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서혜정.송정희 지음 / 페이퍼타이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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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낭독> 1가끔 서툰 나에게는 서혜정 성우가 썼다




위 내용을 읽다보니 김영하 작가가 예전에 팟빵에서 했던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그 프로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내 베개맡에서 들리던 김영하 작가의 목소리는 기억하고 있다. 분명 불특정 다수를 위한 방송이었는데 나만을 위해 책을 읽어주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서혜정 성우는 낭독을 함으로써 자신의 마음밭을 촉촉하게 만들 수 있다며...

독자들에게도 권유한다.





2장은 손정희 성우가 썼다.

그는 연극배우에서 성우로 전업을 했는데 자신이 성우로서 자질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만두려고 했을 때 선배가 이렇게 말해 주었다고 한다.


정희야, 너 그런 휘황찬란한 선배들이 네가 가진 열정과 신선함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니? 그들은 못해. 오히려 사람들은 너의 감성이 부러울 거다. 그러니 그냥 밀고 나가.”


그제서야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지금의 자리에 서있게 되었다.


2장의 제목은 '귀 기울여 본다' 이다. 이 장에서는 낭독의 노하우보다는 듣고, 침묵하고, 느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목소리를 들으라는 것 같았다. 저자의 목소리, 상대의 목소리,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까지. 물론 낭독을 하면서! 천천히 천천히... 그렇게 감동을 느껴보라고!




낭독을 하기 위해 이 책을 고른 사람들을 위해 손정희 성우가 알려주는 방법 하나를 공개한다. 자신의 목소리 확인하는 방법이다.

1. 읽을 책을 선택하고 하루에 5~10분씩 소리내어 읽기

2. 녹음하기

3. 녹음한 파일을 들으며 잠들기

4. 15일이 지나고 비교하기

5. 30일이 지나고 비교하기

6. 반복학습하며 좋아진 목소리, 발성 확인하기


성우나 아나운서가 되려는 사람들이라면 전문 교육기관을 찾아야 하겠지만, 독서활동을 다양하게 해보고 싶은 사람들, 그중에서 소리내어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꽤 도움이 될 것이다


3장 나에게, 낭독에는 시, 소설, 동화, 판소리 등 낭독하기 좋은 글 16편이 실려 있다. 이 글들중 하나를 골라 위 방법을 순서대로 해보면 된다. 나도 시작해보았다. 3 처음에 수록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부터 낭독해보았다. 배경음악은 리스트의 '위안'을 틀었다. 난 이내 고양이가 되었다. 차분한 피아노 소리와 달리 경쾌하지만 시니컬한 고양이가 되었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가 쓴 편지를 읽었더니 씩씩해졌다.


4장 우리들의 목소리 에는 대표 질문이라 할 만한 것 6개에 대한 답들인데 이론과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팁이 공개되어 있다. 그 중에서 낭독초보자들이 참고하면 좋을 내용 하나를 옮겨본다.


Q. 호흡을 조절하고 집중하는 법이 어렵습니다. 어디서 멈춰야 하고 어디까지를 붙여서 읽어야 할지 고민이고요. 성우들은 어떻게 연습하나요?


A. 호흡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내용과 감정은 어디론가 흩어지고 물속에서 살려고 버둥대듯 그저 빠르게 읽어내려가기에 급급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런데 평소 우리는 호흡을 의식하며 살지 않아요. 즐겁게 이야기할 때를 떠올려 보면 신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낯선 텍스트로 인한 긴장과 두려움이 호흡에 영향을 주는 것이에요.


성우는 처음 보는 글도 누구보다 빨리 분석하고 소화해서 표현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성우 초창기 시절에는 현장에서 바로 대본을 받아 녹음하는 것이 참 힘든 숙제였어요. 한 선배는 한 대본을 100번씩 읽으라는 조언을 하시더라고요.


맞습니다. 무조건 많이 읽어보고 녹음해서 모니터링하고, 또 수정하는 시간을 거듭해야 글이 내 눈에 본능적으로 들어오는 때가 옵니다. 하지만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막막할 거예요.


먼저 묵독을 시작하세.

묵독을 마친 후에야 입 밖으로 소리 내어 읽는데, 이때는 텍스트에만 집중해서 읽어보세요.

읽다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서는 잠시 멈추세요. 앞뒤 문맥을 살펴 뜻을 파악합니다. 온전히 와닿도록 몇 번 더 반복해서 읽어요.

발음이 힘든 부분에서는 장단음과 발음 기호를 찾아서 입에 잘 붙을 때까지 읽어봅니다. 연필로 체크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읽는데, 이번에는 텍스트를 완전히 이해한 나로서 낭독해봅니다.

3~5분 정도 녹음을 한 후, 눈을 감고 내 낭독이 귀에 잘 전달되는지 소리만 들으며 모니터링합니다.

이번에는 텍스트에 눈을 두고, 귀를 열어 소리를 들으며 비교합니다. 내용에 맞게 잘 읽고 있는지, 끊어 읽기와 붙여 읽기,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세요.

만약 어색한 곳이 있다면 그 부분을 신경 써서 녹음하고, 다시 들어봅니다.


텍스트와 친해져서 나의 마음이 글과 함께 흐르게 하면 어느새 긴장이 줄어들고 편안한 상태가 찾아옵니다. 그러면 쉬어야 할 때를 자연스레 찾아 안정적으로 호흡할 수 있을 것입니다.

 

텍스트와 친해져서 자연스러워지면 안정적 호흡이 된다고 하니! 선배가 100번씩 읽으라고 했다는 게 연습의 정석인 모양이다. 이번 장 마지막에는 낭독에 참고할만한 사이트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5장에서는 30일간 실천해볼 수 있는 미션을 제공한다. 그리 어렵진 않다. 8가지 방법을 참고로 낭독을 하면서 5장 미션을 수행해보자! 혼자서 책 한 권으로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혼자가 심심하다면 친구나 독서모임에서 같이 해보는 것도 좋겠다. 아니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매일 5분씩 낭독해보는 건 어떨까. 혼자 녹음하는 것과 상대에게 읽어주는 소리를 녹음한 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들어주는 상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가 다르다는 걸 확인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또한 5장의 미션은 꼭 낭독을 실천하지 않더라도 해 보면 좋을 것들이 많다. 그 중 몇 개를 소개한다.

- 자고 일어나서 시 한 편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 나의 숨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깊은지, 가쁜지, 느린지... 숨의 흐름과 움직임을 지켜보세요.

- 10년 전의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짧게 편지를 쓰고, 목소리로 전해주세요.

 

5장의 지시 몇 개를 따르면서 발견한 사실 하나! 세상에! 한 달 전에 시작한 슬로리딩 활동 책 <다정한 매일매일>을 낭독해보려는 생각조차 안 했다니... 하여간 이 놈의 급한 성질이 문제다. 그래서 나에게 낭독을 해주고 있다. 아무도 내게 책을 읽어주지 않으니 내가 나에게~~ 그동안 활자는 내 눈동자를 스쳐지나갔지만, 낭독은 그들이 내 마음에 좀 더 길게 머무르게 해주었다. 나에게, 낭독은 글과 깊게 만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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