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사람, 그것도 창창한 나이에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정리하는 사람의 심정 역시 가늠하기 힘들다. 살이 10kg 이상 빠져 18년 간 사용한 의자가 너무나 불편해 푹신하고 샛노란 1인용 소파를 사고, 몸에 딱 맞는 트레이닝 바지를 산 날, 오늘 밤엔 죽으면 안 되는데 라고 생각한다.
"저 오늘 밤엔 안 데려가시면 안 돼요?
완전 제 스타일인 의자랑,
저한테 딱 맞는 트레이닝 바지를 샀거든요.
하루만 쓰고 죽으면 너무 아깝잖아요.“
그 심정, 절절함은 느껴졌다. 하지만 암투병을 해보지 않은 독자로서 그 고통은 도저히 헤아려보기가 어렵다. 본인이 암환자이거나 지인이 암투병을 한다면 진심으로 공감하고 위로해 주겠지만... 저자의 경험 속에 들어있는 정보의 유용성을 취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형식적이고 입에 발린 위로를 더해서.
그럼 저자는 심각한 고통을 부여잡고 쓴 글을 왜 책으로 냈을까?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이렇게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