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친정엄마 외할머니
문희정 지음, 문세웅 그림 / 문화다방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책 <엄마 친정엄마 외할머니>는

누나 문희정씨가 글을 쓰고

남동생 문세웅씨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 표지를 열면 처음 나오는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딸로 태어나,

딸을 낳아 엄마가 되었으니,

언젠간 친정엄마가, 

외할머니가 될테지요...

 

그 길을 먼저 걸어가시는 친정엄마의 뒤를 한발한발 따라 걷는 행운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문희정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가 이 그림책에서 펼쳐집니다~~

혹여 엄마가 없었던 사람이라면,

딸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슬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나 봅니다.

작가는...

그래서 책의 마지막에 이런 멘트를 남깁니다.

 

이 이야기를 읽는 누군가가 경험해보지 못한 어린 시절이거나, 이제는 받을 수 없는 보살핌이라서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안에 존재하는, 훗날 내가 줄 수 있는 그저 '사랑'에 대한 책으로 읽히길 바랍니다.

 

 

 

☞☞ 이 그림책은 꼬옥 직접 사서 읽으면 좋겠습니다.

손닿는 가까이에 두고 그림 한편한편을 감상하면 좋겠고,

친정엄마에게 선물해 드리거나 같이 펼쳐보며 옛이야기를 해도 좋겠고,

어리든 사춘기든 딸이 있다면 그 아이 낳을 때의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겠고,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다면 형제자매와 이 책을 같이 보며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려보면 좋겠어요.

이처럼 이 책은 누구나 읽어도 좋아요.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엄마는!!

그림책 리뷰를 쓸 때 그림 사진을 최대한 적게 올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번엔 세컷만 골랐습니다.

이 책의 그림은 모두 흑백이지만 각 장면마다 다르게 채색이 됩니다.

 

누구나 이런 장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잖아요? 옛날 사진첩 열어보면 엄마와 뭔가를 하고 있는 사진 말이죠~~

저마다 색은 달라도 행복하고 따뜻한 추억만은 같겠지요.

 

 

 

아래 그림속 텍스트는,

 

"엄마는 딸이 데려가는 모든 곳이 신기하고 좋았다."

 

입니다.

 

 

성인이 된 딸은 엄마를 친구처럼, 아이처럼 대했고 어디든 손잡고 걸었다고 합니다.

딸이랑 친구처럼 걸으면 기분 좋을 것 같은데요, 엄마의 옆모습은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왜일까요?

텍스트와 느낌이 다른듯한 그림은, 글쓴이와 그린이가 달라서 일까요?

동생이 일부러 이렇게 그린 걸까요?

많은 사진들 중 생각에 잠긴 엄마의 옆모습을 찍어둔 것이 마음에 들어 골랐을까요?

제 눈에만 엄마가 쓸쓸해 보이는 걸까요?

저만의 해석을 해보자면,

엄마는 딸과 여러가지를 함께하니 참 좋기도 하지만,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잡으려니 나이 많은건 소용이 없고, 도리어 아기가 된 기분이 든게 아닐까... 싶네요.

 

 

작가는 결혼하고 첫 생일상을 받은 후 며느리가 되어,

시댁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게 되었을 때!

작가는 엄마에게 미안했고,

그때부터 매년 자기 생일날 엄마에게 꽃다발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생일에 저 태어난 걸 축하받는 날이라고만 생각했지 낳아주신 엄마에게 감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까지는 미치지 못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중 자신의 생일에 엄마에게 꽃다발을 보내는 사람이 몇명쯤은 있을 것 같네요.

올해 생일에는 저도!!

친정엄마에게 처음으로 꽃선물을 보내려고요~~

안타깝게도 이 책처럼 부러운 모녀관계는 아닙니다. 엄마와 살뜰한 사이도 아니고요.

어릴적을 생각해보면 엄미는 늘 생존현장에 있었고, 남들 다 노는 공휴일에도 쉬지 못 하셨죠. 억척스럽게 일만 하느라 가족들과 뭔가를 같이 해본적이 없었어요. 경제적으로 빡빡했던 삶은, 맘의 여유를 허락할 틈도 내주지 못했던듯 합니다. 엄마와 손잡고 어디를 다녀본 기억이 없고 결혼후에는 내 가정 꾸리느라 또 정신없이 살았네요.

그간 무정한 딸이었는데 갑자기 다정한 딸로 변신할 순 없겠지요. 이 책 덕분에 꽃선물도 드리고 그림책도 같이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의 그림들은 색이 없음에도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워낙 세밀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독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채색할 여지를 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채색의 시간은 추억어린 시간들을 소환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겠지요.

내용 역시 우리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공감하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누구에게나 엄마는 있잖아요~~

엄마와의 좋은 기억이든 그렇지 않은 기억이 있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가슴 한구석에서 따듯한 기운이 몽글몽글 피어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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