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신간 <나나>는 독특한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었다. 10월 1일 정식 출간될 이 소설은 제목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데 출판사에서 공개한 해시태그로 작가를 유추해보는 재미를 주었다. #페인트 #아몬드 #위저드베이커리 는 모두 창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니 #나나 도 수상작일지 아니면 기존 이 문학상 출신 작가의 신간일지 예상해보았다.
사전 서평단용 표지에 ‘소설Y 대본집 #01’이라는 문구를 넣고 대본집처럼 만들어서 좌우가 아닌 위아래로 넘기게 되어있다. 기존 책과 다른 스타일로 편집을 한 점이 신선했는데 출간될 책도 동일하게 나올지 역시 궁금하다.
#영혼가출 #K-영어덜트 라는 해시태그는 남녀 두 주인공이 고등학생이라서 학생들이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물론 어른에게도 해당된다. 그동안 창비 청소년문학 수상작들이 나이 구분 없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니 이번 책도 그 대열에 합류할 것 같다.
책 내용 외에 다른 설명이 너무 길었다. 그간 사전 서평단으로 받았던 책들과는 구별되는 지점이 있어서 그 소개를 다하려는 욕심이 컸다.
처음부터 사고다! 버스가 가로수를 들이받으며 책이 시작된다. 남녀 고등학생 두 명. 은류와 한수리의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오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식물인간 그런 거 아니다. 몸은 다친 데 하나 없이 멀쩡해서 바로 정상생활을 시작하지만 둘의 영혼은 이미 몸에서 나와 있는 상태가 된다. 자신의 몸이 영혼 없이 루틴대로, 몹시도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걸 지켜보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어벙벙하게 지켜보는 둘에게 선령이 다가와 말을 건다. 애들이 깜짝 놀라 저승사자인지 뭐 그런거냐고 묻자 자신은 살아있는 영혼을 사냥한다며 저승사자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한다고 말한다.(선령 : 사냥할 선獮 영혼 령靈) 선령은 영혼 털린 영혼?에게 이 황당한 상황을 이해시키고 틱틱거림과 토닥임을 같이 하는 츤데레같은 역할을 한다.
둘의 영혼이 일주일 안에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들어가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 그걸 이 리뷰에서 다 풀수는 없고...
주인공 소개부터~~ 로사여고 2학년 한수리는 엄친딸의 대명사다. 그런데 영혼없이 잘만 살아가는 자신의 몸을 보고 있는 영혼 수리는 답답하고 기막혀 한다. 어서 몸 안으로 들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류는 자신이 살아있는 게 죽은 동생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보니 자신의 몸으로 되돌아가는 것에 그리 관심이 없다.
여기까지 보면 둘의 상황이 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각자 자신의 삶을 지탱해나가기가 너무나 버거웠고,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두 고등학생의 생각을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세계관은 독자의 나이와 상관없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