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수업 - 조그맣고 꿈틀거리지만 아름답고 경이로운 생명
김태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산 출신의 김태우 곤충박사가 쓴 책 <곤충수업> 리뷰입니다. 책 제목이 곤충수업이니까 퀴즈 하나 들어갑니다.(이하 퀴즈는 책 내용 그대로 발췌)

처음부터? 갑자기?

네,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갑분 퀴즈, 시작합니다!!




아래 사진은 뭘까요?



네~~ 번데기, 맞습니다.

이 정도도 모를까봐 싶으셨죠?

그럼 어떤 곤충의 번데기일까요?

흐음... 곤충 박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요?




바로 호랑나비의 번데기입니다.

번데기와 성충의 모습이 천지 차이지요?

처음에 인용한 체호프의 문장도 ‘곤충의 변신은 무죄’라는 챕터의 서두에 나오는 것입니다. 저자는 각 챕터마다 곤충과 관련된 잠언같은 문장들을 첨부해 두었는데 곤충에 대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언급했다는 건 또 처음 알았습니다. 그 문장들만 모아두고 한 번씩 꺼내 읽어도 겸허함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좀 재밌는 퀴즈입니다.

아래 사진 중 진짜 새똥은 몇 번일까요?




아, 너무 쉽다구요?

좀 헷갈린다구요?

그렇죠, 1번과 4번이 헷갈릴 겁니다. 2,3번은 발이 확연하게 보이니까요.

정답은 4번입니다.

나머지의 이름은 직접 찾아보세요!

라고 하면 화나겠지요?


워워~~ 알려드리겠습니다!

1번은 민새똥거미, 2번은 배자바구미, 3번은 새똥하늘소입니다.

이 곤충들은 왜 새똥과 비슷한 모습일까요?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곤충의 천적이 새이기 때문이지요. 새들이 가장 관심 없어하는 게 자신이 싼 똥입니다. 그래서 많은 곤충들이 새똥을 닮았습니다.

퀴즈 재미있지요?(강요인가?네, 그렇습니다!ㅎㅎ)

책 제목이 곤충수업이니까~~

마지막 퀴즈, 하나 더 나갑니다!





위 사진 중에 진짜 개미는 몇 번일까요?

앗, 너무 쉬웠나요?

이번엔 사진을 좀 더 집중해서 보셨죠?

이게 뭐라고~~ (이건 리뷰도 아니고 퀴즈도 아니여~ㅎㅎ)

퀴즈니까 맞추고 싶은 욕구가 막막 생겨나지요??

저는 정답 보기 전에 이렇게 유추해봤습니다.

4번은 색깔이 아닌 것 같고, 3번은 개미라 하기엔 다리가 너무 길어서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 1번 아님 2번이 정답인데요. 거참... 헷갈리더라구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정답을 봤더니 신기하게도 이름에 모두 개미가 들어가 있어요!

왜 그럴까요?

개미는 생태계에 흔한 존재지만 공격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개미의 모습을 흉내 내는 곤충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럼 퀴즈 인 퀴즈로 번외 질문할까요?

아래 이름과 위 사진의 곤충을 매칭시켜보는 겁니다.


곰개미, 개미거미,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개미벌

자연으로 나가지 않고, 책으로 이름 맞히기만 해도 재미가 쏠쏠 하지요~~

그렇습니다. 이 책은 곤충박사답게 김태우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가 곤충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에이, 곤충수업인데 어른이 뭐하러 읽느나! 구요? 초등학생이나 곤충에 대해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을 책 같다구요? 혹시 제목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출판사가 좀 잘못한 것 같군요. 이렇게 재미있는 책에 ‘수업’이라는 제목을 붙이니 학습적인 내용이라고 오해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좀 더 관심을 끌만한 제목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그런데! 아까 개미 이름 맞히는 퀴즈, 왜 정답 안 알려주냐?’

이렇게 생각하셨다면! 당신은 퀴즈 매니아!!

정답은 이 리뷰 마지막에 알려드립죠!

앗, 다음 내용 스킵하고 맨 뒤로 가지 마시구요...(please!!)

책 소개 더 읽어 보시고 마지막에 확인해 주세요!!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각 장의 제목을 보면 책 제목만큼이나 말하고자하는 바가 명징합니다. 그러니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고요, 제목 보고 궁금한 내용 먼저 읽어도 됩니다. 각 장의 제목만 소개하려다가 챕터의 소제목까지 보이게 사진 찍었습니다. 소제목을 보시면 궁금해서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벌은 이유 없이 쏘지 않는다’에서는 저자가 겪었던 벌 관련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 교회 수련회에서, 현장학습 나가서, 북한산에서 곤충조사 후에 겪은 일등 여러 가지인데 일상에 도움되는 상식도 얻을 수 있습니다. ‘벌이 공격할 때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어야 한다’는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라고 합니다. 한 마리라면 몰라도 벌떼가 쏟아져 나올 때는 무조건 그 자리에서 멀리 벗어나는 게 상책입니다. 벌이 떼로 덤비는 것은 벌집 속에 있는 더 많은 애벌레를 포함해 자기 집단을 방어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벌집으로부터 멀리 달아나면 더 이상 쫓아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벌쏘임 사고 예방을 위해 검정색 옷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2018년 국립공원 연구원에서 실험을 했는데 여러 가지 색상 중 검정색이나 진한 갈색을 공격했다고 합니다. 벌의 공격성은 곰 같은 덩치가 큰 야생동물에게 대항하기 위해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야외에서 음료수를 마실 때 한 눈을 판 사이에 컵이나 캔 속으로 벌이 들어가는 일이 종종 생기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렇게 벌에 관련된 내용을 읽다보니 제가 궁금해 하던 게 떠오릅니다. 산에서 벌꿀을 채취하는 것을 TV에서 종종 보게 됩니다. 어제도 높은 나무 안에 있는 꿀을 채취하는 장면을 봤는데요, 아래 사진처럼 나무에 벌집을 만들어 꿀을 모아둔 것을 목청이라고 부른답니다.






목청은 벌들이 몇 년씩 걸려 모은 야생꿀이기 때문에 비싼 값에 팔린다고 하는데요, 저는 저런 영상을 볼 때마다 벌들에게 미안해집니다. 걔들이 힘들게 모아둔 걸 인간이 훔쳐가는 거잖아요! 벌들에게 허락받은 거 아니잖아요? 값을 치른 것도 아니고요! 몇 년간 모아둔 걸 순식간에 강탈당하면 얼마나 황당할까 싶습니다. 이런 인간의 행위가 생태계의 순리인가요...


저자는 책 말미에 일반인들이 곤충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야할 노력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국민소득 2만불이 넘어야 비로소 자연환경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우리는 격동의 근대사를 지나왔습니다. 그러나 변화한 시대에 적응하고 서구 지식을 받아들이며 주변 환경을 돌볼 틈 없이 압축 성장하는 와중에도 곤충 분야에서는 석주명과 조복성 같은 선각들이 있었습니다. 이분들은 단순히 곤충 연구에 대한 객관적 지식만을 후대에 물려준 것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시선과 감수성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건네주었습니다. 저는 곤충 연구와 애호에 있어서도 온고지신이라는 사자성어의 힘을 믿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것도 좋지만, 과거를 살펴보고 반성할 필요도 있는 것이지요.

(……)

서양의 곤충 문화가 발달해온 과정을 살펴보면 다윈과 윌리스, 베이츠 같은 학자와 전문가도 있었지만 헤르만 헤세, 나보코프,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곤충을 좋아하는 문학가들의 역할도 분명 있었습니다. 꼭 곤충 연구를 전공하지 않더라도 교사, 작가, 화가, 기자, 수의사, 동물치료사, 환경운동가, 숲해설가, 에코디자이너, 다큐멘터리 PD, 에코가이드, 큐레이터 등 어떤 직업에서든 곤충은 삶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p.333~334

기억하시나요?

마지막 퀴즈의 정답요!!

위에서 알려드린 순서대로 1번은 곰개미, 2번은 개미거미, 3번은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4번은 개미벌입니다. 혹시 산에서 비슷한 아이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그 땐 기억을 떠올려 보시길~~

이 책을 계기로 곤충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저자의 당부를 보니 정말 이 책은 누구나 읽어볼만한 책이 맞지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곤충에 대해 말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대중들에게 곤충과의 만남은 무료한 일상에 흥미를 돋우는 양념 같은 경험이며, 무수하게 많은 곤충으로부터 얼마든지 많은 스토리가 생겨날 수 있으니 곤충 스토리 발굴은 모두의 숙제라고 합니다. 곤충학자부터 우리 같은 일반인들까지요...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