 느껴집니다.


영문편지 쓰는 요령을 알려주는 6가지 방법 중 세 번째는 이러하다.


p.134


(3) 일상의 소소한 유머를 섞어 넣으십시오.

예를 들어 액세서리를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하고 나갔더니 우리 강아지마저 부러운 듯 저를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 강아지는 동네 개들 중에서도 가장 멋쟁이라 안목을 신용할 수 있습니다.’ 같은 느낌으로.


여자친구에게서 임신했다는 편지를 받은 20대 남성이 쓴 답장은, 대면해서 하는 말보다 편지가 진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p.181


당신의 편지는 임신 사실을 냉정하게 말하고, 거기서 생길지 모르는 내 마음의 부담을 없애려고 열심히 애쓰는 편지였어. 그래서 일견 편지가 냉정하고 지나치게 이지적으로 보였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진정한, 조용한 애정이 넘치는 편이야. 이건 그야말로 조용한 겨울의 햇빛처럼 몸과 마음을 점점 데워가는 애정이고, 어릴 적 일광욕을 하던 추억과 이어지는 듯한 깊은 그리움이 넘치는 애정이야.

당신이 이걸 편지로 써줬다는 게 고마워. 만약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었다면 서로의 미묘한 표정 변화 하나하나가 서로의 마음에 있지도 않은 억측이나 어림짐작을 낳았을 거야. 지금 이렇게 만나고 싶은 기분을 억누르면서도 편지로 답장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야.


사랑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드러나는 문장.

사랑은 즐거운 게 아니고 병입니다. 불쾌하고, 때로는 어두운 발작이 생기는 음침한 만성질환입니다. 사랑이 삶의 보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나쁜 계략이 훨씬 더 큰 보람을 느끼게 해줍니다. 사랑이 즐겁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분명 아주 둔감한 사람이겠지요.”


작가가 독자에게 쓴 편지에서 미시마 유키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결코 남에게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없고, 만약 가질 수 있다면 자신과 이해 관계가 얽혔을 때뿐입니다. 세상을 안다는 것은 이러한 쓰디쓴 삶의 철학을 절실히 깨닫는 일입니다.


편지를 쓸 때는 상대가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전제로 쓰라는 조언이지만 인간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문장이다.


마지막, 여성 독자가 보낸 편지를 사례로 언급한 내용은 이 책의 제목에 부합한다.


아무리 정열이 넘친다 해도 상대가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면, 상대가 누구든 간에 멋대로 정열을 발산한다 한들 상대는 귀찮게 여기고 바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릴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목적을 향해 매진하고 있고 사람이 타인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상당히 예외적인 일임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당신이 쓰는 편지에는 생생한 힘이 갖추어지고 타인의 마음을 뒤흔드는 편지를 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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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의 선택 신나는 책읽기 67
이정란 지음, 지문 그림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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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의 선택>의 주인공은,
버려진 강아지입니다.
사람처럼 말을 하고 싶었던 버찌는 달님에게 빌었습니다.
“달님! 저도 말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요!”

코오옹~
하고 버찌 앞에 떨어진 것은,
벚꽃 향이 나는 분홍색 콩 한 알이었죠.

버찌는 낼름 삼켰어요.
그렇죠~~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버찌가 만난 인간들 중 같이 살 사람을 고를 거에요!

과연 버찌의 선택은??

인간은 쇼핑하듯 동물을 고릅니다. 작가는 정반대로 상상합니다.
개가 같이 지낼 사람을 고른다면 그 조건은 무엇일까?
그리고 또 상상합니다. 개가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다면?

저학년 동화 <버찌의 선택>은 깨발랄 강아지 버찌가 같이 살 사람을 고르는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유기견 버찌는 오래 슬퍼하지 않고 밝게 살아갑니다. 그림과 색감도 이뻐서 어린이들이 좋아할 동화입니다.
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더더 그럴 겁니다.

마지막 신스틸러 큰 개는 사연이 많아보이지요? 어린이들이 큰 개의 이름을 짓고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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