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케플러62 Vol.4 : 개척자 ㅣ 케플러62 4
티모 파르벨라.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파시 핏캐넨 그림, 손화수 옮김 / 얼리틴스(자음과모음) / 2020년 4월
평점 :

<케플러62>는 6권 시리즈물로 2017년 12월에 1,2권에 한국에서 출간되었고, 이번에 3,4권 출간이벤트로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3권과 4권을 제공받아 이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 최고의 어린이책 작가 ‘티모 파르벨라’와 ‘비외른 소르틀란’ 두 명이 공동으로 우주와 게임을 소재로 동화를 펴냈다. 높은 독서율과 많은 독서량을 자랑하는 북유럽에서도 아이들이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 책을 놓기 시작한 현실에 두 작가는, 게임을 비난하기보다 아이들이 읽을 만한 재미있고 올바른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책의 장점은 무한 상상력이다. 우주는 미지의 세계로 우리의 상상력을 무궁무진하게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책이나 우주보다는 게임을 좋아한다. 그런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게임과 우주를 접목하여 책으로 만들어 냈다.
삽화는 앵그리버드의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파시 핏캐넨’이 그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여타 동화책들에 비해 그림의 비중이 높다. 미리 애니메이션 제작을 염두에 두고 그린 것 같다. 3권은 항해하는 과정이라 대부분 우주선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풍경으로 마치 게임을 하는 화면을 연상케 한다. 우주를 표현하는 그림은 검정색 바탕에 알록달록한 행성의 움직임이 2차원으로 표현되긴 해도 게임을 해본 아이들이라면 입체적으로 받아들여질 듯하다. 영상세대인 아이들에게 책의 평면성을 보완하기 위해 파시 핏캐넨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방영 예정이고 영화화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여러분은 이 세계의 희망입니다! 우리의 미래는 여러분의 어깨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구 인류의 개척자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지구 인류를 대신해 지금까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개척할 것입니다."
<케플러62> 3권은 이렇게 시작한다.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12명의 청소년들이 우주선 산타마리아, 니냐, 핀타호에 나눠 타고 ‘케플러-62e’라는 행성으로 출발하기 전 아이들을 격려하는 장군의 메시지다. 인구과잉과 자원고갈인 지구에서는 더 이상 살기 힘들게 되어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러 출발하게 된다. 우주선의 이름에서도 연상되듯 1492년 콜럼버스가 타고 출항한 배의 이름 산타마리아를 사용한 것은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것을, 아이들을 우주선에 태운 것은 노아의 방주를 은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책 제목과 행성이름인 케플러는 17세기에 케플러 신성을 발견한 독일의 천문학자 케플러에서 따온 듯하다.

3권은 산타마리아 호에 탄 아리와 요니 형제, 소녀 마리에의 입장에서 서술되고 전지적 작가시점이다. 이 우주선에는 유일하게 어른이 타고 있는데 올리비에라는 여성으로 뭔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차가운 이미지이다. 케플러 행성에 도착하기 전까지 캡슐에 들어가 수면 상태로 있다가 깨어난 아리가 깨어났을 때, 마리에가 먼저 깨어나 있었다. 마리에는 가장 먼저 탑승했다고 했지만 어디에 있는지 아리가 찾지 못했는데 가장 먼저 깬 것이다. 깨어나 보니 탐사선의 속도로는 1200년의 200만 배나 되는 시간이 걸려야 케플러 행성에 도착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자신들이 잠들었던 시간은 지구 나이로 400년이나 지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먼저 깨어난 둘은 조종실에서 소행성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 미사일 발사도 해보고 소행성군과 충돌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다가 웜홀로 들어가는 것이 케플러-62e 행성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깨닫게 된다.
웜홀로 들어가는 것으로 3권은 끝이 나고 4권에서는 드디어 케플러-62e에 도착하여 탐험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4권은 마리에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같이 출발한 3대의 우주선 중 나냐호는 폭발했고 산타마리아 호와 핀타 호만 착륙에 성공했다. 그곳은 지구와 유사한 환경이었다. 우주복을 입지 않고 자가 호흡이 가능하며 지구의 중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땅을 딛고 걸어다닐 수 있었다.

그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도 만나게 되는데 그나메르족(털 없는 곰처럼 생긴 부족)과 거대한 사마귀처럼 생긴 초원족이다. 그나메르족과는 자동 번역이 되는 태블릿으로 소통을 하고 그들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준다.
무기제조로 유명한 가문, KTA의 딸인 마리에는 태블릿의 뒷면에서 알파벳 KTA를 발견한다. KTA는 Kill Them All의 약자인데 독재자들에게 무기를 팔던 아빠가 좋아했던 말이었다. 그나메르족의 태블릿도 아빠가 만든 것인지, 51구역 관계자들이 이미 케플러-62e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인지, 마리에는 점점 이상하고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
한편 아리의 동생 요니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열이 41도까지 오르게 되고 그나메르족으로부터 초원족이 그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요니는 지구에서부터 아팠는데 사실 아리는 가난한 자신들이 어떻게 탐험대에 끼게 되어 이곳에 까지 오게 되었는지 동생이 아픈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역시 이상한 것 투성이다.
초원족이 모두 죽는 것으로 4권이 끝나는가 싶더니 마지막에 마리에는 그들의 메시지를 듣게 된다.
“파면 팔수록 더 커지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번에도 들었던 말, 무슨 수수께끼 같던 이 문장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을 찾지 못하고 있던 마리에에게 계속 메시지가 들린다.
“관 속에 잇는 것은 위험하다. 너희는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내일 아침 일찍 홀로 이곳으로 오라. 우리가 너를 도와주겠다.”
마치 콜럼버스의 침범으로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바이러스에 걸려 사망했듯, 초원족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던 마리에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4권은 끝이 난다.

6권까지 있는 시리즈를 4권까지 밖에 못 읽으면 답답하고 궁금한 어린이 독자가 많을 것 같다. 어른인 나도 그렇다. 넷플릭스에서 킹덤 시리즈를 적당한 분량인 6편으로 제작해 한 번에 공개하는 것은 이렇게 답답해할 시청자들에게 꿀잼을 보장한다. 성격 급한 사람들에게 내리 6시간동안 보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여 만족도를 높인 것이다. 책도 시리즈일 경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한 번에 다 읽고 싶은데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다음 편을 읽지 못하면 답답할 수 밖에 없다.
5,6권에서는 케플러-62e 행성의 비밀이 밝혀질 것이다. 동화책이니만큼 자본주의와 거대 권력 집단의 음모가 숨어 있는 비밀은 없길 바란다. 아무리 애들도 현실을 알아야한다곤 하지만 5,6권에서는 아이들이 나쁜 집단을 물리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해피엔딩이면 좋겠다. 빠른 시일 안에 5,6권이 출간되어 완성된 시리즈로 만나길 바란다.
이 시리즈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지만 지구환경과 역사를 접목시키고 우주과학 지식과 상상력까지 결합한다면 다양한 독후활동이 가능하다. 애니메이션도 한국에 수입이 된다면 아이들이 더욱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자체로 만듬새가 좋다. 양장본이라서 고급스럽고, 번들거림이 있는 용지(이름을 정확히 모름)를 사용한 내지는 컬라풀한 삽화에 잘 어울린다. 단, 형광등 아래에선 반사되는 단점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그림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고 분량이 많아서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