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보이는 매력 아우름 40
김응빈 지음 / 샘터사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다음 세대가 묻다.

미생물은 질병을 일으키는 해로운 생물 아닌가요?”


 김응빈이 답하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는 속담처럼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게다가 예사롭지 않은 가르침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샘터사의 아우름시리즈 40번째 도서는 미생물학자 김응빈씨의 책 <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이다. 아우름시리즈는 샘터사와 CJ 도너스캠프가 공동기획한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인문교양 시리즈다. 이번 책도 미생물 전문가에게 듣는 미생물의 세계에 대한 것으로 중학생 이상 성인독자까지 미생물에 대한 지식과 교양을 충분히 쌓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1장과 2장에서는 지구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미생물을 소개하고 있다. 마치 생물학 교과서처럼 사진과 그림 도표를 이용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준다. 미생물 안에 들어가는 세균과 곰팡이, 조류는 어떻게 구분하는지, 미생물 감염과 퇴치의 역사, 유명 학자들의 연구등, 어른이 읽으면 학창시절에 배웠던 내용을 상기하거나 몰랐던 내용을 접하며 새로운 재미를 맛보게 될 것이다. 저자는 미생물학자답게 그들의 존재를 제대로 알고 인간과 공생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p.33~34

땅과 바다 깊숙한 곳과 공기에서부터 동물의 창자에 이르기까지 미생물은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 가운데 가장 널리 퍼져 있습니다. 미생물의 다양성은 지구상 다른 모든 생물의 다양성을 합친 것보다도 크죠. 하지만 이 많은 미생물 가운데 현재의 기술로 배양할 수 있는 것은 약 1퍼센트 남짓입니다. 자연계에는 아직 우리가 접하지 못한 무수한 미지의 미생물들이 있다는 이야기죠. 우리는 그 수많은 미생물을 눈으로 볼 수도, 몸으로 느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무얼 하든, 어딜 가든 늘 함께합니다. 싫든 좋든 우리는 미생물의 세계 안에서 살아갑니다. 미생물 없이는 인간의 삶도 없죠. 잊지 마세요. 미생물은 박멸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해야만 하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미생물 없이 우리는 일주일도 채 버티기 힘듭니다. 우리는 진정한 인생의 반려자이자 조력자인 미생물과 함께 조화 속에 살아가야만 합니다. 여기엔 선택의 자유가 없습니다."

"인간은 이미 태아 시절부터 시작해서 출산과 육아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미생물을 어머니에게서 받습니다. 보통 세 살까지 구축된 인간 미생물체, 특히 장내 미생물은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 속담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셈입니다."

 

3. ‘미생물은 축복인가 재앙인가에서는 대체에너지로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쓰이는 사례와 탄저균, 페스트균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사례를 통해 미생물을 인간이 어떻게 활용하는 지에 대한 숙고를 할 기회를 준다.

 

p.117

1925년 생물무기와 화학무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제네바 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은 일본을 비롯한 몇몇 열강은 이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 국가들은 비밀리에 생물무기 실험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731부대는 1939년부터 1944년까지 5년여에 걸쳐 무고한 중국인과 한국인, 포로로 잡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천인공노할 인체 실험을 자행했습니다. 주로 실험에 사용했던 균들은 탄저균, 브르셀라균, 콜레라균, 페스트균등이었고 이 생체 실험으로 사망한 사람만 무려 3000명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제네바 협정이 갈수록 무력해지자, 1969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생물무기사용금지정책을 선언합니다. 이에 힘입어 1972년 세계 143개국이 비준한 생물무기협정이 최종적으로 체결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물무기의 위협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9.11테러와 20184월 시리아 내전에 동원된 생화학무기가 이런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특히 9.11테러는 생물 무기 공격이 일상생활 속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어 커다란 공포와 충격을 주었습니다. 약간의 상상력을 더해 미생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들로서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자기들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선량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으니 말입니다. 지혜롭다는 뜻이 담긴 인간의 종명, 사피엔스가 부끄러운 것이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니겠지요?

 

 

4. ‘나눔을 통한 공생의 아이콘에서는 다양한 곳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사는 미생물의 종류를 보여주며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들을 정리하고 있다.

지구의 어머니란 애칭을 받는 식물을 보면 움직이지 못하면서도 굳건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며 감탄하는데 식물에게도 조력자가 있었다. 울창한 숲을 이룰 수 있는 것도 식물의 뿌리와 균근, 뿌리 주변에 있는 각종 미생물(특히 박테리아)이 복잡하고 긴밀하게 얽혀있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산물이다. 균근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이 연결망을 우드와이드웹이라고 부른다.

식용 미생물인 버섯의 경우, 친환경 경제모델인 순환 경제에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온실에서 나오는 바이오매스와 배출수를 버섯 재배에 이용하고, 버섯이 성장하면서 내놓는 이산화탄소는 온실로 보내는 것이다. 온실 속에 이산화탄소 양이 2배 늘어나면 식물성장은 30%정도 증가하고 온실가스 배출감소효과도 따라온다.

미생물도 인간처럼 치열한 경쟁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우리 소화관에 살고 있는 세균 수백 종이 그렇다. 먹이를 뺏기지 않으려고 온갖 이기적인 방법도 사용한다. 그러나 경쟁만이 있는 게 아니라 공생도 한다. 각기 기능에 맞게 공급망의 일원으로도 참여한다. 그래서 치열한 경쟁도 베풂의 테두리안에서 이루어진다.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로 공생이 중요하다. ‘공생의 반대말은 경쟁이나 기생, 홀로살기가 아니라 공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타인의 노력을 존중해주고 타인보다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 능력을 나누어 서로 도와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미생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미생물처럼 살지도 못하면서 미생물 함부로 욕하지 말자며, 저자는 유명시를 패러디한다.

 

미생물 함부로 욕하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나눔의 미인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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