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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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세계사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쉽고 간단하게 읽을 수 있게 편집되었다. 세계 30개 도시의 역사를 이토록 초간단하게 섭렵할 수 있도록 만들다니! 누구나 다 아는 이름 파리, 로마부터 옛도시, 생소한 도시까지 목차를 보고 궁금한 곳 먼저 읽으면 된다. 요즘처럼 여행은 언감생심일땐 이런 책으로 대신하는 수밖에 없다.

 

 

 

한 꼭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첫페이지에 간단 요약, 현재 도시가 위치한 국가와 인구규모로 소개한다.

각 도시는 5장 안팎의 설명이라 한도시 읽기에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역사에 대해 배경지식이 많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금방 읽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새롭게 느껴질 내용이라 공부하는 기분이 될 수도 있다. 어차피 여행도 못가는데 좀 꼼꼼하게 들여다보면서 언젠간 가게 될 그 곳(나만의 위너비)에 대해 알아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지도와 유명 장소 사진이 있어 심심하지 않다. 텍스트만 있으면 진짜 세계사 공부느낌이었을 것이다.

 

↑↑ 바빌론보다 먼저 세워진 도시국가 우르크에 대한 설명이다.

마지막엔 깨알?추가?상식도 소개하는데 모두 다 하는 건 아니다.

 

30개 도시를 모두 리뷰할 순 없으므로 몇 개만~~

학창시절 나는 지리과목을 좋아했는데 이름을 발음하는 것만으로 로망이 되었던 도시들이 있다. 그 도시들을 소개해 본다.

[알렉산드리아]

기원전 334년, 마케도니아왕국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통솔하여 동방원정을 시작한다. 원정길 도중, 알렉산드리아라는 이름의 도시를 곳곳에 건설했는데 정작 첫 번째 알렉산드리아의 완공을 보지 못한 채 기원전 323년에 사망했따. 이후 알렉산드로스대왕의 산하였던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이집트에서 프톨레마이오스왕조를 열고 정비된 알렉산드리아를 수도로 삼았다. 알렉산드리아는 수백년에 걸쳐 학술도시로 유명했다. 최전성기 때의 인구는 약 30만~100만 명에 이르렀으며 대부분 그리스에서 온 이주민이었다.

 

 

제 2차 세계대전 후 이집트에서는 고고학 연구의 진행과 함께 사라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부흥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마침내 2000년, 이집트 정부와 유네스코에 의해 '비블리오테카 알렉산드리아나(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가 건립되었다. 알렉산드리아 시내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8만 제곱미터가 넘는 부지 면적에 수만 권의 서적과 영상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또 천체투영관, 고고학 박물관, 과학박물관도 갖추고 있다.

☞ 전 셰계에 알렉산드리아라는 이름의 도시가 70군데나 있다고 한다. 물론 그 원조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다. 이집트 여행을 간다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는 꼭 가보고 싶다. 아랍어로 쓰인 책들이니 읽을 순 없겠지만 내외부 볼거리로 충분할 듯하다. 아랍국가에 그리스식이 가득한 건축물이라니 궁금하다. 외벽 공간에 세계의 문자들을 음각으로 새겨놓았다는데 한글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듯~

[콘스탄티노플]

 

터키의 도시 이스탄불의 옛 이름은 콘스탄티노플, 콘스탄티노플의 옛이 름은 비잔티움이었다. 한 때 이곳은 '노바 로마(신로마)'로도 불렸다.

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1세는 로마의 경제 중심이 동쪽으로 옮아간 상황에서 이곳, 노바 로마를 자신의 이름을 따 '콘스탄티노폴리스(라틴어)'로 바꿨다.(AD 330년)

로마제국에서부터 오스만제국까지 각 시대의 건축물이 한데 어우러진 이스탄불은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교통상의 중요 요충지이다.

 

 

 

360년에 '아야소피아(성스러운 지혜)성당'이 창건되었는데 이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재건되었다. 하지만 6세기에 유스티니아누스 1세의 통치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반란을 일으켜 다시 파괴되었다. 537년, 두 번째 재건 때 아야소피아는 직경 22미터의 거대 돔을 갖춘 건축물로 재탄생했다. 규모나 형상에서 이전까지 로마제국에서 전례가 없던 모습이었다. 건물 본체는 벽돌로, 내부 벽은 모두 대리석으로 장식되었다.

 

 

통상적으로 모스크에는 건물을 둘러싼 첨탑을 네 개까지 만든다. 그런데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에는 여섯 개를 세웠는데 이스탄불이 이슬람 세계의 중심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성지 메카에 있는 모스크보다 더 많은 첨탑을 세운 것이다.

☞ 이슬람 문명의 유적이 많이 남아있고 동서양의 문화가 교차하는 곳, 지리 수업 시간에 배운 콘스탄티노플의 역사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건 이 도시의 이름이었다. 이유는 모른다. 콘스탄티노플~ 이라고 소리내어 불러보면 그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자동으로 따라왔다. 소녀는 '콘스탄티노플'을 발화하며 언젠가 어른이 되면 갈 거라고 다짐했다. 이스탄불 말고 꼬옥 콘스탄티노플에!

이유없이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그곳의 80년대 풍경을 사진작가 '후지와라 신야'의 책 <동양방랑>에서 보고는 흠칫 놀랐다. 어둡고 더럽고 비린내나는 도시 이스탄불의 풍경을 을씨년스럽게 묘사했으며 사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자욱한 연기와 술냄새 가득한 술집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터키 여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그는 이렇게 썼다.

"술집 바닥에서 피어오르는 보스포루스의 희미한 바다 냄새"

그의 시선으로 본 이스탄불은 내 머릿속 콘스탄티노플이 아니어서 놀랐지만 40년이 지난 지금의 그곳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1700여년 전 콘스탄티노플의 흔적은 찾을 수 있을까?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표트르대제는 유럽의 선진 공업기술과 문화를 받아들이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처럼 유럽으로 통하는 연안부에 무역항을 가진 도시를 만들어 수도로 삼고자 했다. 구태의연한 모스크바를 대신할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려했다.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해 1703년, 네바강 하구에 이치한 자야치섬에 요새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시작이다. 페테르는 표트르대제가 수호성인으로 삼았던 그리스도교의 성 베드로를 가리킨다.

1914년 1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에 대한 적대감이 퍼져 도시의 이름을 러시아식은 '페트로그라드'로 바꾸었다. 1924년 러시아혁명을 이끈 레닌이 사망하자 도시의 이름을 또 바꾸어 '레닌그라드'로 부르게 되었다.

1991년 소련 공산당 정권이 해체된 후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현재 모스크바는 초고층빌딩이 들어선 현대적인 상업도시가 되었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8~19세기의 풍경과 정취가 감도는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 겨울궁전을 시작으로 6개의 건물이 연결된 예르미타주 박물관엔 꼭 가보고 싶다. 유럽 미술사 대표 작품들 포함 300만점 이상의 소장품을 감상하려면 5년은 족히 걸릴 거라고 한다. 1분씩만 감상한다고 해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시 그 이름이 주는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표트르대제의 원대한 포부가 담긴 계획도시라는 의미보다 이름 자체로 마음에 든다는 이런 무논리성이 얼토당토않지만 어쩔 수 없다. 제정러시아의 분위기를 그대로 품고 있는 건물들도 많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은 마린스키 극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아다. 발레와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직접 맛보고 싶은데 언제쯤 가능할까?

5년전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바이칼호수까지만 다녀왔다.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중간 지점이라할 수 있는 이르쿠츠크에서 내려 알혼섬으로 들어갔다. 돌아오면서 다음에는 모스크바 찍고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다녀오리라 맘먹었는데 그 다음이 언제일지 지금으로선 알 수가 없다.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한 도시의 건설에서부터 시작해 오늘날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서 한번에 한 도시에 대한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이다. 보통 세계사하면 연대기적 흐름으로 배우거나 지역이나 국가별로 공부하는데 이렇게 유명한 도시의 흥망성쇠를 몇 페이지 안되는 길이로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없이 본인이 관심있는 도시부터 펼쳐서 읽어보면 된다. 그런데 세계의 30개 도시안에 우리나라 도시는 없다. 일본의 교토를 넣었듯 우리나라도 경주나 서울을 포함시켰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저자가 일본사람이라 일부러 뺐을까? 설마?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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