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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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들 하지만 우리의 하루는 무수한 텍스트 속에 파묻혀 있다. 우리는 매일 매 시간 무언가를 읽는다. 사람들이 쇼츠 같은 짧은 영상에 중독되어 간다고 하지만 꼭 종이 책을 읽어야 읽는 맛이 난다는 사람들도 있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한 번의 터치는 즉각적인 웃음을 준다. 그러나 두 손안에 쥔 글자 속 마법 같은 세상을 아는 이들은 그것을 놓지 못한다. 현실에서 겪을 수 없는 다양한 경험들이 주는 즐거움에 중독되면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소설가가 구축한 세계로 기꺼이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다.


아일랜드 작가 이비 우즈의 소설 <사라진 서점>은 나를 단박에 아일랜드로 데려갔다. 두 여자 주인공 오펄린과 마서는 100년 전과 현재라는 시차에도 불구하고 남성에게 억압당하며 사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빠르게 감정이입하게 만들었다. 끓어오른 분노 게이지는 자신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둘을 응원하는 팬심으로 선회했다. 마서의 상대역으로 헨리라는 남성이 등장하여 소설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 고구마를 삼킨 것 같은 구간이 있어서 빠른 호흡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불호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서점과 책이 소재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던 책의 매력을 잘 아는 독자들이라면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제목 또한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질 것임을 짐작케 하므로 관심이 갈 것이다. 에밀리 브론테의 사라진 원고를 찾는 세 남녀의 이야기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펼쳐진다. 1921년 오펄린이 파리의 서점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며 헤밍웨이, 조이스와의 교류하는 이야기, 에밀리 브론테가 두 번째 소설을 썼을 것이라는 상상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헨리가 찾으려고 하는 사라진 서점과 마서에게 도움을 주는 보든 부인의 정체를 계속 궁금하게 하면서 500쪽에 육박하는 대장정의 마지막까지 이끌게 만드는 것은 분명 작가의 필력이다. 백 년 전 오펄린이 무기력하게 스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한동안 삽질하는 마서와 헨리 사이가 언제쯤 재점화 할 것인지 기다리는 독자의 인내력도 필요하다.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독자는 해피엔딩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길을 잃었다고 절망하지 말아요. 길 잃은 곳에서 인내하고 기다리세요. 길을 잃는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길 잃은 곳에서 다른 세계가 시작되고, 과거의 아픔이 힘으로 바뀔 수 있답니다. 여러분이 항상 품고 있던 열쇠로 이 특별한 곳의 문을 열어보세요. 여기에 오기만 하면 누구든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여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어요.


오펄린의 책 <길 잃은 곳>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는 마서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꽃 피울 것이다. 이 부분을 읽는 독자 역시 작가의 응원의 메시지로 여길 것이며 <사라진 서점>을 끝까지 읽어냈다는 칭찬으로도 읽힐 것이다. <길 잃은 곳>의 문장 외에도 헨리의 생각이 서술된 부분에서 이 책의 주제를 찾을 수 있다. 고문서 속 옛날 사람들의 인생과 사연을 발굴하는 자신의 일에서 헨리가 깨닫게 되는 지점이다. 우리의 인생이 인간 역사라는 거대한 책의 한 페이지에 불과한데 남보다 성공하여 명예를 얻겠다는 욕망은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처럼 가볍디 가벼운 것이다.


에밀리 브론테가 두 번째 소설을 썼을 거라는 상상에서 출발하여 책과 서점을 소재로 하면서 미스터리적 요소도 가미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단 긴 글 읽기가 버거운 사람들은 앞 부분에서 고전하게 될 터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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