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 - 완전하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행복의 가능성들
성진환.오지은 지음 / 수카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이제 딩크족은 유별나 보이지도 않는 세상이 됐다. 부부가 아이는 낳지 않고 개나 고양이와 함께 사는 모습은 여느 가정과 다름없이 자연스럽다. 그런 일상 에세이들도 제법 출간 되었다.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이라는 책도 유사한 책이다.

 

 

사실 고백해야겠다.

다산북스 서평단에 응모를 하면서 나는 책 소개를 자세히 읽지 않았다. 그림에 혹했다. 너무 귀여워서 안 읽어도 그냥 알콩달콩 이야기일 것 같았다. 남의 부부 햄뽂고 콩뽂는 이야기는 부러워하며 읽게 된다. 질투는 아니다. 음... 내 로망을 투영한 대리만족 언저리일 듯하다. 표지 그림만 딱 보고, 부부가 개 한 마리와 같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 책이라고 내 맘대로 생각했다. 성진환과 오지은이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책을 끝까지 다 읽고도 알아채지 못했다. 두 분 작가님 쏴리!!)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읽었는데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고 있었다. 그림안에 쪼끄맣게 써놓은 글의 내용이 자꾸 웃게 만들었다. 그림이 단순한데도 불구하고 표정이 살아있다. 동그란 얼굴에 눈코입뿐인데 너무 귀엽다! 헙, 원래 얼굴에는 눈코입만 있다! 어쨌든 참으로 신기한 그림이다.(작가님! 잘 그린다는 뜻입니다! 앗, 이렇게 말하면 욕인가...)

 

 

 

 

성진환씨는 ‘스윗소로’로 활동했던 가수이고 오지은씨 역시 노래 부르고 글을 쓴다. 책을 다 읽고 검색해보니 둘 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수상자 출신이었다. 그들이 함께 해온 시간은 10년째이고 강아지 흑당이랑 같이 산지는 2년이 넘었다. 둘은 성향이 다르고 활동하는 시간대도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그런지 별 갈등이 없다.(혹시 그런 내용은 다 뺐나?ㅋ) 보통 이런 에세이는 둘의 연애사와 결혼 후의 일상에 양념으로 갈등이 꼭 들어간다. 크게 싸워서 헤어졌다 다시 만났다든지 결혼해서 보니 너무 안 맞는 부분을 확인하며 싸우게 된다는 그런 내용 말이다. 그런데 이 부부는 매일매일이 알콩달콩이다. 서로의 스타일을 존중하면서 자신이 더 해줄 수 있는 부분은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예쁘다.

둘이 살아도 좋았지만 흑당이가 오면서 더 행복해졌다. 충만해진 느낌이었다. 흑당이와의 일상은 정말 흔하디 흔한 일이다. 개가 있는 집이라면 당연히 벌어지는 일들! 그런데 그림과 글이 그들의 일상을 즐겁게 그려낸다. 셋은 완벽한 가족이었다. 오지은씨가 말하는 완벽한 세모모양!

고백할 게 하나 더 있다. 나는 흑당이를 데려오게 되는 부분을 읽자마자 흑당이의 실물이 너무 궁금했다. 분명 흑당이의 사진이 있을 거야! 이러면서 맨 뒷장으로 넘겼다! 역시!! 검둥검둥, 올블랙 흑당이의 애기때 사진과 지금 사진이 있었다. 너무나 사랑스런 자태로 앉아있는 사진이었다. 저런 아이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나... 이것이 두 번째 고백인 이유는, 흑당이는 출연하자마자 궁금해 했지만 정작 그들의 엄빠에는 관심도 없었다는 거다. 책 마지막 내용에, 그들은 운명처럼 길에서 아깽이에게 간택당했다는 것을 읽고 이 집 둘째의 실물이 또 궁금한 건 당연한 수순이다. 난 냥집사니까!

아니, 그런데 이 싸람들이!! 둘째의 사진은 안 보여주는거다. 궁금한 거 못참는 내가 찾아나섰다. 성진환을 검색했다. 그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그리고 흑당이가 메인인 계정으로 들어가서 둘째 꼬마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어쩜! 흑당이랑 깔맞춤이다. 턱시토 짜장냥!! 꼬마답게 짜장 소스를 코랑 턱에 비대칭적으로 묻히고 있는 아이다. 책에서는 꼬마 입양한지 일주일째라며 둘이 잘 지내길 바란다고 끝이 났는데 인스타를 보니 이미 둘은 사이좋은 오누이로 잘 지내고 있었다.

꼬마랑 흑당이 사진과 영상 보느라 한참 넋놓고 있다가 그제서야 얘들 엄빠의 이력을 보게 되었다. 개와 고양이보다 사람은 한참 뒷전이었다. 두 작가님은 이 내용을 읽어도 절대 기분 나쁘지 않을 거다. 제 새끼 유명해지는 게 더 기쁠거니까!ㅎㅎ 아니다! 흑당이와 꼬마가 이쁘게 그려진 건 엄빠 덕분이니 오히려 걔들이 엄빠에게 고마워 해야하나??

이들 가정의 행복은 이제 세모에서 네모모양이 되었다. 오지은씨는 글에서 '영원히 책임져줄게' 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흑당이랑 꼬마랑 영원히 같이 살고 싶다는 마음이 퐁퐁 솟아오르고 있을 거라는 것을... 이 네 가족이 계속 행복하길 빈다. 진심으로!!

 

덧.

얼평은 이제 그만! 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줄 알았더니 개에게도 해당될줄 몰랐다. 흑당이를 보는 사람마다 무슨 종이냐고 묻는다고 한다. 믹스견이라고 말하는 걸 왜 주저해야하나ㅠ 게다가 얘가 워낙 올블랙이다보니 사람들이 외모만 보고 지레 겁먹는다고 한다. 물론 이해 안되는 건 아니지만 인간의 선입견이 부정적 고정관념일 경우 정말 최악이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검은색은 이미 마이너스로 시작한다.ㅠ 나도 앞으로 길에서 만나는 견공의 품종을 먼저 묻기보다 이름을 물어야겠다.

** 위 리뷰는 다산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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