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물학 - 내 몸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이은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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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이과 과목 중에 내가 유일하게 좋아했던 과목은 생물이었다. 지금까지도 뇌 과학 분야와 함께 즐겨 읽는 책은 생물 쪽이다. <하리하라의 과학 블로그>로 유명한 이은희 작가의 신간 <엄마 생물학>을 서평단 도서로 받아 읽었다


이 책은 엄마가 키워드이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벌어지는 전반적인 양상들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훑어나간 다음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사회학적, 철학적 관점으로 넓혀 나간다. 그러므로 임신을 준비하거나 임신 중인 여성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물론 남편도 같이 읽길 권한다. 남자는 임신에 절반의 역할을 하긴 하지만 아이를 품고 낳는 과정에서는 타자일 수밖에 없다. 출산 후 양육을 분담해도 아빠보다는 엄마의 비중이 많다. 아내가 겪게 될 고충을 이 책을 통해 예습한다면 무심한 방관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출산과 육아를 이미 경험했지만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작가 자신의 경험을 적극 공개한 부분은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도하고 있는 부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부분임에도 작가가 겪은 일련의 과정들이 눈에 보일 듯 그려졌고, 난임 분야의 기술 발전도 목도할 수 있었다. 작가는 인공수정으로 첫째를 낳았고 5년이 지난 어느 날 10년 전 보관해두었던 냉동배아의 보존 기간이 다 되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계약서에 따라 폐기하겠다는 말을 들으니 지금 눈앞에 있는 다섯 살짜리 아들과 한날한시에 만들어진 배아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그 배아들을 그저 세포덩어리로 볼 것인지, 아직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내 아이들로 볼 것인지는 오롯이 작가의 선택에 달려있었다. 작가는 임신 시도를 하여 쌍둥이를 낳았다. 첫째와는 다섯 살 차이지만 세 쌍둥이나 다름없다.


이 과정에서 과배란 때문에 난소 과자극 증후군을 겪은 일, 인공수정 과정 및 배아를 인간으로 규정하는 여러 시각들까지 다루면서 생명 윤리와 철학으로 확장시켜 독자들에게 상당한 정보를 줌과 동시에 사고 훈련을 하게 한다. 인공수정 과정 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 여성의 몸, 젠더 갈등, 생명과 죽음에 관해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서술했다. 이러한 형식이 바로 이 책의 가장 훌륭한 점이다. 너무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예비 부모 및 어린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에게 필독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나처럼 생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 전문적인 분야를 일반인들이 읽기에 이토록 쉽게 쓸 수 있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평소 이런 비문학 서적을 읽을 때 참고문헌 부분은 거의 열어보지도 않는데 이 책은 후주와 참고문헌까지 다 읽었다. 정말이지 참고하고 싶은 정보들이 많았다. 소개된 책이나 영화들은 리스트 업 해두었다. 생물학 전공자들에게는 모범적인 대중서의 예시가 될 것이다.


<엄마 생물학>은 임신과 모성에 깃든 사회적 시선이 여성에게 죄책감을 지게 만든 부분을 과학자이자 엄마의 시각으로 풀어내어 독자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터부시되거나 신화적 이데올로기로와 같은 극단적인 대중의 인식을 생물학 및 진화론적 관점으로 인식할 때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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