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욕심이 생겼어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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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을 재미있게 쓰고 싶다. 웃길 수 있으면 좋겠다. 웃기는 건 너무 큰 욕심 같아서 그보단 조금 작은, ‘재미있는글에 살짝! 욕심을 냈다. , 이것도 큰 욕심인가?재미있게 쓰는 건 어렵다...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는 어떤 욕심이 살짝 생겨서 이런 제목의 책을 냈을까?

 

<있으려나 서점>을 재미있게 읽어서 신간 <살짝 욕심이 생겼어> 서평단에 신청했다. 작가의 그림은 좀 못난 듯하면서도 정감이 있다.

책 표지 그림을 모두 다르게 구성했다.



 

이 책 각 장의 끝에는 작가의 스케치만 있다.



 

그렇다. 작가는 이 책을 준비하면서 스케치를 해설 없이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출판사와 충돌은 있었지만 욕심이 충족되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스케치들도 있으니 너그럽게 양해해달라고 첫 부분에서 밝히고 시작한다. 궁금해서 스케치만 있는 페이지를 먼저 열어보았다.



역시 귀엽고 재미있는 그림체! 이번엔 아기, 어린이 그림이 많아서 더 그렇다. 스케치 보며 실실 웃다가 앞으로 다시 돌아가 텍스트 읽기를 시작했다.

 

이 책은 3장으로 구분했고 각 장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1장 집에서도 밖에서도 욕심이 생겼습니다.

 

2장 부모와 자식이 함께 욕심을 부렸습니다.

 

3장 아침부터 밤까지 욕심을 부렸습니다.

 

 

작가는 역시 주위에 관심이 많고 상상력도 풍부한 것 같다.

 

글쎄 말이야, 그것만 해도 15퍼센트래!”

 

작가는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대화에서 저 말이 귀에 팍 꽂혔다. 대체 뭐가 15퍼센트일지 너무 궁금해졌다고. 그리고 이런 순간을 만날 땐 기분이 좋아져서 내일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단다. 세상에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카페에서 큰소리로 말하는 것이 소음이 아니라 기분이 좋아진다니, 세상에 버릴게 없다니 이건 초긍정의 마인드다.

 

이처럼 작가는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아낸다. 나는 남이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일단 얼굴부터 찌푸린다.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에겐, “저기요, 여기 당신 집 안방 아니거든요.”라고! 마음속으로 말한다... 나는 남의 잘못 지적질할 생각부터 떠오르니 역시 작가와는 차원이 다르다. , 갑자기 생각났는데 세상에 지적받을 짓 하는 상황 모음집을 써보는 건 어떨까? 꼭 좋은 것만 써야한단 법도 없잖아? , 책으로 내겠다는 뜻은 아니다. 블로그에 끼적거리겠단 거지.

 

작가는 꼬리도감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세상 곳곳에 꼬리들이 나와 있다고, 작정하고 찾아보면 세상 비밀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고. 작가가 수시로 스케치해둔 것이 꼬리가 될 수 있고, 사람들의 행동을 자세히 보고 왜 그럴까 의문을 가지고 그것을 꼬리삼아 살살살 잡아당기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딸려나온다는 것이다. 내버려두면 그저 꼬리에 불과할 테지만 실제로는 더욱 풍성하고 커다란 것의 일부이다. 그럼 꼬리에서 무엇을 읽어내면 좋을까?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꼬리를 끌어당기는 주체는 나 자신이므로 본체에서 무엇을 읽어낼 수 있는가도 자신의 센스와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작가처럼 관찰력 있는 사람은 꼬리를 발견할 수 있고 그 꼬리를 잡아당기며 의외의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책의 그림이 귀엽고 내용이 짧다해도 내용과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곰곰 생각해봐야할 것들, 나에게 대입해볼만한 내용들이 많다. 작지만 큰 책이다.

 

텍스트를 다 읽은 후 스케치 모음만 다시 보다가 좀 놀랐다. 처음에 스케치 모음을 볼 때 보지 못했던 것, 그 그림에 맞는 글이 보이는 거다. 그림에 어울리는 문장 또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재미있었다. 내 맘대로 스토리가 작가의 의도와 다를지라도 뭐 어떤가, 작가는 어차피 모를 텐데.

 

글자 있는 스케치 중에 맘에 드는 것 두 가지를 골랐다.



 

책꽂이에 다 못 꽂고 책상과 바닥에 쌓아두는 지금 내 상황과 비슷하다. 쌓여가는 책들을 보면 만족과 죄책감이 공존한다. 이 무슨 욕심인가 싶다.

 


안 좋은 상황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 비관적인 태도라니... 그러니까! 비관적인거 모음집 써보자고~~

 

재미있는 그림 보며 조금 깊은 생각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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