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 - 빛으로 그려진 영원의 시퀀스, 사랑으로 읽는 50개의 명화
원형준 지음 / 날리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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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는 여러 미술 서적의 저자인 원형준 교수의 신작이다. 저자는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서 문화센터 명화감상 강의 정도를 의도했다고 밝혔다. 중세시대부터 바로크, 르네상스 시대를 아우르는 50점의 명화를 10개의 관에 5점씩 배치했다. 저자는 자신이 느꼈던 미술 작품 감상의 즐거움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명화 감상하러 해외에 갈 수 있을 독자가 얼마나 될까. 마음은 굴뚝같은 이들이 편하게 작품을 보며 도슨트의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한다.


10개의 관에 입장하기 전 주제와 전시 작품을 먼저 훑어보면 좋겠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잘 아는 작품이 있다면 먼저 읽길 권한다. 관심사부터 시작해야 쉽고 재미있다. 그런 후에 끌리는 주제나 관심 있었던 작품이 있는 관에 입장하면 된다. 450쪽에 달하는 분량에 50점이나 되는 작품을 단번에 후루룩 보는 것은 비추다. 이런 책은 한 번에 통독하는 것보다 하나하나 곱씹으며 천천히 읽는 것을 추천한다. 정보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작품 속 상징과 시대적 배경, 화가의 상황에 대한 정보들을 읽으며 전혀 몰랐던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작품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다면 자신이 알고 있었던 것과 비교해 보거나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유관된 다른 서적을 찾아보는 확장독서도 좋다. 책에 첨부한 저자의 참고 문헌을 활용하면 된다. 해외 여행을 가게 된다면 관심 있게 본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는 재작년 여름, 프라도 미술관에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직접 보았는데 그 웅장함에 압도되었다. 평일이었음에도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 앞사람 뒤통수에 가려져 공주의 얼굴은 겨우 보였고, 거울에 비친 왕과 왕비의 모습은 거리가 멀어서 흐릿했다. 작품을 자세히 보고 설명을 읽는 것은 오히려 책이 낫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작품 속 인물과 배경을 하나씩 설명해주고, 캔버스 안에 있는 벨라스케스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려준다. 그래도 직관의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면 프라도 미술관에 직접 가면 된다.



나는 미술 감상 관련 서적 읽는 것을 좋아한다. 몰랐던 작품을 소개받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안토니오 다 코레조의 제우스와 이오를 처음 봤다. 그리스 신화의 내용이 작품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다. 설명을 읽고 다시 보니 이오의 얼굴 가까이에 있는 먹구름이 또렷이 부각되었다. 또 저자는 영화 “3000년의 기다림에서 이 작품과 닮은 장면을 발견했다고 했는데 나도 본 영화인데 장면이 기억나지 않았다. 다시 보면서 한번 찾아보고 싶다.



빈센트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에서 최근에 나온 주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암시된다는 내용을 읽으며 나는 놀랐다. 나는 그동안 이 유명한 그림을 보면서 테이블에 사람이 앉아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생각이 아니라 사람을 보지 않았다는 말이 더 적절하겠다. 이 그림은 우측의 밤하늘의 푸른 빛에 대비되는 좌측 카페의 노랑 색감에 눈이 팔려 중앙에 흰 옷을 입고 서있는 사람은 보지 못했던 것이다. 미국 미술 연구가의 주장을 읽어보니 그럴듯하긴 한데 과연 고흐가 그런 의미를 두고 그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는 영화 때문에 유명해진 내용을 소개하며 미술 작품으로 이야기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알려준다. 프라고나르의 그네는 시대의 풍속을 짚어주는 드라마틱한 내용이라 독자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이처럼 이 책은 명화 감상의 즐거움은 물론이고 독자가 평면인 그림 속으로 들어가 삼차원적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단 독자의 적극성에 따라 만족도는 달라질 것이다.


일주일 간 여러 미술관을 다녀온 기분이다. 두고두고 벗하고 싶은 책이다.



**위 리뷰

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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