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꼭지에서 내 고질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유사한 인생여정을 밟아왔는데 그러한 삶을 책으로 펴내는 이가 있고 그러지 못하는 (나같은)사람이 있구나.
그렇다면,
나는 글을 왜 쓰는가?
무슨 글을 쓰고 있는 건가?
몇 년 전부터 계속 고민해왔는데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에서 그는, 75세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구로다 나쓰코'를 예로 들면서 "도무지 이길 수 없는 마음의 충동" 이라고 했다. '어딘가에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는 믿음, 비슷한 경험 속에 피어오른 낙심을 위로하고 행복은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 글쓰기로 이끈'단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1인 여기 있습니다!
서로 위로하고 행복을 나누고 싶은 마음?
나는 그런 마음으로 쓰는가?
내가 블로그에 발행하는 글은 대부분 책 리뷰이다. 소설이나 에세이를 쓴 게 아니다. 그럼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 "비슷한 경험 속에 피어오른 낙심을 위로하고 행복은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 을 들게 할까...
모르겠다.
그러나 합리화 해본다.
내가 쓴 책 리뷰가 누군가에겐 어떤 의미로든 도움이 된다면 비슷한 것일 수도 있겠다고. 그러려면 진심어린 리뷰이어야 할것이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예전 작가 교실에 다니며 들었던 말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좋은 문장 ,멋진 캐릭터, 탄탄한 플롯도 중요하지만 더 강한 것은 글에 들어 있는 에너지'라는 의미의 문장이었다. 다른 작가들의 수려한 문장에 기죽고, 너무 평범한 것 같은 자신의 이야기에 주눅들 때마다 제 안의 진심과 에너지를 똘똘 뭉쳐서 한 꼭지 한 꼭지 담으려고 애썼다고 한다.
나는 내 글에 진심과 에너지를 담으려 했는지 생각해본다. 책 리뷰에 100프로 담기 어렵다면 이젠 다른 글을 써야 할 때가 아닌가. 무엇이 되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