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키우는 초등 문해력 - 국어1등급, 미디어 리터러시로 기초체력 키우기
정상근.박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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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사과를 표한다'에서 심심한을 마음의 표현이 깊고 간절하다는 뜻이 아닌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뜻으로 이해한 사건이 있었다. 아이 어른 구분없이 문해력이 떨어져서 큰일이라는 한탄이 일었다. 최근에 또 한번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한 어린이집 교사가 부모들에게 '우천시 장소 변경'이라고 보낸 공지에 우천시가 어디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문해력, 문해력 하는데 문해력이 떨어질 행동들만 하고 있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당위적인 목소리에 수긍은 하지만 그렇다고 실천하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15초 짜리 영상에 익숙해져버렸고 궁금하면 유튜브를 검색하는 아이들이 책을 꼭 읽어야 하냐고 묻는다. 어른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러나 책이든 영상이든 주어지는 정보의 맥락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독해하기 위해 필요한것이 문해력이다. 문해력 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스마트폰으로 키우는 초등문해력>이라는 제목에 놀랄 것이다. 무려 스마트폰으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다? 혹할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난린데 폰으로 어떻게? 저자 정상근 기자와 박수진 기자는 아이들과 함께 미디어 수업을 했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이 나왔다. 제목에 초등 문해력이라고 하니 초등학생 자녀에게 이 책을 읽히면 될까? 그건 또 아니다. 부모가 먼저 읽고 저자들이 한 것처럼 자녀들과 함께 활동해보면 좋겠다.


저자들 역시 서문에서 이 수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숏폼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10분 분량의 지문, 하루 분량의 신문, 일주일 분량의 책을 읽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핸드폰을 잘 활용해 정보를 얻으면서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했다. 일반 부모들이 기자 부모처럼 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스스로 폰 중독 상태라고 생각한다면 잠시 폰을 내려놓고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폰을 활용하는 활동이므로 금방 다시 폰을 들어야 하니 너무 걱정 말고...


목차는 9개의 클래스로 나누었고 다양한 미디어를 도구로 사용하여 아이들의 사고영역을 확장하고자 했다. 최종 목표는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종합 사고력 증진이다. 각 수업 주제마다 목표와 교육 내용, 활용된 미디어 자료의 예시 및 활용법, 사고력 확장을 위한 예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교육을 통해 여러 미디어를 활용해 수집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표현하는데 익숙한 아이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첫번째 클래스는 게임, 놀이를 통해 읽기와 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게임은 아이들과 매우 가까운 미디어 플랫폼이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게임을 활용해 수업을 하여 직접 미디어 플랫폼과 이를 사용하는 자신의 생활 습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게임의 어원과 정의에 대해 알아보고,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주로 하는지 확인한다. 자신의 게임 습관을 돌아보고 게임 규범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생각해 본다. 게임 중독과 적정한 통제의 필요성에 대해 토의한 후 게임 수칙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게임 플랜을 세워 자발적 통제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더해 문해력 증진을 위해 '게임 일기'를 작성해본다.







처음이라 게임 일기 쓰기가 부담스럽다면 부모와의 질의 응답을 통해 스스로의 게임 생활을 돌아보고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면 좋다. 게임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게임의 장단점을 스스로 파악하고 부모가 자신이 즐기는 게임을 놀이 문화로 인정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정서적 교류가 활발해 질 수 있다. 이로써 저자들이 기대하는 바는, 게임을 하며 느꼈던 일시적 쾌감을 게임 이후에 차분하게 돌아보게 하여 스스로 게임을 통제하는 단계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 학부모가 9개의 클래스를 모두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에서 어른들이 눈여겨보고 자신이 먼저 점검해보면 좋을 부분은 각각에서 먼저 던져야할 중요한 질문이다. 각 질문에서 개념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비판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하나하나 정리해보면 그간 얼마나 무방비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했는지 반성하게 될 것이다. 하물며 어른도 그러한데 아이들은 어땠을까.


이 책의 제목에 혹해서 아이들 문해력 향상에 도움받겠다고 선택한 어른들은 적잖이 놀랄 것 같다. 그러나 손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수없이 밀려드는 정보들을 가려 읽을 줄 아는 능력이 하루 아침에 생길리 만무하니 공부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고 살면 안되니까. 책 내용 그대로 해보겠다는 욕심은 살짝 내려놓고 시작해보자. 책 마지막에 각 수업에 사용한 자료들(책, 기사, 영상)을 첨부해 놓았으므로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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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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