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고민이 있어요 - 흔들리는 10대를 위한 마흔일곱 가지 질문과 해답
마쓰다 미히로 지음 / 크루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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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고민이 있어요>는 일본의 질문가이자 라이프 트래블러 ‘마쓰다 미히로’가 쓴 책이다. 저자의 직업은 질문가라고 했다. 질문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다양한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청소년이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그 힘을 바탕으로 즐거운 일상을 바란다고 했다. 이 책의 서평단에 신청한 이유는 요즘 만나는 중학생들과 소통이 너무 어려워서이다. 학생들과 책으로 만나기 때문에 책 내용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기 쉬운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공감 포인트를 찾기 어렵고 무엇보다 질문에 답을 잘 하지 못한다. 그럼 질문을 해보라고 하면 그 역시 힘들어 한다.


작년에 만났던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은 처음 보는 경우라 몹시 당황스러웠다. 그 학생은 전혀 말을 하지 않았다. 일대일 수업 45분 내내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다. 첫 시간엔 그러지 않았는데 말이다. 학생 엄마에게 확인해보니 다른 학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나 혼자 떠드는 수업이었고 왜 대답을 하지 않는지를 물어보아도 묵묵부답...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제 고민을 말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소통이 되는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책에 실린 마흔일곱 가지 고민거리는 실제로 저자가 청소년들에게 상담 요청을 받았던 내용이다. 이러한 고민에 저자는 ‘질문’ 형식으로 답한 후 그 질문에 대한 해설과 조언까지 담았다. 고민이 있어 이 책을 든 청소년 독자에게 저자는 이렇게 읽기를 당부했다.


질문의 답은 모두 정답이다. 무조건 옳거나, 반드시 틀린 답은 없다.

힘들면 무리하게 생각하거나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나에게 해당하는 곳만 골라 읽어도 상관없다.


당장에 답을 내릴 수 없더라도 계속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머릿속에서 답을 찾는 스위치가 켜질 것이라고 했다. 생각이 자연스럽게 시작되고, 원하는 답이 바로 나오지 않아도 시간이 흘러 문득 답이 떠오를 때도 있을 것이라고.


마흔일곱 가지 질문을 다섯 개의 장으로 분류했고, 각 내용은 이렇게 구성된다. 학생의 질문을 제목으로 내세운 후 저자의 생각하는 질문이 이어지고 조언과 함께 저자 자신의 경험을 풀어낸다. 마지막 ‘생각 힌트’에서는 처음 학생의 질문에 반대되는, 그러니까 역발상을 할 수 있는 질문으로 마무리되는데 각 내용은 두 페이지다. 그래서 이 책은 130여 쪽밖에 안 되지만 하나하나의 질문은 생각을 오래하도록 돕는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학생의 질문과 저자의 질문을 요약 형식으로 한 ‘정리’파트를 두었다.


각 장에서 인상 깊었던 질문을 하나씩 골라 소개한다.


1장 친구 관계

학생 질문 : 저를 놀리는 친구가 있는데 정말 싫어요. 어떻게 하면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

저자 질문 : 어떤 내가 되고 싶은가요?

저자 조언 : 상대를 바꾸는 일은 어려우니 ‘나를 바꾸는’ 방법을 제안한다.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상처받지 않는 내가 되는 것이다. ‘자신을 바꾸는 방법’은 나를 응원하는 말을 스스로 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기쁜지 생각해본 후 그 말을 노트에 스무개 정도 써보자. 이렇게 ‘나를 응원하는 비밀 노트’로 만들어 매일 나에게 말을 걸어보자. 그러면 놀리는 친구의 말에 더는 상처받지 않게 될 것이다.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기쁜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스스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점을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꿔보면 된다.

생각 힌트 : 나는 어떤 말을 들으면 기쁜가?

내 생각 : 남을 바꾸기보다 나를 바꾸는 게 훨씬 쉽다는 말은 역시 진리!


2장 나

학생 질문 : 키가 작은 게 싫어요. 키가 컸으면 좋겠어요.

저자 질문 : 싫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떻게 되고 싶은가요? 지금 이대로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저자 조언 : 나에게 없는 건 가지고 싶어지기 마련이지만 그게 정말 나에게 필요한 걸까? 지금 나에게 없는 것에 얽매여 계속해서 그것만 바라면 결국 나 자신이 괴로워진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보자.

생각 힌트 : 내가 정말 바라는 건 무엇일까?

내 생각 : 부수적인 것에 신경 쓰느라 나에게 정작 필요한 걸 놓치고 사는구나...


3장 장래 희망과 진로

학생 질문 :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체한다는데 그에 대비하려면 어떤 능력이나 기술이 필요한가요?

저자 질문 :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요? 다른 사람들이 계속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저자 조언 :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어떤 일을 함께 할 때는 능력이나 기술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이때 상대방이 ‘이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 업무를 맡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셈이다. 물론 능력이나 기술을 갖출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AI 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일을 할 테니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인간성’이 아닐까.

생각 힌트 : 능력이나 기술보다 중요한 건 무엇일까?

내 생각 : 협업하고 싶은 사람은 능력을 갖춘 인간성이 좋은 사람! 아이비리그나 유수 대기업의 인재 발탁 조건도 바로 이것!


4장 동아리 활동과 학업

학생 질문 : 공부하려고 해도 의욕이 안 생겨요. 어떻게 하면 의욕이 생길까요?

저자 질문 : 공부를 왜 하려고 하나요? 어떻게 하면 기운이 날 것 같나요?

저자 조언 : 공부의 동기를 찾아야 한다. 동기가 있어야 의욕도 생긴다. 내 의욕의 근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보통은 ‘미래로 이어지는 의욕’이 바람직하지만, 모든 사람이 현재 이런 의욕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초반에는 ‘보상 의욕’으로 행동을 촉진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생각 힌트 : 내 ‘의욕의 근원’은 무엇인가?

내 생각 : 나는 무엇에 가슴 떨리는가?


5장 이성 친구와 연애

학생 질문 : 인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자 질문 : 내가 생각하는 멋있는 사람, 예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그런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저자 조언 : 인기를 얻고 싶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주변 사람 중 인기가 많은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옷차림이나 말투, 행동 등을 자세히 관찰해보자. 가능하면 여러 명을 관찰하는 편이 좋다. 그들의 성격이나 취향은 다르더라도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기가 많은 사람과 친한 사이라면 인기 있는 비결을 직접 물어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생각 힌트 : 인기가 많은 사람은 어떻게 행동할까?

내 생각 : 나도 OOO처럼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6장 가족 관계

학생 질문 : 부모님이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셔서 짜증나요.

저자 질문 : 부모님이 어떻게 대해 주시기를 바라나요? 나는 부모님을 어떻게 대하고 싶나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싶은가요?

저자 조언 : 부모님의 잔소리는 나에 대한 걱정에서 온다. 부모님의 말씀 가운데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말은 모두 흘려보내고 대신 ‘걱정하고 계시는구나’하고 마음만 받아들이자.

생각 힌트 : 부모님 말씀은 흘려보내고 마음만 받아들이면 어떨까?

내 생각 : 내 자식들이 이렇게 생각해주면 좋겠다!


분명 청소년들의 고민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라고 했는데 저자의 역 질문을 읽다보면 다 자란 어른도 여전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놀라운 책이다. 내 몸은 노화로 이곳저곳 삐거덕거리는데 아직 청소년기에 머물러 있는 마음이 있었다니... 인간은 자신을 다 알지 못한 채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나는 학생들의 고민과 마음을 읽고 싶어 선택한 책이었는데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주었다. 청소년들에게 권하기 전에 꼬옥 어른이 먼저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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