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키 창비아동문고 332
전수경 지음, 우주 그림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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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전에 애애앵~ 하는 소리가 들리면 자동 반사로 손을 휘젓거나 두 손바닥을 맞부딪쳐 잡는 시늉을 한다. 손아귀가 텅빈 걸 확인하면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살충제를 찾아 뿌리곤 했다. 모기만큼 잡아 죽여 마땅하다 여기는 생명이 있을까? 이러한 인간중심적 관점을 흔드는 동화가 출간되었다. 2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대상 수상작인 전수경 작가의 <무스키>.


모기에 물리면 심각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스키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주인공 수호는 친구들과 감정 교류를 잘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어느날 수호가 은빛 날개를 가진 모기에 물린 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알레르기 증상은 없었고 오히려 후각이 예민해졌다. 그 모기는 뎅기열을 일으키는 흰줄숲모기인 줄 알았는데 아카라는 외계 행성에서 온 무스키였다. 수호는 무스키와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해결하게 된다.


SF적 상상력을 모기와 연결한 이 동화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배경지식과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인간의 시각으로 보면 모기가 해충이지만 생태 안에서는 그 어떤 곤충도 해충일 수 없다는 사례들과 시드볼트, 모기의 종류, 이동식 모기 측정기 등의 정보도 알려준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누군가를 혐오한다는 것이 얼마나 일방적이고 편협한 태도인지를 반성하게 한다. 우리는 자신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 상대를 외면하고,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면 멋모르고 동참한다. 자신의 잣대에 어긋나면 서슴없이 틀렸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대상(사람 포함)의 단면을 보고 섣부르게 단정 짓고 평가하기보다 찬찬히 다각도로 바라보려는 태도가 절실하다.


<무스키>를 읽은 어른들이 먼저 반성하고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눠보자. 수호가 무스키와 소통하면서 친구들과 소통을 잘 할 수 있게 되고 세상을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듯 어린이 독자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곤충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라면 모기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도 생길 것이 분명하다.


p.120

무스키는 인간이 생태계에서 가장 교만하고 독선적이라 했다. 작은 생명체들을 함부로 죽이고 다른 동물들과 협력하지 않는다고 했다.


p.164

징그럽고 귀찮고, 때로 인간에게 유해한 동물을 마주할 때가 있다. 비 온 뒤 거리에서 만나는 지렁이, 교실 구석에 사는 공벌레, 공터에 자주 등장하는 송충이, 아빠 차에 똥을 누는 비둘기, 학원 건물들 사이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쥐 등이다. 그들을 보면 소리 지르며 피하면서도 한 가지는 기억하려고 한다. 모든 생명은 생태계라는 큰 우주 안에서 반드시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가 있으며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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