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가 될 거야! 작은 곰자리 41
신지 가토 지음, 윤수정 옮김 / 책읽는곰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일본 그림책 작가 '신지 가토'의 책 <발레리나가 될거야!>가 책읽는곰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작가 소개]

일본 구마모토 출신.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로 잡화, 문구, 신발, 옷,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사랑스러운 제품을 선보여 온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전 세계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으며 디즈니, 포켓몬스터, 영국 해러즈 백화점 같은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북극곰 형제 '하늘이'와 '곰곰이' 캐릭터를 내세워 어린이들에게 환경 교육을 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 보급하는 민간 비영리 단체 "하늘 곰"을 만들어 2010년 일본 환경 대산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쓰거 그린 그림책으로 <북극곰 형제의 첫 모험> <뭘까? 뭘까?> <주머니 가득> 등이 있다.

그림책의 등장인물은 발레리나가 되고싶은 여섯 살 라미와 라미의 단짝 고양이 찰떡이, 그리고 언니 소미이다.

 

언니 소미의 발레발표회 전날, 엄마가 언니의 발레복을 준비하고, 라미는 고양이 찰떡이와 발레복을 만들겠다며 난리 법석이다.

 

 

그러다가 언니의 옛날 발레복을 입고 잠이 들면서 라미의 꿈이 시작된다. 인사를 하고 나가는 언니의 뒤를 따라 나서는 라미와 찰떡이. 언니를 뒤쫓아 가다가 문이 닫혀 깜깜해진다. 발레의 막이 바뀔 때 암전 상태가 되듯 검정 바탕이었다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발레 무대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라미와 찰떡이는 발레를 같이 추며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 라미가 함께 한 발레는 “코펠리아”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이다.

 

 

 

 

한바탕 발레를 추다가 언니를 만난다. 마지막은 웃는 얼굴로 잠든 라미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이 그림책의 매력은 그림이다. 라미와 찰떡이가 사랑스럽게 표현되고, 발레 장면의 그림들도 귀여우면서 역동적이다. 그림이기 때문에 평면이라는 한계도 있지만 라미와 언니가 만나는 장면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각도로 처리되어 그 한계는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다. 발레 공연이든 영상이든 무대 위에서 아래로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대한 감각을 키워준다.

라미도 그렇지만 고양이 찰떡이의 표정 변화가 다채로웠다. 내가 고양이를 좋아해서 그런지 사실은 라미보다 고양이에게 눈길이 더 오래 머물렀다. 찰떡이와 라미의 행동을 보며 절로 엄마미소 지었다.

이처럼 그림이 중심이 되는 그림책은 나이불문하고 빠져들게 만든다. 이 책의 주인공이 6세라고 해서 유아만 읽으라는 법은 없다. 소재가 발레니까 아무래도 남아보다는 여아들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발레에 관심있거나 좋아하는 아이들, 혹은 배우고 있는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책이다. 발레는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 그림책으로 먼저 만났다면 발레에 흥미를 가지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유아나 초등 저학년이 그림책을 읽고 할 수 있는 활동은 마음에 드는 장면을 그려보거나 직접 한 장면을 연기해보는 것이다. 이 책은 발레가 소재이므로 더욱 다양한 방식의 독후활동을 할 수 있다.

책에서 소개되는 발레를 직접 보러 가면 가장 좋다. 하지만 사전 정보 없이 바로 공연을 보러 가는 것보다는 집에서 영상으로 먼저 보면서 내용을 숙지한 다음에 실제 공연을 보는 것이 좋다. 유튜브를 적극 활용해서 아이에게 단계별로 보여주면 좋겠다. 단 유튜브에 제목만 검색해서 올라와 있는 영상들을 바로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전편은 길기도 하거니와 처음 발레를 보는 아이들이 바로 발레의 맛을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수많은 영상들을 선별하는 것도 큰 일이다. 양육자가 발레에 대해 지식이 없다면 줄거리나 요약 영상을 먼저 보고 숙지한 다음 아이의 연령과 관심도에 따라서 골라야 한다.

세 편의 발레 중에 아이들에게 가장 유명한 것은 “호두까기 인형”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늘 공연되는 것이 “호두까기 인형”이고 아이들과 같이 관람하는 부모들도 많다. “호두까기 인형” 2막에는 다양한 나라의 춤이 나온다. 스페인 춤, 아라비아 춤, 중국 춤, 러시아 춤이 화려한 복장과 익살스러운 춤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유명한 꽃의 왈츠까지. 유아에게 두 시간 가까이 되는 전편을 보여줄 수는 없으므로 주요 장면위주로 보여주고 음악은 평소에 BGM처럼 계속 틀어주면 음악적 소양을 키우기에 좋다. 알다시피 차이코프스키 발레음악은 음악만으로도 완성도가 높다.

“백조의 호수”도 1막에서 백조 군무 도중 4마리 백조가 추는 춤은 음악도 아주 유명하다. “백조의 호수”는 전체가 다 아름답지만 2막에서 백조떼의 군무, 백조와 흑조의 파드되(발레에서 2인무)도 선별 감상용으로 좋다.

비교적 덜 유명한 “코펠리아”에도 3막에 ‘기쁨 파드되’의 군무 ‘시간의 춤’등 요약영상으로 볼 만하다.

발레를 배우고 있다면 이미 이런 영상들은 보았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아직 영상으로 접하지 못했다면 그림책 한 권 읽고 그냥 끝내지 말고 다른 장르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 이런 활동들을 해봄으로써 아이에게 책이라는 매체가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요즘은 책이 인기가 없다. 책보다 더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아이고 어른이고 책을 손에 들기보다는 휴대폰을 든다. 어제 tvN에서 방영된 <책의 운명>에서 독일 학자는, “책이 아닌 매체에서 얻은 지식은 깊이가 없다”고 말했다. 무조건 책만 봐야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책과 관련된 의미있는 활동을 한 아이는 책을 멀리하지 않는다. 책과 영상, 직접하는 활동이 적절히 배합되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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