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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왜 그래 - 영화 속 그 음악
더라이프 [클래식은 왜 그래] 제작팀 지음 / 시월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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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미디어로 만들어내고 있다. 웹툰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건 이제 대수롭지도 않은 일이 되었다. 활자를 영상화하는 건 빈번하지만 그 반대는 거의 보지 못했다. 영상을 책으로 출간한 케이스가 있어서 읽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장르다.
책 <클래식은 왜-그래>는 더라이프 채널의 프로그램 <클래식은 왜그래>의 텍스트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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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가 “영화 속 그 음악”이라서 딱 내 취향인 책이었고 최근에 만난 클래식 책 중에 가장 알찬 책이었다. 책 대신 유튜브에서 모든 걸 배운다는 세상인데 영상을 책으로 만들면서 우려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보였다. 비주얼에서 흥미를 놓지 않게 하려고 사진은 모두 컬러로 사용한것 같다.(비용을 생각했다면 올컬러는 힘들었을 것!) 텍스트에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내지 색상에 변화를 주었고, 표 활용처럼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클래식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QR코드이다. 이론적인 내용이나 음악가에 대한 것은 텍스트로 읽어도 무방하지만 아무리 설명이 있다해도 연주를 직접 보아야 감흥이 온다. 글자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요즘 클래식 책에는 모두 QR코드가 삽입되어있다. 그런데 여기서 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누가 지휘하고 연주하는 영상을 볼 수 있게 해두었느냐가 책의 퀄리티를 결정한다.
클래식 책들은 계속 진화중이다. 작년에 출간된 클래식 책 중에는 QR코드가 없는 책도 있었고, 있더라도 연결된 영상이 실망스런 경우도 있었다. 가장 NG였던 책은 저자가 욕심을 너무 부린 경우였다. 저자가 연주자였는데 자신이 직접 연주를 하는 영상이 QR로 연결되어 있었다. 연주만 하면 다행인데 설명을 한 게 NG였다. 부끄러움은 왜 독자몫이어야 하는가... 연주자가 아나운서가 아니니 매끄럽지 못할 수도 있지만 자신도 쭈뼛거리는 게 너무 표가 났다. 그런 식으로 영상을 만든 출판사가 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다른 책들의 NG사례를 나열한 이유는 이 책 <클래식은 왜-그래>는 그런 오류들이 모두 클리어된 상태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굳이 아쉬운 점을 하나 꼽으라면 추천음반이 없다는 것이다. 한 장안에 여러 곡의 QR코드를 삽입해 두었기 때문에 각 곡마다 추천음반을 다 소개할 순 없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아주 유명한 곡일 경우 비교감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은 지휘자 스타일에 따라 빠르기나 악기의 강조가 다르므로 유명한 음반 3~4개 정도는 소개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6장에서 영화 <불멸의 연인>을 다루며 베토벤의 주요 곡을 소개했다. 5번 교향곡은 어떤 지휘자일지 기대하며 QR로 들어가보았다. 1960년대 초반 번스타인이 뉴욕필을 지휘한 음반이었다. 같은 뉴욕필의 연주지만 30년 전인 1933년 뉴욕필을 지휘한 토스카니니의 5번 교향곡은 번스타인의 지휘보다 1.5배속 빨리감기의 느낌이다. 토스카니니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연주다. 같은 곡이라도 이렇게 느낌이 다르다. 이 책이 입문자를 위해 쉽고 재미있게 만든 책이라고 했지만 아닌 사람이 읽을 수도 있으니 작곡가의 가장 유명한 곡 하나쯤은 추천음반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이제 한 장의 구성을 살펴보자.
첫 번째 초대장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와 비발디이다.
첫 페이지에 포스터와 결정적 장면을 사진으로 배치했고, 영화 소개는 텍스트다. 어떤 장면에서 어떤 곡이 쓰였는지를 읽으면서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해준다.
장면은 알겠는데 음악은 모를 가능성이 높다. 영화를 본지 오래되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럼 바로 QR로 들어가면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배경음악을 들으며 텍스트를 읽으면 영화가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사실! 그렇게만 하고 넘어가면 좀 아쉽지 않을까? 왜냐! 이 책은 클래식 책이니까 그 음악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으니 읽어보고 음악을 끝까지 다 들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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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여기서 단점 아닌 단점! 책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진다는 것이다. 장면 설명 하나 읽고 음악 찾아서 듣고 그러다 보면 한 장을 읽는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므로 아예 내려놓으시라~~ 이 책은 빨리 읽는 책이 아니다! 빨리 읽기에 어울리지 않는다! 뭣이 중헌디!! 영화에 어떤 작곡가의 어떤 곡이 쓰였는지를 알고, 클래식 곡을 감상하려는 거 아니었나? 그렇다면 빨리 읽기는 의미 없다. 텍스트로 영화와 음악을 읽은 후 영상으로 음악 공부를 하고, 다시 영화를 보면 감동과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에는 클래식 꿀팁과 좀 더 아는 척하고 싶을 때 써먹을 내용들까지 깨알같이 들어있다.
😝깨알재미 예!😝
⬇️ 무슨 숫자일까?
쇼팽 1.7
슈베르트 1.54
모차르트 1.5
베토벤 1.62
리스트 1.85
혼자 읽는 것도 재미있지만 옆에 있는 사람이나 아이에게 퀴즈를 내보거나 OO는 왜그래 코너의 MSG 버무려진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겠다. 음악책이지만 여러모로 활용해 볼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이 프로그램이 궁금했다. 사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다. 영상도 재미있었다. 책읽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 보면서 더 좋다고 할까봐 살짝 걱정됐다. (책 만든 사람도 아니면서 별 걱정을 다!ㅎㅎ) 내가 활자중독자라서 책에 더 마음이 기우는 건 맞지만 이 책이 그만큼 웰메이드라서 그렇기도 하다.
책에서 다룬 영화들은 다 봤는데 사용된 클래식 곡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 오래되어 그런 것 같다. 다시 보며 음악 확인하고 싶은 영화는 <인생은 아름다워>다. 이 영화를 볼 당시 나는 오펜바흐가 누군지 몰랐으며 그가 작곡한 음악이 이 영화에 쓰였다는 것도 당연히 몰랐다. 그래도 음악이 좋았다는 기억은 있다. 오펜바흐라는 작곡가를 모르는 사람들이 ‘오펜바흐는 왜 그래’ 코너를 읽으면 간략하게나마 그의 일생을 알게 된다. 물론 다른 작곡가들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클래식 입문자를 포함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깨알재미 예!😝
숫자는 뭥??
➡️ 땅에서 하늘로 잰 높이!!(meter 표기~)
😁😝😝🤣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