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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당당한 생활글씨 - 원리부터 배우는 손글씨 수업
유한빈(펜크래프트) 지음 / 푸른숲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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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와 이메일로 소통하는 시대에 손글씨를 쓸 일이 있을까? 하지만 손으로 글씨를 예쁘게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있다. 손글씨 교본 책들은 계속 나오고 캘리그라피 교육 과정에 수강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몇 년 전 캘리그라피 초급 과정에서 배운 적이 있는데 펜이 아니라 붓으로 배웠다. 중급 과정에 등록하지 못했고 한동안 붓을 잡지 않았다. 두어 달 배운 것들은 점점 희미해져갔고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문장을 손으로 써보았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책을 매일 읽고 매일 글을 써야 글쓰기 근육을 키울 수 있듯이 매일 펜을 손에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글씨를 잘 쓰고 싶은 마음은 사그라들지 않아 <어디서나 당당한 생활글씨> 서평단에 신청하게 되었다.
제목부터! 당당한 생활 글씨?
유튜브 채널 ‘ASMR 펜크래프트’를 운영하며 ‘클래스 101’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유한빈씨는,
"좋은 글씨란 써야 할 때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써나갈 수 있는 글씨입니다."
라고 했다.
당당하게 써야한다는 것의 느낌은 알겠는데 생활글씨라고 이름 붙인 이유가 궁금했다. 프롤로그에 나와 있었다. 무작정 따라 쓰지 않고 글씨를 보기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그리하여 일상생활에서 편히 쓰는 내 글씨를 ‘생활글씨’라고 명명한 것이다. 또한 글씨는 손으로 쓰는 게 아니라 머리로 쓰는 거라고! 이 역시 고정관념을 흔드는 말이었다. 좋은 글씨의 형태를 머릿속에 그리고 잘 넣어두어야 그 형태를 옮길 수 있다는 뜻이다.
책에 나온 글씨를 써보았는데 내 머릿속 고정관념이 이토록 공고할 줄 몰랐다. 글씨의 형태를 머리에 그리는 것이 먼저라고 했으나 손이 자동적으로 책의 글자를 똑같이 따라 쓰려고 했다. 몇 줄을 그대로 베끼듯 쓰다가 흠칫했다. 아, 이게 아니었지... 의식적으로 생각하며 써본 적이 없으니 어색하고 어려울 거라고, 관성대로 쓰면 평생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부분을 읽었다. 그래서 책 전체를 다 읽은 후 쓰기로 들어가야겠다 싶었다.
머리에 글씨의 형태를 계속 그리면서, 나에게 어울리는 글씨를 찾고, 가는 폰트의 펜으로, 가급적 줄노트에, 줄 간격과 글자 간격을 정한다. 그 다음으로 초성 중성 종성의 크기를 달리하고, 곡선 유무에 따라 바뀌는 글씨 느낌을 알아낸다. 이렇게 전체적 감을 잡은 후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된다. 자음과 모음 쓰는 법, 획의 길이 변화까지.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생활글씨팁’이 있는데 일독을 하고 쓰더라도 각 장별로 연습을 하다가 생활글씨팁을 다시 읽어보면 좋다. 텍스트지만 음성으로 조분조분 설명을 듣는 것 같아서 신경을 다시 끌어모을 수 있다.
이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나만의 생활글씨를 만들어 나가면 된다. 매일매일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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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씨팁10의 마지막 문장을 옮긴다.
"글씨를 잘 쓰게 되면 마음을 더 많이, 더 잘 전할 수 있게 됩니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