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마을 무지개 학교 샤미의 책놀이터 6
박경희 지음, 불곰 그림 / 이지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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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마을이라니, 고려 사람들이 사는 곳인가? 현재 대한민국에 고려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 있다는 말인가? <고려인 마을 무지개 학교>라는 제목만 봤을 때 이런 궁금증이 일 것이다. 그 답은 이 동화를 읽으면 금방 알 수 있다. 고려인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 어른도 있을 테니 이 책은 학부모나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박경희 작가가 곳곳에 배치해 놓은 깨알 정보들이 고려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컨대 3년간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재외동포 비자,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의 음식과 문화, 이국에서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고 살아가는 고려인 4, 5세 등등.


이야기의 시작은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소년 사샤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장면이다. 사샤의 꿈은 할아버지의 나라에서 BTS 같은 아이돌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샤가 살게 될 광주의 고려인 마을은 기대했던 것보다 초라했다. 사샤가 다닐 무지개 학교에는 고려인뿐 아니라 탈북자, 몽골, 중국, 베트남에서 온 아이들이 있다. 사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줄 빛나 누나는 한국인인데도 무지개 학교에 다닌다. 사샤는 4학년으로 배정이 되었는데 선생님 말씀은 외계어 같았고 진수라는 아이는 사샤에게 불쾌한 첫인상을 남긴다.


동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가족관계나 교우관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오해가 중첩되어 갈등이 고조되다가 어떠한 계기로 해소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주인공은 한뼘 성장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등장인물이 고려인이고 배경이 무지개 학교라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 동화로 고려인과 무국적자, 다른 나라에서 온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어린이 독자들은 어린이 등장인물에게 공감하고, 이질적인 부분에서는 그들을 이해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런 간접 경험은 어린이 독자들이 앞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났을 때 그들을 편견 없이 바라보게 해 줄 것이다. 또 일제의 조선인 강제 징용과 소련의 강제 이주 정책에 대해서도 알게 될 것이다.


무지개 학교 학생들은 고려인 마을을 소개하는 고려인 마을 무지개 축제를 준비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도 다져나간다. 축제의 마지막, 사샤와 온희, 진수가 아리랑을 부른다.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하늘에 쌍무지개가 떠올랐다. 7개의 빛깔이 어우러지는 무지개가 쌍으로 피어나는 장면은 무지개 마을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어우러져 살아가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을 담은 것 같다. 모두가 제 색을 빛내지만 조화롭도록 말이다.


탈북 청소년이 등장하는 동화를 많이 써온 박경희 작가가 이번 책에는 고려인 후손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우리나라에서 이들을 다룬 작가로는 그가 독보적이다. 우리가 한민족을 강조하면서도 배타적으로 대하는 존재들을 박경희 작가는 늘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안는다. 그의 주인공들은 비굴하지 않고 강단있다. 극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게 만든다. 사샤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도하며, 박경희 작가에게도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계속 건필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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