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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Clean - 나쁜 감정은 씻어내고 좋은 감정을 채우는 마음 혁명
구사나기 류슌 지음, 류두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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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각종 다이어트 중에서도 한 때 열풍이 불었던 것이 ‘디톡스’다. 몸의 독소를 제거함으로써 다이어트와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하여 너나없이 디톡스 주스를 마셨다. 나도 마셨었다. 몇 년 전, 트레이너의 권유로 마셨는데 그 당시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감량되었으나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평생 다이어트의 종류를 섭렵했으나 내 몸이 원하는 항상성을 이기지는 못했다.
위는 책 <클린>을 읽다가 든 생각이다. 몸을 위한 디톡스는 해봤지만 마음을 위한 디톡스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마음에도 디톡스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는 <클린>의 저자 일본 스님 ‘구사나기 류슌’이다. 이 책의 부제가 ‘나쁜 감정은 씻어내고 좋은 감정을 채우는 마음 혁명’ 이라고 되어있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몸의 독소 제거보다 마음 청소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속을 번잡하게 만드는 먼지들을 탈탈 털어서 싸악 몰아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어째야 할지 몰랐는데 <클린>을 읽고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명명하진 못한 채 내 마음 속에 일어나는 분노!라고 여기고 있던 것이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쩌면 일시적인 것이고 하나는 호흡이 길면서 인간관계에서 기인한 것이다. 일시적인 것은 서평단에 지원했는데 탈락할 때 드는 언짢음이다. 두 번째는 한동안 먼지처럼 둥둥 떠다녀서 마음을 심란하게 하다가 겨우 가라앉았는데 이 책을 읽다가 그것이 다시 상기되었다. 얌전히 가라앉았던 먼지를 풀썩거리게 만들어 또 맘 속에서 부유하고 있다.
내가 예로 든 이 마음을 저자는 ‘망상’이라고 부른다. 내가 알고 있던 ‘망상’의 낱말 뜻과는 조금 상이하게 취급하기에 처음엔 살짝 헷갈렸다.
“괴로움의 99퍼센트는 망상에서 나온다.”
p.41
망상이야말로 인간을 고뇌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최대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망상을 씻어낸다면 괴로움의 99퍼센트는 해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할 만큼 망상은 우리 마음속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 걸까요?
망상이란 무언가를 뇌리에 떠올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영상을 그려보는 것, 소리 내어 말하는 것, 과거를 떠올리거나 미래를 상상하는 등 머릿속에 아른거리는 모든 생각이 망상에 해당합니다.
난 깜짝 놀랐다. 내가 다 하고 있는 건데? 그냥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망상이라고? 그렇단다! 저자는 무의미한 망상들에서 빠져나오라고 한다. 그건 쉬워보였다. 그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라벨링’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사실을 확인한다. 이런 식이다.
‘아, 방금 망상에 빠져 있었다. 지금 나는 무얼 하고 있지? 숨 쉬고 있다. 일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망상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탐욕! 내가 하는 망상이 탐욕이었다.
“굳이 없어도 되는 것을 바라며 망상하는 상태는 마음의 병입니다.”
p.44
뭔가에 불만을 느낀다는 것은 그 자체로 탐욕입니다. ‘너무 많이 바라고 있는’것이지요.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점은 탐욕이 망상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과거라는 망상이 만들어내는 탐욕’이 있습니다. 부모에게서 애정을 받지 못했던 과거가 있는 사람은 그 기억(망상)이 남아 있어 ‘나한테 애정을 더 줘’라며 자기주장을 하곤 합니다. 이것이 주위 사람에게는 고집 세고, 욕심 많고, 여유가 없는 성격으로 비춰지지요. 이런 사람을 주위에서 멀리하는 이유는 본인도 자각하고 있지 못한 기억에 기반한 탐욕 때문입니다.
‘만들어진 망상을 바라는 탐욕’도 있습니다. 물건, 지위, 과잉이익 등 원래 없어도 되는 것을 바라 마지않는 정신 상태, 이른바 ‘욕망’입니다. 이런 탐욕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물욕입니다.더 편리하고 더 좋다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보게 되면 무심코 반응해 ‘갖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 망상이 머릿속에 아른거려 수중에 넣지 않으면 불안과 결핍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물욕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명품백보다 책이 더 좋다며 책을 사들이고 서평단으로 신간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물욕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거다. 일의 진행상황에 대해 나에게 연락하겠다고 하던 출판사직원이 아무 연락해주지 않을 때 분노감이 일었고, 내가 이런 어리석은 인간이라는 걸 몰랐던 것까지 더하면 저자가 말하는 독성삼종세트, 즉 삼독(탐貪, 진瞋, 치癡)를 다 가진 인간이다.
이 책을 읽고 내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들과 결별하고 싶었다. 저자는 스님이니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든 것들부터 책 내용까지 정말 부처님 말씀이었다. 감히 어떻게 따라하나? 살짝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내 마음을 알았다는 게 어딘가. 그걸로도 만족스럽지만 마음 청소! 어렵지만 하고 싶었다. 사실 서평을 써야해서 실천을 많이 해보지 못했다. 매일 하던 것을 바꾼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었다.
요가를 예로 들어보겠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요가를 하면서 얼마나 망상에 빠져있었는지 정말이지 자각했다. 요가 강사가 하는 동작 지시와 호흡법을 충실히 따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몸은 요가를 하고 있는 게 맞는데 머릿 속은 아주 정신없이 이생각 저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 망상이지! 저자가 시키는 라벨링과 사티로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반응하지 않고 해석하지 않고 그저 알고 있는 것! 저자는 이것을 ‘이해하기’라고 했다. 이런 의식 사용법이 ‘사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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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이 책에서 기술한 마음 씻는 법은 위처럼 다섯 단계다. 나는 2단계까지만 해봤고 쓴 것이다. 책을 다 읽었지만 나머지 단계까지 실천하기엔 시간이 모자랐고 나에겐 좀 어려웠다. 자신의 마음을 청소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독서후 꼭 실천을 하면서 삶의 방식을 새로 쓰고 평정심을 삶의 기본으로 삼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지혜의 완성’ 단계에 이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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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소리 쳤는데 마음의 요요현상이 일어난다면 디톡스 주스 다시 찾듯 이 책을 다시 펼쳐 상기해야겠다! 미리 다짐한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