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글에서 일코로 기웃거리던 뉴비가 덕밍아웃 후 성덕이 되기까지의 좌충우돌 덕질기가 책으로 나왔다.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부제는,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의 덕후다”
작가 이름이 거창하다. ‘천둥’
여기까지 책 소개를 읽은 당신의 첫 마디는 이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수 덕질한 사람이 책 썼나?”
“누구지? BTS인가?”
“그런데 책 제목에 철학은 뭥미? 철학자를 덕질했다는 건가?”
“아니, 부제를 보니 세상 모든 덕후들을 응원하는 책인듯...”
이 책은 호불호가 극명할 것으로 보인다. 호불호라는 말보단 이 책을 읽을 사람과 읽지 않을 사람이 확 구분될 듯하다. 맨 처음 소개한 저 내용이 뭔 소린지 알아듣는 사람은 이 작가가 누구 덕질을 한 건지 궁금해서 읽어볼 것이다. 대체 이 무슨 외계어냐고 할 사람은 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이 리뷰는 상당히 위험하다.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받았으니 책을 잘 소개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리뷰를 읽는 사람이 혹 하도록 자~알 포장해야 한다.
앗, 여기서 주의!
이 리뷰 분식리뷰 아니다!(분식회계의 그 분식 맞습니다~ 뽀샵처리죠^^)
좋은 리뷰는 그 책의 장점을 부각시켜서 사람들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처음의 소개가 덕질 좀 해본 이들에겐 궁금증 유발이지만, 어떤 사람들(머글 입장)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니 별 관심 없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이 리뷰의 성패는 후자들의 관심을 끌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면 성공한 것이다.
과~~~연??
그럼 지금부터 떠먹여주는(혹은 적나라한) 책 소개 시작!
(최대한 덕질 전문 용어 자제를 목표로 함!)
이 책은 천둥이라는 필명을 쓰는 본명 조용미님의 덕질 후기이다. 49살 어느 날, 가수에 꽂혀서(BTS아님 주의!) 시작된 활동은 갱년기 여성의 인생을 다시 꽃피게 해주었다. SNS 계정을 여러 개 만들고, 팬카페 없는 가수의 스케줄을 따라 다니고, 다른 팬들(특히 젊은 팬들)을 만나 새롭게 배우는 것도 늘어가고, 응원하는 가수를 위해서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고민하며, 그렇게 그렇게 덕후가 되어갔다. 작가는 팬클럽 활동(흐미, 이 단어! 덕질 대신 쓰니 늠 올드한...) 이 꼭 학생들이나 젊은 사람들만 하는 게 아님을 몸소 보여준다.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것에 빠져서 열중하는 태도는 나이 여부와 상관없이 아름답다. 그런 행동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는, 어릴 때 가수나 연예인을 좋아하는 행동에 구박과 비난만 받았기에 덕질을 바라보는 시선에 부정적 뉘앙스가 들어있었다. 좋아하는 건 알겠지만, 돈 뺏기고 시간 뺏기는 저런 비생산적인 짓을 굳이 왜? 이런 생각이 밑바닥에 깔려 있어 덕질의 순기능은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작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