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더의 상상력 - 영웅과 우상의 시대를 넘어서
심용환 지음 / 사계절 / 2022년 1월
평점 :

20대 대통령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지역 일꾼을 뽑는 지자체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보다 대선에 시선이 집중된다. 그것은 투표율이 증명한다.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리더이니 그만큼 관심이 많은 것이다. 대선 시즌에 발맞춰 리더에 관한 책 <리더의 상상력>이 출간되었다.
역사학자 심용환은 이 책에서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10년을 다룬다. 그는 현재 우리가 생활하는 세계의 대부분이 두 대통령 시기에 만들어졌으며 그들의 리더십이 대한민국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두 대통령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 책에 대해 성급한 평가, 혹은 시류에 올라타려는 의도가 아닐까 회의적 시각으로 볼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이에 서문의 일부를 인용한다.
김영삼과 김대중의 시대를 들여다보는 일은 새로운 영웅 만들기나 우상화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헌법에 따라 유한한 권력을 손에 쥔 리더가 어떤 성과를 이룰 수 있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일이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냉철하게 살펴보려는 시도이다.
이 책은 5장으로 구성했다. 1,2장은 독재 시절 대한민국 현대사와 김영삼과 김대중이 각각 대통령이 되기까지 걸어온 삶을 살펴본다. 3~5장은 각각 재임 시기에 실행한 개혁과 정치·사회의 변화상을 분석하고 있다. 각 장을 시작하는 첫 장에는 제목 아래에 두 대통령이 함께한 혹은 역사적 사건의 사진을 첨부했고, 그 뒷 장은 연표로 만들었다. 중간에 연도를, 좌우에 YS DJ의 행적을 병렬로 실어 한 눈에 보기 용이하다.
이 책은 현대사 교과서라 해도 무방하다. 우린 보통 투표권이 주어지는 나이가 되면, 것도 대통령을 뽑을 때가 되어서야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니 투표하기 전의 대통령이 한 일에 대해선 잘 모를뿐더러 투표에 참여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당선된 대통령이 한 일은 잊어버린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저자의 말대로 두 대통령이 이루어놓은 토대 아래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거의 잘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대통령 이야기가 아니라 1990년대 후반 10년 동안의 정치, 역사 교과서라 부르기에 충분하다는 뜻이다.
김영삼(1993.2.25.~1998.2.24.) | 김대중(1998.2.25.~2003.2.24.) |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개혁의 가치를 다시 쓴 리더 | 표류하는 국가의 키를 잡고 정부의 역할을 재창조한 리더 |
- 대한민국 임시정부 및 4.19혁명 성역화 - 5.18을 비롯한 국가 폭력 과거사 청산 - 하나회 숙청 및 전임 대통령 사법 처리 - 금융실명제 및 부동산 실명제 전격 실시 - 정치 개혁법 및 지방 자치제 도입 | - 재벌 개혁 및 조사정 대타협 시도 - IT 벤처 신산업 육성 - 남북 관계 및 한일 관계 재조정 - 동아시아를 포괄하는 국제 협력 모델 창조 |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6대 대통령 선거 때부터다. 노무현이 누군지, 민주당 소속인지도, 정몽준과 단일화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도 몰랐다. 그는 내가 처음으로 마음을 준 정치인이었고 그가 어쩌다 대선 후보가 되었는지도 관심을 가진 후에야 알았으니 노란저금통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은 너무 늦은 후회였다.
그러니 위 표처럼 그 전 두 대통령이 이룬 성과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그것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켰는지도 몰랐다. 오늘날 정치와 사회 전반이 이 정도로 깨끗해 질 수 있었던 초석은 김영삼 대통령 시기에 닦아놓은 것이고,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게 된 것도 김대중 대통령 덕분이다. 대통령의 이야기이지만 그 시기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대한 내용이므로 이렇게 10년을 압축하여 정리해 놓은 이 책은 정치에 대해 궁금한 사람 누구나 교과서 삼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또한 두 대통령이 독재시절에 어떤 고초를 겪었고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어떻게 헤쳐나오며 정치적 내공을 쌓았는지 알 수 있다. 최동석 인사조직 연구소장은 정치인의 말(공약)을 보고 뽑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가 과거에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며칠 전 열린공감TV와의 대담에서 아첨어린 말을 믿고 경찰총장에 중용한 문정부의 무능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말만 앞세운 그와 그의 아내는 그저 사기꾼에 불과하다고 했다. 정치적 내공을 쌓은 적도 없는 망나니 같은 칼잡이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니 대통령이라는 이름 자체에 불경이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서 리더의 상상력을 이렇게 말한다.

대선 시즌에 리더의 조건에 대해, 리더가 가져야 할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 보기 좋은 책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